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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보다 스크린 골프가 산업효과 크다”

“필드보다 스크린 골프가 산업효과 크다”

스크린 골프는 실제 골프의 파생상품으로 시작했다. 시간, 비용 문제로 골프장에 갈 수 없는 골퍼들을 위한 대체재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스크린 골프는 더 이상 골프장에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에서 머물지 않고 있다.

실제 필드에서는 불가능한 골프장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로 독자적인 스포츠, 즐거움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8월에는 미국의 뉴스채널 CNN에서도 ‘Virtual Golf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스크린 골프 열풍과 골프존을 취재하기도 했다. 시뮬레이션 골프 업계의 절대 강자인 골프존의 김영찬 사장을 통해 스크린 골프 시장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들어봤다.



>>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전체적으로는 하루 평균 1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 그중 골프존의 시장 점유율은 10월까지 77%다.”



>> 상당히 많다. 전국 골프장이 다 부킹되면 5만~7만 명인데 2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앞으로 더 늘어날 거다. 지금 골프존의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1만 개(영업점 수 기준 3000점) 정도 설치돼 있는데 2~3년 내에 3만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인구도 하루 평균 20만 명 이상이 되지 않겠나?”



“사실상 동종 업계와 경쟁 끝난 셈”



>> 영업점 수가 3000점이면 국내에서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인데, 더 늘어날 여지가 있나?
“우선 골프존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안 한다. 우리는 연구개발, 생산만 하고 점포 개설 및 영업은 4개의 독립된 판매회사가 한다. 판매를 같이 했다면 수익은 더 좋았을지 모르지만 판매와 생산을 분리하니 서로 자기 일에 몰두할 수 있어서 1등 업체로 올라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성장에 대해 말하면 지금 3000여 점포는 대부분 상가나 도심, 주택가 등에 있다. 그 시장은 성숙했지만 전국의 리조트, 각 기업의 헬스클럽 및 휴게실, 개인주택, 유원지 등에도 스크린 골프 수요는 있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는 도심에서만 상권이 형성되기 때문에 우리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



>> 왜 골프존이 유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나?“10월만 보면 스크린 골프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점유율은 84%에 이른다. 사실상 동종 업계와의 경쟁은 끝났다고 본다. 문제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선 골프존은 한국의 골프열기와 부킹난, 비싼 요금이라는 불균형적인 구조 덕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번 나가면 최소 20만원에 왕복 100㎞ 운전, 8시간 정도의 시간 소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한정돼 있다. 이런 상황적 요인을 간파해 수요자의 니즈에 맞춘 것이다.”



>> 그런 조건은 모든 업체에 같지 않나? 골프존만의 기술적 차별점은 무엇인가?“시뮬레이션 골프 기술은 원래 미국에서 타구 분석용으로 먼저 개발됐다. 그걸 라운딩용으로 바꾸고 적용시킨 것은 우리가 처음 했다고 볼 수 있다. 경험해 보면 알겠지만 골프존의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보다 체감성과 현장감이 탁월하다. 스윙판에 경사를 적용해 실제 골프장처럼 만들었고, 스크린에서 구현되는 공의 궤적과 바운드가 실제처럼 자연스럽다. 또 웹기반의 실시간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스코어와 퍼팅 수, 그린 적중률, 페어웨이 적중률 등 프로 골퍼처럼 기록 관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설명한 김영찬 사장은 다시 말을 잇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플레이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몇 등, 우리 동네에서 몇 등인지도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기적인 업데이트다. 예전에는 매월 현장과 스크린 골프의 차이를 수정 보완했지만 이제 그 작업이 많이 진행돼 6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레이저를 통한 항공촬영으로 필드의 높낮이와 오르막 내리막까지 최대한 현장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김 사장은 또 “매월 5개씩 새로운 코스가 등록된다”면서 “현재는 국내 70개, 해외 50개 코스가 등록돼 있다”고 덧붙였다.



>> 지금까지 계속 업그레이드, 업데이트 하나?“물론이다. 올해에도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연구개발에 100억원을 썼다. 스크린 골프가 간단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화면과 실제 골프장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 타석에서 친 공이 스크린에서 잘 구현되도록 하는 게임소프트웨어 기술, 구질을 파악하는 센싱 기술, 개인 정보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웹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특히 나날이 발전하는 IT기술이 가상 골프게임과 현실 골프게임의 간격을 줄여주고 있다. 플레이를 해 보면 차이점을 안다.”



>> 그래도 시뮬레이션 골프가 실제 골프만은 못하다.“비용, 시간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되나? 앞으로는 시뮬레이션 골프가 대세가 된다. IT기술이 발전할수록 스크린 골프는 더욱 체감성과 현실성이 좋아진다. 또 골퍼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골프 인구로 접어드는데 이 사람들은 회원권 살 돈도, 평일에 골프 치러 갈 상황도 못된다. 스크린 골프 외에는 대안이 없다. 산업적으로도 이미 골프장보다 연관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 영업확장 속도는 어떤가?“올해 1000개 영업점을 오픈했다. 주인과 종업원을 합치면 평균 5명이 고용된다. 골프용품 시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1000개 영업점이면 3000시스템인데 한 시스템마다 골프클럽 1세트, 공 200개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장갑, 골프화, 인테리어 등 연관 산업이 많다. 이미 스크린 골프의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 시장이 머지않아 포화될 텐데?“이미 그런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시스템 설치에서 오는 수익 못지않게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비즈니스도 실험 중이다. 전국에 있는 3000개의 스크린은 좋은 광고판이기도 하다. 또 그 시스템을 활용해 영화를 상영할 수도 있다. 영화를 관람하고 스크린 골프를 즐긴다면 한나절을 즐겁게 보낼 수도 있다.



“스크린 골프는 새로운 즐길거리”
또 우리 웹에는 이미 고객의 나이, 성별, 거주지 등 자세한 데이터 베이스가 있다. 이를 활용해 타깃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스크린 골프에서 매월 남자 골프대회, 여자 골프대회를 열어 실제 골프장에서 결승을 치른다. 매월 승자끼리 모여 연말에 최종 라운드도 있다. 각종 이벤트나 골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에는 실제 골프장보다 골프존이 더욱 유리하다.”



>> 골프장이 많이 늘어나 일부 지방 골프장은 그린피를 대폭 내리고 있다. 영향이 없을까?“스크린 골프는 골프의 파생상품이지만 이미 완전히 새로운 즐길거리(New Fun)로 자리 잡았다. 회사 근처에서 회식하고 골프장 갈 수 있나?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에 골프장에 갈 수 있나? 골프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필드에서 즐기는 골프와는 완전히 다른 산업이자 레저로 자리 잡았다.”



>> 실제 골프장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옮겨 놓는 것 외에 다른 즐거움을 줄 방법은 없나?“그래서 이미 특정 상표를 딴 골프장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킹덤CC’가 있는데 위스키 상표를 딴 코스다. 홀인원을 하면 위스키 한 병을 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있다. 또 내년 중에는 처음으로 ‘골프코스 설계 공모전’을 할 계획이다. 버추얼로 코스를 만들기 때문에 건설비나 기술적 제약을 따질 필요가 없다.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된다. 아마추어 디자이너도 골프코스를 설계하고, 실력 있는 코스 디자이너도 참가할 수 있다. 당선되면 골프존 코스로 쓸 계획이다. 혹시 그 코스가 마음에 들어 실제 골프장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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