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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SE 주가, 왜 다른 거래소보다 싼가

NYSE 주가, 왜 다른 거래소보다 싼가

▎NYSE(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

▎NYSE(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

NYSE(뉴욕증권거래소)의 플로어에서 연필을 손에 쥔 사람들을 통해 이뤄지던 전통적 주식 거래 방식이 밀려나고 그 대신 고속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새로운 주식 거래 방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은 이제 오래된 이야기다. 또 규제와 기술의 변화가 그러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도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NYSE의 모기업인 NYSE 유로넥스트가 이 증권거래소의 사업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 기업은 미국 주식의 매도자와 매입자를 연결해주는 일보다 국내외 파생상품의 거래에 훨씬 더 치중하는 가운데 증권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분야의 기관이나 기업에 자사의 기술을 팔겠다는 NYSE 유로넥스트의 야심 찬 계획에 대해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무엇이 NYSE 유로넥스트의 성장을 촉진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NYSE 유로넥스트의 주가는 다른 자본시장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NYSE 유로넥스트의 주식은 2006년 NYSE가 전자거래 네트워크인 아키펠라고와 합병한 뒤로 증권시장에서 거래돼 왔다. 이 합병은 NYSE의 변화를 가속화했다. NYSE는 폭넓게 개방되고 거래가 대부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뤄지는 증권시장으로 바뀌었다. 이제 NYSE는 각 주식의 주된 상장시장이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모든 주식에 대한 주문의 흐름을 놓고 수십 개의 증권시장이 경쟁하는 곳이 되어 가고 있다.



미국 주식거래 의존도 낮추고 해외 공략

NYSE 유로넥스트의 방향 전환은 골드먼삭스의 거래 담당 임원이었던 덩컨 니더라우어가 2007년 최고경영자로 영입되고 그가 구성한 팀이 활동을 시작한 뒤에야 본격화됐다.

그즈음 금융시장에 패닉이 몰아닥쳤지만 그때는 이미 전임 경영진이 그동안 느슨하던 비용구조를 조이는가 하면 기술적 시스템도 조정하거나 업그레이드했다. 니더라우어 NYSE 유로넥스트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 위기가 변화를 가속시켰다.”

NYSE 유로넥스트로 합병되기 직전 NYSE와 아키펠라고 양쪽의 종업원 수는 모두 5000명이었고, 양쪽의 연간 비용지출 규모는 모두 22억5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합병 이후 NYSE 유로넥스트는 종업원 수를 3000명으로, 연간 비용지출 규모를 18억 달러로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했다.

그리고 그러한 인원과 비용의 감축 가운데 상당 부분은 상층 경영진 쪽에서 이뤄졌다. 뉴욕 증권시장 전체의 상황을 놓고 보면 NYSE 유로넥스트의 주가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NYSE 유로넥스트가 과연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이 다소 회의적인 셈이다. 그러나 NYSE 유로넥스트는 지금 성장 모드로 전환되고 있다.

아직도 투자자들은 NYSE 유로넥스트의 사업이 얼마나 다각화되고 글로벌화됐는지, 그리고 고도로 경쟁적인 미국 주식 거래 부문에 대한 이 기업의 의존도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알지 못한다. 특히 미국 주식 거래 부문에 대한 NYSE 유로넥스트의 의존도는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총매출의 10%와 이익의 5%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은 충분히 주목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NYSE 유로넥스트의 총매출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런던 LIFFE(국제금융선물거래소)의 선물거래 시장과 2009년 NYSE 유로넥스트에 헐값으로 인수된 옛 아메리칸 증권거래소의 옵션거래 시장을 포함해 보다 성장이 빠르고 수익성이 높은 파생상품 시장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미국 국내의 개별 주식옵션 거래 분야를 보면 올해 1분기에 NYSE 유로넥스트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6월에 실시된 CBOE 홀딩스의 기업공개는 옵션 거래가 어느 정도 가치를 갖고 있는 사업 분야인지를 보여주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모기업인 CBOE 홀딩스는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2011년 예상이익의 19.2배에 이르는 수준에서 형성됐다.

물론 NYSE 유로넥스트의 옵션 사업부문이 어느 정도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CBOE 홀딩스의 주가수익비율을 그대로 NYSE 유로넥스트의 옵션 사업부문에 갖다 대고 비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CBOE 홀딩스는 지수옵션 부문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업의 시장가치에는 궁극적 인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CBOE 홀딩스의 주가수익비율 수준은 상장 파생상품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매력적임을 보여준다.

NYSE 유로넥스트의 주요 주주회사인 해버퍼드 트러스트의 최고투자경영자 행크 스미스는 이렇게 말한다. “NYSE 유로넥스트가 파생상품 거래 사업부문을 더 확장하는 동시에 기업공개 시장이 정상화된다면 NYSE 유로넥스트는 2010년과 2011년에 이익의 가속적 증가를 실현할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NYSE 유로넥스트는 사업 운영에 따르는 비용을 많이 걷어냈지만 그 주가는 2011년 예상이익의 10.5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NYSE 유로넥스트 주식은 위험 보상의 관점에서 좋은 투자 대상이다.”

니더라우어 회장은 고객들로부터 거래 부문과 기술 서비스 부문의 일감을 더 많이 확보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최근 2년 동안 기술 통합을 이루었고, 주식 거래 사업부문의 시장점유율을 안정시켰다. 올해에는 데이터센터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게다가 우리는 금융위기 기간에도 배당률을 낮추지 않았다.” NYSE 유로넥스트의 배당률은 4% 수준에서 유지돼 왔다.



기술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동력그가 말한 데이터센터는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까지 정보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전산설비를 가리킨다. NYSE 유로넥스트의 데이터센터는 미국 뉴저지주와 런던 인근에 설치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모두 6억 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 데이터센터가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NYSE 유로넥스트가 야심 차게 수립한 기술 서비스 부문의 성장계획 추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니더라우어 회장은 올해 4억 달러 수준인 기술 서비스 부문의 총매출을 2015년까지 10억 달러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고속 거래자들로 하여금 NYSE 유로넥스트의 전산설비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고객 기업과 기관 등에 거래 처리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그는 전략적 기업 인수에 나서는 한편 증권회사와 은행들로 하여금 NYSE에 기술 인프라를 아웃소싱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니더라우어 회장은 결국 자산관리, 증권거래, 금융과 관련된 업계 전체 및 세계 정상급 우량 공개기업 대다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NYSE 유로넥스트의 거래 고객 전부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흔히 ‘빅 보드(Big Board)’로 불리는 NYSE를 더 큰 시장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경영전략을 실행하는 출발점으로 삼기에 그리 나쁘지 않은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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