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산업 지도’ 더 격하게 바뀐다
8대 ‘산업 지도’ 더 격하게 바뀐다
IT산업
전 세계 공급망 관리 혁신 있을 듯
IT 제조산업은 경제성장의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는 제조업 부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영향으로 IT 제조업의 생산량이 급감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2010년 IT 제조업 부문의 생산량 증가는 경제회복을 앞당기는 원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제조산업은 업종 내 글로벌 구조조정이 완료되면서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제품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타 산업에 비해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IT산업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09년 IT 제조산업의 현황은 상반기 산업 구조조정과 수요 부진이라는 최악의 위기에서 탈출해 가격 개선과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생산과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 IT 생산량과 수출입이 급감하고 반도체와 패널 수출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32.4%와 14.5% 감소했다.
휴대전화와 TV 수출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3%와 28.8% 감소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 반도체와 부품의 업황은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반등하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 완제품은 공격적인 신상품 출시와 국제적인 경쟁사들이 부진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010년 IT 제조업은 PC 수요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크게 증가해 많은 부문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LCD 패널 업황은 평년 수준을 회복하고 정보통신 완제품도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MS가 윈도7을 출시하는 등 전방산업인 PC시장이 성장하면서 반도체, 패널의 수요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완제품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상승하면서 생산과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IT 제조업 분야는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과 사업모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 경영 여건 악화로 연기되었던 설비투자를 재개하고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이 강화돼 경영체질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5조~7조원에 이르는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앱스토어 경쟁 가세LCD 패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대만 업체들도 가동률을 높이고 증산 경쟁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사업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환율 하락에 대비해 원가절감, 물류효율화, 구매 합리화, 재고·채권 관리,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 확대 등을 통한 경영체질 개선을 각 업체가 추진하고 있다.
IT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차세대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신수종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메이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앱스토어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노력 중이다.
3D TV 기술의 조기 확보와 상용화를 위해 LG전자, 삼성전자 등 50여 개 국내 기업이 참여해 3D 융합산업 컨소시엄도 구성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중심의 미래 통신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4G기술 개발을 위한 장비업체와 서비스업체들의 협력 체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품질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급망 혁신을 추진하고, 기존 수직 계열화 체제에 대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업모델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등 신흥 공업국의 IT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기 때문에 제품개발에서 생산, 부품 조립 및 완성까지를 수직 계열화한 기존 공급망에서 탈피할 것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제품생산은 외주업체에 맡기고 제품개발과 판매 같은 핵심적인 가치사슬만을 관리하면서 마케팅 및 연구개발 협업을 통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추구할 것이다.
철강산업
특히 경기침체가 심각했던 북미지역과 유럽에서 각각 4725만t(-41.9%)과 6471만t(-36.7%)의 철강 생산이 감소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생산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철강 생산의 35%를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량은 오히려 2008년 대비 1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전체 생산량도 133만t(0.2%)이나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09년 세계 철강 소비는 11억373만t으로 예상되며, 2008년의 12억701만t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시아 신흥국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조가 가시화하면서 2009년 하반기부터 철강 소비는 안정적으로 가고 있고 2010년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도·브라질 자국 철강업 보호주의 강화그러나 철강 수출은 글로벌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철강업체의 수출확대 정책으로 2009년 1~10월 기준 1678만t으로 전년동기의 1775만t에 비해 97만t(-5.5%) 감소에 그쳤다. 2009년 상반기에 급감한 철강수요는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SOC 투자 확대와 자동차의 세금감면 혜택에서 비롯된 명목소비 증가에 힘입어 5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4분기부터는 플러스로 전환됐다. 2010년 국내 철강산업은 국내외 경기의 회복 정도에 따라 상반기부터 철강 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재고가 소진된 이후 다소의 시차를 두고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제 수요의 증가 추세와 국내 경기 회복으로 감산이 중단되고 수입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설비의 과잉 투자나 공급자 중심의 원료업계 재편 필요성, 해외진출 유인요소 증가와 함께 철강 기업들의 그린 이미지 구축 경쟁 등이 2010년의 주요 현안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2010년의 철강 수요 회복이 부진할 경우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또한 조선 등 국내 수요 산업의 회복 둔화 가능성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등은 2010년 철강 수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2010년 신규 생산설비 규모는 850만t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과잉생산 우려가 있다.
