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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찾는 소비자 덕…식품 시장 조용한 강자된 ‘이것’

[일상으로 들어온 조미료] ①
간편 음식 수요 늘며 조미료 시장도 성장세
2023년 조미료 시장 매출 규모 3195억원…매해 증가 추세
식문화 발달과 함께 다양화·세분화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조미료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외식은 줄고 가정에서 요리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1인·맞벌이 가구 등이 늘면서 음식을 간편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며 조미료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조리 단계가 간단하고 시간이 짧게 걸리는 요리를 선호하면서 음식의 풍미를 빠르게 살려주는 조미료에 더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다만 조미료는 과거 L-글루탐산나트륨(MSG) 유해 논란을 겪으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하지만 다수의 검증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조미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분위기다. 유해성 오해가 해소되면서 조미료 시장은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고 국내 식품 대기업의 조미료가 꾸준한 판매세를 기록하면서 관련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 잡았다.

꾸준히 성장하는 ‘감칠맛’ 세계

조미료는 복합 조미식품에 해당하며, 종합 조미료(일반 조미료·자연 조미료)와 발효 조미료로 구분해 분류한다. 조미료는 식품의 가공 및 제조 또는 음식물을 조리할 때 첨가해 그 맛을 돋워주는 물질 또는 식품의 총칭을 말한다. 

대상의 ‘미원’, CJ제일제당의 ‘다시다’, 샘표의 ‘연두’, 동원의 ‘참치액’ 등이 국내 시장에서 대표되는 조미료 제품들이다. 굴소스, 치킨스톡 등의 이름을 가진 식재료도 사실상 조미료다.

대부분의 조미료에는 아미노산이 포함돼 있다. 적은 양으로도 감칠맛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이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끼는 것도 ‘감칠맛’과 연관된다. 맛의 자극을 극대화해주는 감칠맛을 짧은 시간 안에 느끼게 해주는 것이 조미료다.
 
국내 조미료 매출 시장 규모 추이.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에 따르면 국내 조미료 시장 매출 규모는 2021년 2658억원, 2022년 2931억원, 2023년 3195억원으로 매해 증가 추세에 있다. 1인·맞벌이 가구 등 가구 유형 변화 추세에 따라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고 분말 조미료 이외에 액상 조미료, 간편 양념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조미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조미료(2023년 기준·50.5%)고 이어 자연 조미료(32.3%), 발효 조미료(17.1%) 순이다. 조미료 제조사 판매 점유율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 CJ제일제당이 41.7%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이어 대상(30.2%), 사조대림(4.34%) 순으로 나타났다. 

aTFIS의 품목별 POS 소매점 매출액 순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1위를 기록한 브랜드는 CJ제일제당의 다시다(1073억원)다. 2위는 대상의 미원(537억원), 3위는 대상의 청정원(297억원)이다. 4위는 CJ제일제당의 백설(129억원)이 차지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다시다는 2021~2023년 3개년 평균 매출 성장률이 7%로 이 시장에서 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앞으로도 조미료 시장은 요리에 대한 관심 증대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TFIS가 발표한 세계 소스 및 조미료 시장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조미료 시장 규모는 2024년 433억 달러(59조6370억원), 2025년 456억 달러(64조444억원), 2026년 481억 달러(57조5711억원)로 예상되며 2030년엔 595억 달러(81조9255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 흥행할 수 있는 이유

조미료의 한 종류인 MSG는 ‘화학조미료인 MSG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 때문에 한동안 시장에서 고전했다. 그러나 조미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과 공동 연구를 통해 MSG를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년 MSG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2018년 들어서는 MSG를 ‘화학적 합성품’이라 표기하지 않기로 하면서 조미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깨졌다.
 
CJ제일제당 멸치 다시다·소고기 다시다 제품. [사진 CJ제일제당]

식품 시장 조용한 절대 강자 ‘이것’…롱런 비결은?
젊은 층 사이에서도 MSG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집밥·쿡방(요리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간단한 요리 시 사용되는 조미료 구매에 자연 조미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일반 조미료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MSG가 무조건 나쁘다는 편견이 사라지면서 적정량의 조미료를 사용하면 저염·저당식을 섭취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조미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도 1~4세대로 구분 지어져 발전하고, 세분화되고 있다”며 “외식산업 및 식문화가 발달하며 음식 메뉴도 그만큼 다양해져 조미료 시장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유해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대체제를 개발하면서 조미료 시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간편 조리나 다양한 원물에 기반한 맛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어 시장도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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