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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냄새로 고소한 세상 엽니다”

“빵 굽는 냄새로 고소한 세상 엽니다”

2009 블루 리더십 어워드의 사회공헌 부문 수상자는 SPC그룹의 허영인(60) 회장이다. SPC그룹은 2000년 매출 4810억원에서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우리밀 사업과 푸드뱅크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상생을 통해 SPC를 글로벌 기업으로 올려놓은 허영인 회장을 만났다.

지난 11월 1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리움갤러리 맞은편에 위치한 SPC 사옥. 검은 유리로 둘러싸인 ㄷ자 형태의 이 건물은 톡톡 튀는 이태원 거리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외관을 자랑한다.

외부 간판도 없어 겉모습만 보면 어떤 건물인지 짐작할 수 없다. 입구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검은색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도쿄의 롯폰기 힐스에서나 만날 수 있는 화려한 디저트 카페가 펼쳐져 있다.

매장 내부에 설치된 대형 벽돌 가마와 360도 진열이 가능한 쇼케이스는 방문객들의 입맛과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SPC그룹이 2007년 말 사옥을 신축하며 1층과 2층에 마련한 디저트 카페 ‘패션(passion)5’다.

패션5는 빵·과자·케이크에 국한된 베이커리 매장에 새로운 디저트 문화를 도입했다. 매장은 정통 프랑스 빵류의 블랑제리 섹션, 바움쿠헨·롤케이크·푸딩·과자 등을 선보이는 파티세리 섹션, 그리고 40여 종의 수제 초콜릿으로 구성된 쇼콜라 섹션으로 구분된다.

카페 한쪽에 조성된 세련된 인테리어의 휴식 공간엔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SPC그룹은 패션5를 통해 앞서가는 트렌드 세터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이를 외식사업에 즉각 반영한다. 패션5의 대표 제품인 ‘병 푸딩’은 파리바게뜨를 통해 대중화되면서 올해 국내 디저트 시장에 가장 뜨거운 아이템이 됐다.

이곳에서 만난 허영인 회장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제빵 기업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입을 열었다. SPC그룹은 1945년 삼립식품 창업주인 고(故) 허창성 회장이 황해도 옹진에서 문을 연 상미당(賞美堂)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48년 서울로 온 그는 연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무연탄 가마를 개발했다.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며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그는 59년 용산에 공장을 설립했고, 68년엔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꿨다. 70년대 들어 국내 100대 기업 반열에 올랐다.



식품업계의 삼성전자가 되다

삼립식품은 해방 후 먹을거리가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크림빵, 호빵, 보름달 등을 연이어 히트하며 간식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49년에 태어난 허 회장도 고소한 빵 냄새를 맡으며 성장기를 보냈다.

그는 “빵은 당시만 해도 먹는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며 “가난했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다”고 돌이켰다. 허 회장은 어려서부터 빵을 좋아했고, 직접 만들기도 즐겼다.

학창시절부터 밤이면 생산현장에서 밀가루 반죽이 빵으로 변신해 가는 과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여다봤다. 대학에 가서 가장 먼저 해달라고 아버지를 조른 것은 중고 승용차 구입이었다. 몇 달이 지나 아버지가 ‘차를 타고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서울 곳곳을 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고 답했다.

그는 그동안 모았던 시장조사 자료를 한 상자 분량으로 만들어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들의 행동에 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허 회장은 1983년 샤니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그는 샤니를 통해 고급 제과점에서만 찾을 수 있었던 제품을 대량 생산해 판매하며 고급 제빵 기업으로 일궜다.

85년엔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도 국내에 들여왔다. 프랜차이즈 방식에 의한 아이스크림 가게는 당시만 해도 낯선 형태의 외식사업이었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외식 시장이 바뀔 것으로 내다본 그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안목은 제빵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빛을 발했다.

70년대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고급화하면서 신선한 이미지의 제과점(윈도베이커리)들이 제빵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84년엔 ‘후레쉬나’를 베이커리 점포로 선보였다. 고급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86년엔 프랑스풍 정통 고급 빵을 즉석에서 구워내 고객에게 제공하는 파리크라상을 서울 반포에 개점했다. 88년엔 파리바게뜨를 광화문에 가맹점으로 열었다.



미국 제빵학교 다니며 기술 익혀허 회장은 2002년 삼립식품을 인수하면서 가업을 잇는 동시에 샤니, 삼립식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슨·던킨도너츠) 등을 주축으로 한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SPC는 샤니의 S, 파리크라상의 P, 컴퍼니의 C가 합쳐진 것이다. SPC그룹은 2000년 매출액 4810억원에서 지난해 1조78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매출 2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매년 10%대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한 SPC는 이미 식품업계의 ‘삼성전자’로 통한다. 그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품질’이다. 그는 ‘빵을 수백만 개 만들어도 소비자는 빵 1개를 산다. 한 개라도 좋지 못한 빵이 나오면 그것을 사먹는 사람은 빵이 나쁘다고 한다.