메이저 업체 중심의 세계 철강 원료업계 재편 움직임으로 공급자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원료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HPB, 리오 틴토, 베일 등 메이저 철광석 업체를 비롯한 철강 원료업체들의 M&A나 제휴 동향이 탐지되는 점도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으로 부각된다.
메이저 원료업체가 보다 대형화하고 공급권과 가격 협상력이 강화될 경우 철광석과 원료탄의 국제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강업체의 해외진출은 개도국의 자국 산업 보호, 원료 수입 가격 상승, 철강 수요 산업의 해외 생산 확대 등 유인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주의 정책을 확산시키고 철강 원료의 국제가격이 올라가 국내 철강 생산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산업의 해외공장 생산 확대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건설 수요 증가는 철강업체의 해외생산 기지 확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저탄소 및 녹색성장에 대한 요구에 부응해 그린 이미지 구축 캠페인 등 철강업계의 이미지 개선이 이슈화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연료전지 및 태양광사업, 탄소배출권 등 녹색산업에 대한 신사업을 추진해 에너지 재활용 등을 통한 비용절감과 그린 이미지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등은 기존에 매립 의존도가 높았던 제강분진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업에 동참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조선산업
수주 끊겨 기업 자금사정 악화2008년 9월 15일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한 세계 경제의 침체를 불러왔다. 이에 따라 신규 선박 수요가 크게 감소해 2009년 조선업의 불황은 2008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2008년에 발주된 선박은 모두 1655척이었으나 2009년 상반기 동안 새로 발주된 선박은 17척에 불과했으니 올해 세계 조선업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 그중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는 대단히 미미했다. 실질적으로 전무했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상반기 중 LNG-FPSO 1척과 바지선 1척만을 수주하는 참담한 실적을 보였다.
수주 급감으로 자금경색 지속2010년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올해에 비해 수주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2008년의 수주량은 1400만 CGT였으나, 2009년 수주량은 400만 CGT로 크게 감소했다. 2010년 수주량은 올해에 비해 소폭 증가하겠지만 여전히 440만 CGT에 그칠 전망이다.
기존 수주 물량의 건조가 진행되면서 생산과 수출은 미약하나마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2008년 선박 건조량은 1240만 CGT였으며, 2009년 1300만 CGT, 2010년 1360만 CGT로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수출은 2008년 409억6000만 달러에서 2009년 450억 달러, 2010년 470억 달러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의 주요 현안은 세계시장에서의 수주환경 악화, 수주 격감으로 인한 자금경색 지속, 사업다각화와 이에 따른 위험부담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세계시장에서 수주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저부가가치 선박 부문에서는 가격경쟁이 치열하며, 고부가가치 선박 부문에서는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육성정책이 걸림돌이다.
2008년 후반 한때 190을 기록했던 신조선가격지수(Clarkson Index)는 2009년 9월 11일 142까지 떨어져 조선소들의 가격인하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 2010년에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의 FPSO 발주가 브라질 조선소인 엔제빅 컨소시엄에 낙찰된 것과 중국의 국수국조(國需國造)정책은 2010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둘째, 수주가 크게 줄면서 업체들의 자금경색이 지속될 것이다. 선수금 축소 속에서도 계획대로 선박을 생산해야 하는 조선사들은 현금 고갈과 자금 차입으로 고전하고 있다.
2008년 말에 비해 2009년 2분기 현금성 자산이 크게 감소(현대중공업 2조4493억원→1조1635억원, 삼성중공업 2조1198억원→8135억원)했으며, 2008년 말에 비해 2009년 2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빠르게 증가(현대중공업 0%→2.87%, 삼성중공업 0.18%→4.61%, 대우조선해양 1.38%→8.81%)했다.
셋째, 조선업계도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조선업 이외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그만큼 위험부담도 증가한다는 뜻이다. 일본 미쓰비시의 경우 현재 조선업 매출의 비중이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중공업이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설비에 새롭게 진출했고, 삼성중공업도 풍력발전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자동차산업
세계 경기부양책 올해엔 ‘글쎄’2009년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출 실적이 급감했지만, 내수시장은 경기부양책(감세정책)과 신차 효과로 소폭 성장을 기록했다. 우선 저연비 중소형차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
하지만 세계적 불황으로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수가 소폭 신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소비세율 인하, 노후차량 교체 지원 등 경기부양책과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판매가 증가했다.
