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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자들 해외주식 더 살까

미국 부자들 해외주식 더 살까

미국 월스트리트 자산운용가의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돈 많은 투자자들은 불안정한 정권과 변동성이 큰 시장을 우려해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를 꺼렸다. 그래서 해외시장 투자 비중은 5%밖에 안 됐다. 그들의 투자 계획은 단순했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곧 그런 투자는 사라질 것이다.

달러 약세와 미국 경제의 더딘 성장으로 미국 최고의 자산운용사들은 고객들에게 해외 주식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해외 투자 비중을 25%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한다.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스미스 바니는 미국 내 주식투자보다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장하고 있다.

JP모건은 한때 미국 주식에 비중을 더 많이 뒀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JP모건의 포트폴리오 구성 부문에서 국제부를 담당하고 있는 앤서니 월리는 “해외 주식과 미국 주식의 혼합 구성이 대세”라며 “3년간 이런 움직임을 보였고 지난 몇 달간은 이를 공식적인 입장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배론스는 최근 은행, 거래소, 38개의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산관리사들을 조사했다. 전체 38명 중 17명이 자신의 견해뿐 아니라 모델 포트폴리오 투자 구성 세부사항을 알려줬다. 아래의 ‘2010년 추천 자산운용사’ 표를 보면 이 내용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자산관리사들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현금 보유액을 낮추고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을 지난해 46%에서 50%로 늘려서 구성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약 29%는 채권에, 나머지는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현금으로 보유하라는 것이다. 은행, 중개소, 기타 조사 대상 기업들의 주식 투자 배분에서는 해외 주식으로의 움직임이 뚜렷했다. 17개의 공급 데이터 중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에서 평균 16%로 늘었다.



지난해 원자재, 올해는 주식씨티그룹의 모델 포트폴리오는 해외 주식 30%, 미국 주식 22%로 구성되어 있다. 모건스탠리는 해외 주식 24%, 미국 주식 17%다. JP모건의 해외 주식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16%며 장기적으로 미국 주식 비중보다 더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비쳤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주식 비중이 23%로 더 많다.

미국 경기 회복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을 선택할 때에도 자산관리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더 좋았던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들보다는 세계적으로 진출해 있는 시가총액이 많은 기업들에 더 쏠리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 소재한 US 뱅코프의 자회사인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마크 조달 사장은 그런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달러 약세와 탄탄한 수출 시장으로 득을 볼 것”이라며 “한편 작은 기업들은 소비 침체와 지속적인 신용 경색으로 더 많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애틀랜틱 트러스트의 볼티모어 지사 CIO 데이비드 도나베디언은 “지금 거액의 개인 자산가들은 재무 상태가 좋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기업을 찾는 데 혈안”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자산관리사는 특히 신흥시장의 호황세를 점치고 있다. 모건스탠리 투자전략가 다스트는 내년 신흥 경제국들의 성장률을 6.5%로 예상한다.

선진국과 미국의 성장률은 2.5~3%로 예상한다. 사실 JP모건이 신흥 경제국들이 선진국들보다 경제위기를 더 잘 견뎌냈다고 결론지은 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도록 한 것은 신흥 경제국가들에는 점점 더 위안이 되고 있다.

JP모건의 월리는 “과거에는 신흥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선진국의 전망에 전적으로 좌우됐었다”며 “지금은 선진국들보다도 훨씬 더 경제위기를 잘 견뎠고 선진국들과는 별개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리와 일부 다른 사람은 최근 가격 과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흥 경제국들에 대한 전망을 조정했다. 월리는 다시 호황이 오기 전까지 10~15%의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포지션을 바꾼 후에도 신흥 경제국에 대한 정보를 계속 얻기 위해 웰스 파고 프라이빗 뱅크의 투자전략 이사 론 플로랜스는 “원자재가 신흥 경제국들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원자재주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많은 자산관리사는 현재 채권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예상하듯 인플레이션을 감시한다고 하더라도 경제가 계속 회복되면 금리는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채권 투자 가치가 줄어들 것이다.

뉴욕 피듀셔리 트러스트 인터내셔널의 부회장이자 CIO인 매킨 펄시퍼는 “채권은 매력적이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펄시퍼와 다른 많은 자산관리사는 미 국내 채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 때문에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은 낮췄지만 고수익 채권에 대해서는 계속 보유를 늘렸다.



채권이 요주의 대상과세 대상 고수익 채권이 2009년 58% 수익률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지만 “아직 상황은 좋다고 생각한다. 신중해야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고 펄시퍼는 말한다. 전략가들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장기간 하락세를 거듭하자 해외 채권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또 신흥시장 채권이 특히 매력적이다.

많은 경우 7%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글렌메드의 CIO 고든 브루스 파울러는 “상당한 수익을 내면서도 미국보다 재정상태도 좋은 나라가 여럿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씨티 내셔널 뱅크, 모건스탠리, 글렌메드 각각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채권 비중을 0에서 4~1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자산관리사들은 문제가 잠재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채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고 그리스와 같은 나라가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면 달러화가 다시 올라 해외 고수익 채권들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그러면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시카고에 소재한 윌리엄 블레어 앤 컴퍼니의 자회사인 윌리엄 블레어 셀렉트의 리서치 이사 라이언 다이머스는 “우리 채권 비율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더 많은 위험을 감당하면서까지 수익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신 주식 쪽에서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자산관리사는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로 2009년 점차 원자재주의 비중을 늘렸다. 다스트는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원자재 수요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초부터 자신은 원자재주 비중을 2%에서 4%로 늘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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