거기서 고객은 우리를 불신하고 떠나가게 되는 것이다’라는 선친의 말을 경영철학으로 삼는다. 이는 가맹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93년 선보인 던킨도너츠는 ‘신선함을 위해 도너츠는 8시간, 커피는 18분이 지나면 절대 팔지 않습니다’라는 카피를 내세웠다. 그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1일 2배송의 원칙을 고수하고, 가맹점엔 커피제조기 옆에 타이머를 두고 추출 후 18분이 지난 커피는 바로 폐기하도록 지시했다.

허 회장은 품질을 위해 스스로 기술적인 감각을 익히며 모범을 보인다. 빵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세계 최고의 제빵학교인 AIB를 수료했다. 그는 “최고경영자는 경영 마인드만으로는 부족하다. 엔지니어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터득한 이론과 실전에서 익힌 기술은 전문가 뺨칠 정도다.

SPC 관계자는 “평소에도 수시로 공장을 방문해 제빵 공정을 체크한다”며 “수십 명의 석·박사로 구성된 식품기술 연구소 직원들은 원료부터 시작해 완제품의 모양, 향에 이르기까지 회장의 세세한 지적 앞에서 진땀을 흘린다”고 귀띔했다. SPC그룹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브랜드 400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제조회사가 프랜차이즈 사업에 성공을 거둔 비결을 묻자 ‘상생(相生)’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 허 회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의 성공”이라며 “가맹점의 성공이 가맹 본사의 성공으로 이어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의 이익을 위해 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 그리고 현지화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하며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88년 시작한 파리바게뜨 가맹점 사업은 당시 태극당, 고려당에 비해 후발 주자였다. 허 회장은 ‘당’자 일색으로 끝나는 브랜드 이름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기존 업체와 차별화시켰다. 크루와상(croissant), 바게트(baguette) 등 프랑스풍의 고급 이미지를 제품과 인테리어에 접목시켰다.

매장에서 직접 굽는 베이크오프 방식을 적용해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 구수한 빵 굽는 향기에서 제품이 신선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90년 파리바게뜨가 선두 주자들을 제치기 시작한 무기는 다름 아닌 ‘생크림 케이크’였다.

파리바게뜨 사업 초기만 해도 국내 케이크 시장은 버터 케이크가 주류였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소비자의 선호도는 버터 케이크에서 생크림 케이크로 넘어가고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이에 생크림 케이크에 주력했다. ‘생크림 케이크는 파리바게뜨 생크림 케이크가 가장 맛있다’는 광고 전략을 구사하며 베이커리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한국 배스킨라빈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비수기인 겨울에도 판매가 이뤄지며 가맹점들의 고민을 덜어줬다.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전 세계 던킨도너츠 매장은 고객의 주문에 따라 판매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도너츠 종류가 많고 그 명칭이 어려워 고객이 정확하게 주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주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도 많았다. 한국 던킨도너츠는 미국 본사를 설득해 98년부터 고객이 직접 진열된 도너츠를 골라 와 계산하는 셀프판매 방식으로 전환했다.

98년 명동점을 기폭제로 가맹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5년 동안 40여 개에 머물렀던 점포가 그 후부터 매년 큰 폭으로 늘면서 현재 700개 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던킨도너츠 본사의 토니 파베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며 “매출액과 점포 수 성장률에 있어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상생을 화두로 한 허 회장의 경영은 SPC의 사회공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SPC가 최근 적극 벌이고 있는 우리밀 사업이 대표적이다. 밀은 한국인이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빵과 면의 원료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9위 밀 수입국으로 국내 밀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0.4% 수준이다.

최근 바이오 에너지 수요와 밀 소비 증가로 국제 밀 가격이 불안정해 자급률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 특히 겨울에 재배되는 우리밀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먹을거리다. 겨울철 유휴농지를 활용해 농가소득을 높여주기도 한다. 기후변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우리밀 1㏊를 재배할 경우 4t 이상의 산소 방출과 6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홋카이도로 출장갔을 때입니다. 공항에서 베이커리를 둘러보는데 빵들이 일본산 밀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았죠. 소비자들도 자국산 밀로 만든 빵에 호의적이더군요. 이를 통해 일본 내 밀 생산량도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내심 부럽기도 하면서 ‘우리는 왜 못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우리밀로 사회공헌과 브랜드 마케팅까지

한국에 돌아온 허 회장은 우리밀 사업을 추진했다. 2008년 우리밀 전문 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했다. 군산·김제·해남·부안·하동·강진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올해 7000t을 수매한 데 이어 내년엔 2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SPC는 수매한 우리밀의 80~90% 물량을 그룹 내에서 소비한다.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샤니, 삼립식품, 던킨도너츠 등을 통해 20여 종의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SPC는 우리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우리밀 사랑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지난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국내산 밀가루 제품으로 유기 가공식품 인증도 획득했다.