2010년 세계 자동차산업에 등장할 주요 현안으로는 친환경·고연비차의 시장 경쟁 심화, 자동차업계의 지각 변동, 업계의 경영합리화 노력 가속 등이다.
GM·크라이슬러 생존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 중우선 친환경·고연비차 시장의 경쟁 심화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시장 위축에도 고연비 중소형차 수요는 호조를 보여 이 부문에서 주요 업체들의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더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친환경·고연비차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 기술개발 및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연비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고연비차 개발과 시장 선점을 위한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및 생산을 위해 2010년에 25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둘째, 자동차산업 내 지각변동으로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업체 간 제휴 및 합병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인도 후발업체들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포르셰와 폴크스바겐이 합병에 전격 합의하고,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기술제휴와 지분교환을 하며, 미쓰비시와 푸조-시트로엥의 하이브리드차 공동 개발 등 글로벌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특히 GM의 SUV 브랜드 ‘허머’를 인수한 중국, 저가 소형차 개발로 세계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인도 등 아시아 후발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GM대우와 쌍용자동차 처리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완성차 업체의 M&A를 통한 자동차산업 재편 논의가 대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업계의 경영합리화 노력이다. 주요국들에서 경기부양책 효과가 소멸되면서 나타난 판매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체제를 조정하고 비용 절감 등 경영합리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내수 진작책 종료와 고환율 효과가 소멸하는 데 따른 실적 악화에 대비해 위기 대응력 강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변수가 아직 남아 있고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시장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력 확보가 기업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국 경기부양책이 종료되면서 한정된 시장 수요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여 수출과 전체 생산은 금융위기 전인 2008년 수준을 넘어서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계속 부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반등 효과로 수출은 증가세를 기록하겠지만 주요국의 경기부양책 종료와 글로벌 경쟁 격화로 빠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음으로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다. 경기부양책 효과가 소멸하고 수입차의 내수시장 공략이 강화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계산업
유럽 금융위기 가능성…시장개척 필요기계산업은 2009년에 수출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수 개선으로 일부 회복세를 띠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위기감이 다소 완화되고, 노후설비 교체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일부 품목 생산이 미약하나마 회복되는 추세다. 세계경기 회복세로 수출 감소가 완화되고 있으나 해외 기계 수주가 저조해 하반기 수출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기계산업의 수요산업이 설비투자에 부진해 재고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한국 기계산업이 당면한 주요 현안은 담수·플랜트 수요 회복, 신시장 개척, 기계설비 녹색화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세계 경제가 안정되면서 풍부한 오일머니를 앞세운 신흥성장국의 수요 회복 영향으로 담수·플랜트 부문은 성장이 전망된다.
금융위기로 원자재와 석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동 등 신흥성장국의 담수·플랜트 설비 구축사업이 둔화돼 관련 기계수요가 급감한 바 있다. 최근 원자재가 및 유가가 상승하면서 이들 신흥성장국의 설비사업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설비 수요 및 투자 늘어나
주요 수출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질수록,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계산업의 회복 또한 지연될 수 있다. 이에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셋째, 경기침체 속도 둔화로 녹색성장 논의가 확산되면서 친환경 설비 수요 및 투자 증대로 인한 기계 산업 활성화가 전망된다. 각국이 본격적인 친환경 녹색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2012년부터 온실가스 규제를 적용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수년 내 친환경 설비에 대한 수요 급증 가능성이 크다.
이에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는 2010년 하반기부터는 절전기술 및 친환경 생산설비 투자 및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산업은 2010년에 경기회복으로 인한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로 생산,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나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위기 이전 침체에 대한 반등 효과, 경기 회복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친환경 설비 수요 증대로 설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기 회복이 진전되면서 노후설비 교체 압력 증대도 설비투자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일본, 중국, 중동 등 주요 기계 수출 대상국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이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부문의 수요 증대로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특히 중국의 내수 진작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증가 등으로 국내 석유회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내수는 급감해 수출 증가 영향보다 크게 작용하면서 생산 증가세는 둔화됐다.
2008년 석유화학 부문 전체 생산량은 1938만9000t으로 전년대비 3.7% 증가했지만 2009년 2000만t으로 전년대비 3.2% 증가로 둔화됐다. 2009년 세계 석유화학 수요는 부진했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는 견조세를 보였다. 특히 유럽과 북남미 지역의 석유화학 시장 불황은 석유화학 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으며, 세계 3대 석유화학 회사인 라이온델 바젤이 파산했다.
