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백신으로 해외서 승부 낸다
동물백신으로 해외서 승부 낸다
대전 화암동 중앙백신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저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한 동물백신 전문기업이다. 동물용 백신 분야 국내 점유율 1위다. 1993년 동물백신 업계 최초로 태국과 파키스탄에 동물용 백신을 수출한 이 회사는 이듬해 업계 최초로 품질관리우수업체(KVGMP)로 지정되는 등 안팎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99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윤인중(48) 중앙백신연구소 대표는 선친이 닦아 놓은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회사에 큰 변화를 일궈냈다. 윤 대표는 수의학 분야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회사의 전신인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를 창업한 고 윤지병 박사의 영향이 컸다.
동남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겨룬다윤 대표는 개인 집무실이 없다. “열린 공간에서 직원과 호흡하며 집무를 보기 위해서”라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40년 넘게 동물백신 분야 외길을 걸어왔다.“중앙백신연구소는 1968년 중앙가축전염병연구소로 설립된 후 40년간 동물백신 연구에 몰두해 왔다. 설립 당시는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었던 동물백신 사업에 국내 민간 사업자가 막 뛰어들 무렵이었기 때문에 아버님께서는 사실 우리나라 민간 동물백신 사업의 초창기 멤버인 셈이다.
19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과감한 시설투자를 했고 2005년부터 회사가 본격적 성장 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05년 83억원 매출을 올렸고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155억원이었다. 동물백신 시장 성장성에 한계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 시장 현황은 어떤가.“중앙백신연구소는 동물백신 내수시장에서 국내 기업 중 매출액 1위다. 시장점유율은 약 13%다. 화이자 등 외국계 다국적 기업이 관련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여건에서 국내 업체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중앙백신연구소의 제품력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아 수입품들이 차지했던 시장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중앙백신연구소는 국내 처음으로 돼지 인플루엔자,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해 시판해 왔다. 또한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예방 백신 등 베링거인겔하임이 독점하던 시장도 잠식해 가고 있다.
동물약품 시장은 조금씩 축소되지만 백신 시장은 점차 늘고 있다. 향후 동남아 경제성장과 더불어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늘어나면 축산시장이 확대되고 동물백신 수요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중앙백신연구소가 뻗어나갈 시장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의미다.”
>> 국내 동물백신 업계 최초로 해외시장을 개척했는데.“국내 동물백신시장 규모는 작년기준 1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해외시장 진출은 중앙백신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1994년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2000년대 중반까지 수출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 왔다. 향후 5년 안에 현재 국내 90%, 해외 10%인 매출 비중을 50대 50으로 바꿔 나갈 방침이다.
세계시장도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이다. 회사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비교적 축산 규모가 큰 동남아 시장인데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국내 시장보다 큰 잠재 수요가 있고 이미 국내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에서도 다국적 기업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곳을 중심으로 집중적 마케팅을 펼쳐 실적 향상을 도모할 것이다. 또 해외진출의 전초기지라 할 수 있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국·중동 지역 수출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 지난해 포브스 선정 아시아 200대 중소기업에 들었다.“중앙백신연구소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아시아 200대 유망 중소기업(Asia’s 200 Best Under A Billion)에 선정됐다. 권위 있는 경제전문지로부터 유수한 업계 기업들을 제치고 엄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자랑스러운 쾌거라고 생각한다.”
>> 중앙백신연구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우리 회사는 연구개발의 90%가 동물백신 분야에 특화돼 있다. 이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중앙백신연구소는 동물농장을 보유하고 있어 닭, 개, 돼지 등을 키우며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부설 파천연구소의 기술력도 중앙백신연구소의 성장동력이다. 매년 매출액의 약 15%를 R&D(연구개발)에 쏟으며 신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40여 년간 축적해 온 동물백신 데이터와 업계 최대 규모의 균독주 보유량(250여 종)도 기술연구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생명공학연구소와 수의과학검역원, 기업부설연구소, 미국 미네소타 코넬대, 국내 대학 등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항상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국내외 최고의 동물백신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력과 노하우, 데이터, 동물농장의 효율적 실험, 해외시장 진출 경험 등 중앙백신연구소만이 가진 장점을 무기로 향후 세계 일류 동물백신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생각이다.”
매출의 15% R&D에 투입해 신기술 개발윤 대표는 직원 간 스킨십을 강조한다. “회사가 재미있어야 능률이 오르고 회사 다닐 맛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벤트’가 많다. 1박2일 지리산 종주, 2박3일 무인도 체험, 금강산 세존봉 코스 등반 등은 2002년부터 이어온 행사다. 지리산 종주를 앞두고는 1~2개월 동안 계룡산에서 등반훈련도 한다. 종주를 마치면 사내 UCC 경연대회 등을 개최한다. “단발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 갖기 때문에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 경영철학은.“경영에서 동기 부여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동기 부여는 기업의 미래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모든 직원에게 CEO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는 현실적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기업이 보유한 인재에 있다. 투명한 회사, 가족 같은 회사, 비전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려는 노력도 같은 이유에서다. 기업을 날아가는 새에 비유하고 싶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익을 내지 않으면 추락할 수밖에 없다. 연구개발 위주의 회사다 보니 성장 속도가 다른 분야와 달리 빠른 편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발전을 이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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