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ear를 Upgrade 하다
Underwear를 Upgrade 하다
‘퐁’소리로 유명한 듀퐁 라이터가 속옷으로 발전했다. 프랑스 브랜드인 듀퐁을 국내에서 수입 전개하는 ㈜에스제이듀코가 속옷과 이지웨어 등 남성 이너 및 섬유 소품에 대한 라이선스 사업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 것.
내년 2월 본격 출시에 앞서 11월 11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 450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이날 진행된 패션쇼에서는 남성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컬렉션, 비즈니스, 스포츠, 파티 등 4개 라인을 중심으로 언더웨어, 라운지웨어, 원마일웨어, 셔츠, 타이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올 블랙 기조로 간결함을 강조하면서도 마치 뮤지컬처럼 입체적으로 세팅된 무대를 통해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탄성이 터져나왔다.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치른 듀퐁 언더웨어 론칭 행사를 누구보다 기쁘게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론칭을 준비한 에스제이듀코의 이영조 상무다.
“지금은 모두 박수를 보내지만, 처음엔 불경기에 웬 속옷이냐는 반응 일색이었죠. 속옷은 경기 침체에 영향을 타는 대표적인 품목이거든요. 하지만 전 미래를 내다봤습니다. 아직 한국 사람들은 겉치레를 중시하지만 패션의 완성과 마무리는 속옷입니다. 많은 남성이 속옷에도 신경쓰기 시작했고 곧 국내에도 속옷 붐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면 ‘속옷도 차려입는다’는 생각이 정착될 것입니다. 일본은 백화점 매출에서 속옷을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죠. 국내도 멀지 않은 일이라 확신합니다.”
이영조 상무는 국내 남성 패션기획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고 확장해 나가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듀퐁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2년부터. 그는 듀퐁의 다양한 상품을 수입 전개하면서 속옷 론칭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깐깐한 프랑스 사람들이 라이선스를 선뜻 내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에스제이듀코가 국내에서 17년 동안 듀퐁을 안정적으로 전개하고 셔츠 라이선스 사업을 성공시키면서 본사의 신뢰를 얻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속옷 샘플을 만들어 본사의 컨펌을 받으러 갔을 때 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샘플을 들고 갔던 우리가 더 놀랄 정도였죠.”
듀퐁 본사의 반응은 “이거 옴보다 좋다!”였다. ‘옴(Hom)’은 100여 년 된 프랑스 속옷 브랜드로 기능적인 고품질 속옷으로 유명하다. 유럽에서 인정받는 전통 속옷 브랜드의 품질보다 좋다는 그들의 반응은 론칭 작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가방이나 옷은 명품을 고집하는 분들이 속옷은 국내 제품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해외에서 직수입해온 속옷들은 브랜드 명성에 걸맞게 품질은 좋을지 몰라도 서양인에 맞춰 제작된 거라 한국인 체형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속옷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몸에 잘 맞는 편안함 아니겠어요? 그런 면에서 듀퐁 속옷은 한국인이 입기 좋도록 제작돼 자꾸 손이 가는 속옷이 될 겁니다. 힙 올림, 골반 형태, 밑겴?길이 등 미묘한 차이를 반영해 다트나 사이즈 처리를 다르게 하고 패턴 처리를 꼼꼼하게 했기 때문이죠. 이런 작은 차이가 바로 직수입 속옷과의 차별화를 만드는 거죠.”
속옷뿐 아니라 ‘원 마일 웨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의류도 동시에 출시한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를 뜻하는 ‘원 마일’ 정도까지 커버 가능한 의상이라는 컨셉트의 이 옷은 5~6년 전부터 필요성이 대두됐다.
“저도 집에 있다가 외부인이 방문하면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고민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가까운 마트 정도를 갈 때 편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옷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원 마일 웨어를 출시하게 됐습니다. 패션쇼에서 바이어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도 바로 원 마일 웨어였죠.”
한 바이어는 이영조 상무에게 “듀퐁 원 마일 웨어가 앞으로 남성 이지웨어가 나아갈 길을 제안했다”며 반가워했다는 후문이다. 듀퐁은 언더웨어와 양말까지 영역을 확장해 프리스티지 남성의 토털 라이프 스타일 컨셉트를 구현할 예정이다. 또한 드레스셔츠, 언더웨어 외에 양말, 행커치프, 타이도 함께 라이선스를 따내 남성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제안을 보여줄 방침이다.
모든 라인은 100% 국내 제작되며, 원단은 유럽과 일본, 한국 고급 원단만 사용한다. 불경기에 론칭하는 만큼 가격대는 준명품에 해당하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맞춘다는 계획이다. 논현동에 쇼룸을 열고 각 백화점과의 입점 협상을 서둘러 2010년 토털 라이프스타일 숍을 포함해 백화점에만 20개 이상의 매장을 전개할 계획이며 매출 200억원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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