2010년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오일머니 확대와 저렴한 원료 기반에 따른 중동 기업들의 석유화학산업 내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7년 현재 PE(폴리에스테르) 생산 능력 기준 전 세계 4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빅을 선두로 NPC(이란), QP(카타르), PIC(쿠웨이트), 보로그(아랍에미리트) 등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보류했던 탄소배출 감축 정책이 다시 강화돼 환경규제로 인해 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석유회사들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 합리화, 고도화, 기업 간 협력 강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석유화학그룹회사는 영국 석유회사(BP)와 컨소시엄으로 이라크 최대인 사우스 유전 개발권을 획득했으며, 한국의 LG화학과 공동으로 3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1년 전까지 중국 남방에 합작 석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2010년 국내 석유화학 시장은 신증설 물량의 시장 유입이 본격화됨에 따라 석유화학 경기는 침체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상대적으로 경기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기 때문에, 2010년 세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산업 경기 반등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특히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민간부문은 감소했지만 공공부문 수주는 대폭적인 SOC 투자 증액으로 상승해 2009년은 공공이 주도한 해였다. 민간부문 건설은 2008년 78조2000억원으로 13.9% 감소에 그쳤으나, 2009년 51조원으로 34.8%의 대폭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토목부문은 사상 최대의 증가율을 기록했음에도 건축 부문 침체는 지속됐다. 2010년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 개도국들의 건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집트, 두바이, 카타르 등 중동지역에서 중단되었던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동국가의 사회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세계 건설업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건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시장 재진출과 진출 확대가 예상된다. 2010년 국내 건설업 시장은 건축경기 침체 지속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공공부문 투자 확대로 전년도 수준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공공부문은 재정 여력이 제약돼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겠지만,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여전히 전반적인 건설 경기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부문은 재건축·재개발 물량에 한계가 있지만 전년도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량 중소업체 간 전략적 제휴 진전될 듯또한 저탄소 녹색건설 및 2010년 SOC 투자 지속으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격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살리기 등 SOC 투자 지속으로 대형업체의 토목건설 실적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저탄소 녹색교통 활성화 건설사업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등 한정된 건축 물량, 제한적인 신규 택지공급 증가,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LTV, DTI) 등으로 중소업체 체감경기는 크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약화된 경쟁력을 해결하기 위해 우량 중소업체 간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호협력이 진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해운업
컨테이너선의 운임지수(HRI)는 2009년 1월 7일 487.4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9월 9일 343.7에 도달했지만 최근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어 바닥에 접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화물(벌크)선의 운임지수(BDI)는 2009년 6월 4일 4093(2008년 6월 5일에는 1만1689였다)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9월 14일 현재 2450을 기록하고 있다.
선복량 증가가 수요 증가 상회2010년 해운업의 주요 현안은 대량화물 화주들의 해운업 지분확대, 중소업체들의 법정관리와 대기업 인력 구조조정 확대, 중국 해운업의 부상 등으로 예상된다.
첫째, 대량화물 화주들의 해운업 지분이 확대될 것이다. 2010년에는 포스코와 한전 등 대량화물 화주들이 해운업 진출을 모색할 것이며, 2010년 상반기 해운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대량화물 화주의 합작선사 소유제한 범위를 종전 30%에서 40%로 완화할 전망이다. 둘째, 법정관리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증가할 것이다.
중소 해운업체들 사이에서 법정관리가, 대기업에서는 인력조정이 2010년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말 업계 순위 17위인 파크로드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2009년 들어 삼선로직스, 대우로지스틱스, TPC코리아 등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최근 세림오션쉬핑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진해운은 2009년 8월 한 달 동안 국내에서 근무하는 직원 9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 중 30여 명을 퇴직시켰다. 세계 3위의 컨테이너선사인 CMA-CGM이 모라토리엄을 고려하고 있다는 8월 28일의 보도는 구조조정이 전 세계 해운업계로 확산될 것을 의미한다.
2010년의 해운 수요는 세계 경제의 회복으로 2009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지만 그 크기는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의 해운 공급은 노후 선박의 조기 폐선에도 불구하고 새로 건조되는 선박의 투입이 증가함에 따라 2009년보다 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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