허 회장은 “우리밀 사업은 신토불이에 대한 호감과 맞물리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타 회사들도 우리밀 제품을 내놓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SPC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주목받은 것은 외환위기 때 벌인 푸드뱅크 사업부터다. 푸드뱅크는 기업들이 음식을 기부해 불우 이웃들에게 제공하는 자선사업이다.

98년 당시만 해도 개인은 물론 대기업들도 양로원과 고아원 원조를 줄이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SPC는 푸드뱅크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고, 99년엔 푸드뱅크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됐다.

허 회장은 “식품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어려운 이웃의 배고픔을 덜어주는 일”이라며 “특히 어려운 시절 빵을 접한 사람들에겐 빵이 추억과 위안을 주는 존재로 남아 있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2000년 허 회장은 푸드뱅크 공헌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60억원의 제품을 푸드뱅크에 기부했다. 이는 600원짜리 빵을 기준으로 1000만 개에 달한다.

최근 그는 사재를 출연해 서울대 내에 SPC 농생명과학 연구동을 개관했다. 연구동 1층엔 ‘허영인 세미나실’, 5층엔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가 입주했다.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에선 쌀과 우리밀을 이용한 제품 개발의 기초연구가 서울대와 산학협력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연구동에 제 이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삿돈이 아니라 제 돈을 내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좋은 일이지만 공과 사는 구별해야죠. 막상 제 이름이 걸린 것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이래서 기부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도 좋은 일에 더 많이 기부하고 싶습니다.”

SPC는 올해부터 ‘SPC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그룹 내 계열사별로 진행되고 있는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사회공헌도 장려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각종 사회복지 단체와 연계해 무료배식을 지원하고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던킨도너츠·파리바게뜨로 글로벌 시장 공략올 10월로 창립 64주년을 맞은 SPC는 ‘2020년 세계 1위의 제빵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허 회장은 이를 위해 신규 수익모델 창출과 해외시장 개척에 분주하다. 신규 수익사업으로는 기존 대형 외식 브랜드와 달리 웰빙과 친환경을 테마로 한 고급 외식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05년 선보여 지금은 18개로 늘어난 고급 유러피언 레스토랑 파리크라상 키친, 2007년 12월 청담동에 문을 연 친환경 자연주의 레스토랑 퀸스파크, 지난해 6월 코엑스 밀레니엄 광장에 오픈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라그릴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해외 시장에선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연 파리바게뜨는 올해 현재까지 상하이 19개, 베이징 12개 등 총 31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미국에서도 1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1호점인 LA점은 교민들을 대상으로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LA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허 회장은 “한국이 외식문화는 짧지만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던킨도너츠는 지난 10월 미국 본사와 공식 계약을 하고 전 세계에 커피 원두를 공급할 수 있는 ‘던킨 커피 원두 공급자’ 자격을 따냈다. 이를 통해 한국 던킨도너츠는 전 세계 던킨도너츠에 커피 원두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던킨도너츠는 이에 앞선 지난 4월 충북 음성에 연간 6400만 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커피 원두 로스팅 공장을 준공했다. 11월 11일엔 던킨도너츠의 중국 내 운영사업에 대한 권리까지 따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가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매년 10∼20% 성장한 것이 이번 계약 체결을 이끌어 낸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체결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나이젤 트래비스 던킨브랜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던킨도너츠의 브랜드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해 거대한 중국 시장 진출을 제안했다”며 “중국에서도 던킨도너츠를 성공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즐겁게 일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허창성 창업주는 생전 “나는 직업도 빵 굽는 일이요, 취미도 빵 굽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SPC 직원들 사이에선 ‘우리 회장님은 밥 먹는 배와 빵 먹는 배가 따로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SPC의 한 직원은 “방금 식사를 마친 회장이 커다란 빵을 다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며 “빵을 먹으면 밀가루의 밀도부터 설탕의 당도, 수분 함량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로 빵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허 회장은 SPC의 성공도 이런 즐거움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즐기는 일을 하다 보니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야 더 행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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