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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새로 열려면…

인생 2막을 새로 열려면…

실업률이 두 자리 수를 지키고 1500만 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직업 안정이 가장 시급한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이런 열악한 경제환경을 감안할 때 직장인들에게는 창업지향적이 되고 직장생활 형태를 바꾸는 방안 모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적어도 창업 전문가이자 저술가인 티머시 페리스는 2007년 저서 ‘한 주 4시간 일하기(The 4-Hour Workweek: Escape 9-5, Live Anywhere and Join the New Rich)’의 2009년 개정증보판에서 그렇게 주장한다. 페리스는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한 주에 한번만 e-메일을 확인하고 회의를 피하고 전화를 자제하고 가능한 한 원격근무를 하도록 권장한다.

이렇게 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궁극적으로 여행과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2007년 처음 출간된 후 베스트셀러가 됐다. 과로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에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업무와 생활 간의 균형을 되찾으라는 주장이 주효했던 듯하다.

하지만 경기침체 이후 상황이 확연히 달라져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어떤 일자리든 잡으려고 필사적이다. 최근 뉴스위크의 낸시 쿡 기자가 페리스를 만나 그의 근로시간 단축론이 새로운 경제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지를 물었다.


실업률이 10%에 달하는 요즘에도 한 주에 4시간만 일하는 원칙이 유효한가?그렇다. 많은 사람이 주당 40시간 근로체제를 유지하거나 생산성을 높여서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데도 그 책에 소개된 원칙들을 적용한다. 기본적으로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무급 초과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생활양식이 더 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그 책의 초판에서] 내가 던진 질문 중 다수가 가설이 아닌 현실이 됐다. 은퇴할 형편이 안 될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 내 친구 다수를 포함해 퇴직연금 401(k)이 30~40% 줄어든 사람이 많다. 은퇴 후 하려던 일의 일정계획이 틀어져버렸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이 2년 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플랜B를 검토하게 됐다.

이 책의 기본 목표는 더 나은 결과를 얻는 데 있다. 이는 어떤 사람에게는 금전적 제약이나 직장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일을 의미한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회사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돼서 회사에 원격근로를 요구할 만한 힘을 키우는 일이 된다. 다른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처럼 색다른 시도를 하는데 따르는 희생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제대로 된 일을 한다면 열심히 하지 말라고 말릴 생각은 전혀 없다. 그 말은 시간관리 같은 기본 원칙을 실천해서 온라인과 컴퓨터 앞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라는 뜻이다. 칼로리 계산과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각종 도구에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 그 시간을 측정하면 정말로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직접 창업에 필요한 계획수립과 실행절차를 설명하는 데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번 경기침체 이후로 그런 견해에 변화가 있었나?두 가지 실험이 가능하다. 첫째는 어느 정도 또는 완전히 자동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소득원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은퇴 후 원하는 생활이 가능할 만큼, 목표로 하는 월수입을 충족하는 수준이 돼야 한다.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나면 원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기 쉽다. 둘째는 원하는 일을 하는 방법이다.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들은 늘 꿈꾸는 직업에 착각과 환상을 갖는다. 주말에 3시간 동안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1주일 간의 피로를 풀 경우에는 즐거운 여가활동이다.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핑 강의를 해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재미나 스트레스 해소의 성격이 사라진다. 자신이 가진 열정을 완전히 죽이려면 그것을 일로 만들면 된다. 이 책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내용은 아니다. 실제로 모든 사람을 충족시키는 책은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나 전화기 앞에서 보내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다.

자녀가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경우는 전화기나 컴퓨터 앞에서 상시 대기해야 하는 정보기술(IT) 관리자와는 접근방식이 달라야 한다.


그 말을 듣다 보니 흥미로운 문제가 떠오른다. 가족이나 주택 또는 더 안정된 삶을 사는 사람은 당신의 방식을 어떻게 따라야 하나? 이 책은 기본적으로 젊은 독신자를 대상으로 했나?내 블로그에서 최근 척 홀튼이란 사람이 동영상 사례연구 콘테스트에서 우승했다. 두 자녀를 가진 사람인데 직장을 그만뒀을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자동적으로 수입을 얻는 창업 기술을 가르쳤다.

12세와 13세 자녀를 뒀는데 한 달 수입이 각각 300달러, 500달러에 이른다. 그는 자녀를 뒀다고 해서 일을 하지 못할 명분이나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본보기다. 둘째, 그가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행을 즐기며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건 남모를 비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학습으로 그런 원칙들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한 창업정신은 경기침체 후에는 어떤 형태를 띨까?무엇보다 앞으로는 창업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되리라 생각한다. 어떤 회사의 창업에 50만 달러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2500달러로도 가능하다. 투자를 하기 전에 사업모델을 테스트하는 도구가 상당히 좋아졌다. 구글 검색광고만 몇 번 해봐도 소득원을 예측할 수 있다. 진입장벽이 어느 때보다 낮아졌다.


그렇다면 기업체 취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줄어들까?최근 고소득의 ‘안정된’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이 내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는 실업이 지금까지 자기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전 세계를 돌면서 스노보드와 스키를 즐긴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어떤 가정 위에서 인생의 비전을 갖는지 예측하기가 아주 힘들다. 사람들이 현재의 시점과 현재의 처지에 맞춰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건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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