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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중의 베테랑이 뭉쳤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 뭉쳤다”

▎삼성증권 SNI호텔신라지점 PB

▎삼성증권 SNI호텔신라지점 PB

금융회사가 발전한 만큼 고객도 똑똑해졌다. 똑똑한 고객을 제대로 사로잡으려면 서비스 역시 진화해야 한다. 최근 대형 금융회사 사이에서 초우량고객(VVIP)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몇몇 은행과 증권사가 기존 VIP 서비스와 차별화한 투자전략과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VVIP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VVIP 서비스는 어떤 점이 다른지 직접 초우량고객을 상대하는 삼성증권 SNI호텔신라지점과 씨티프라이빗뱅크를 방문해 알아봤다.

삼성증권은 최근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브랜드 ‘SNI(Special, Noble, Intelligent)’를 선보였다. SNI는 예탁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0.01%에 해당하는 초고액자산가다. 사회적으로 부와 명성을 쌓은 이들은 이미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있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들을 전담하는 PB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 선정됐다. PB 경력만 10년 이상이다. 초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를 수년간 해온 노하우가 강점이다. 심재은 호텔신라 지점장은 “이 노하우가 집결된 SNI 서비스는 상품 개발에서부터 영업점 위치까지 모든 것이 고객 맞춤”이라고 설명한다.

전용 랩(wrap) 상품인 SAA(Separately Advised Account),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 분야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최소 가입금액이 10억원인 SAA는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 금융상품을 비롯해 헤지펀드, 금융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고객 라이프스타일 맞춰 호텔에 오픈

▎씨티프라이빗 뱅크 PB

▎씨티프라이빗 뱅크 PB

또 호텔에서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고 조찬 등 비즈니스 모임을 즐겨 하는 초고액자산가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착안, 이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호텔을 영업점 장소로 택했다. 서울 장충동에 있는 호텔신라 지점을 찾아가보니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을 일 없이 조용히 방문할 수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언제든지 고객이 원할 때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재은 지점장은 “고객 맞춤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한다”며 “베테랑 PB의 역량을 한데 모아 고객을 위한 최상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초고액자산가에겐 트렌드를 선도하는 자문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투자에도 새로움, 혁신이 강조된다. 이에 따라 팀워크 역량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이 팀에서는 채권, 주식 등 주특기가 다른 PB들의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 번의 세미나를 거쳐 고객 한 명 한 명을 위한 종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투자 솔루션 개발이 가능한 것은 기본적으로 PB 한 명당 담당하는 고객 수에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이 팀의 박형규 팀장은 “20여 명의 고객에게만 집중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100여 명을 관리하는 다른 PB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다.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은 SNI 서비스를 위해 40여 명의 전문가 컨설팅그룹도 구성했다. 그런데 아무리 방법이 새롭고 고객에게 많은 공을 들여도 수익률이 실망스럽다면 고객이 만족하긴 어려울 것이다. 심재은 지점장은 “금융위기를 똑같이 겪었지만 우리 PB들과 함께해 온 고객 중 대부분은 그 이전보다 자산 상황이 좋아졌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안정적인 수익률과 세금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채권투자를 적절히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심 지점장은 “은행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다양한 금융솔루션을 활용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의 팀원들은 ‘고객을 이해한다’는 표현보다 ‘고객에게 배운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김주일 차장은 “고액자산가는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초조해 하기보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대안을 찾는다”며 “존경해야 할 점”이라고 말한다. 유정화 차장은 투자 지침을 귀띔했다.



“정확한 서비스 제공하지 않으면 외면당해”“금융위기 당시 한 고객이 직접 적어준 내용입니다. ‘문제가 있더라도 다음의 조건만 지키면 됩니다. 첫째, 기준이 있는 투자를 한다. 둘째, 문제가 생기면 숨기지 않는다. 셋째, 개선점을 즉시 찾는다.’ 고객이 이런데 어떻게 한시라도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씨티은행의 PB사업본부인 씨티프라이빗뱅크 역시 PB 1명이 고액자산가 20~30명을 관리하는 VVIP 지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PB는 모두 7명으로 부동산을 포함한 순자산 100억원이 넘는 고객을 관리한다. 다동에 위치한 한국씨티은행 본점에 사무실이 있지만 실제 영업이 이뤄지는 곳은 고객의 집, 회사, 호텔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11월 정복기 본부장이 씨티프라이빗뱅크 한국 대표에 취임해 씨티은행 출신 인재들을 이끌고 있다.

정 본부장 역시 삼성증권 PB연구소장 시절 TV 출연 등으로 유명하지만 원래 씨티은행 출신이다. 씨티프라이빗뱅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비스는 높은 수익률. 고객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여기되, 보여주기 식의 필요 없는 부가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사람에게 문화행사 초청이나 자녀 맞선 같은 프로그램은 성의를 보이는 이상의 실질적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씨티프라이빗뱅크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자회사라는 점을 이용한 해외 네트워크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정 본부장은 “해외 각 지점과 관계를 구축해 현지 정보를 빠르게 얻고 더 다양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PB들의 전문성 역시 우량고객을 끌 수 있는 매력으로 작용한다.

7명의 정예 멤버 면면을 살펴보자.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정 본부장 외에 국제금융과 외환 분야에선 황세영 PB가 전문성을 자랑한다. 이재후 PB는 대치·명동·여의도지점 등 은행의 주요 지점에서 근무한 베테랑 뱅커.

보험과 세금, 은퇴설계 등 종합재무설계에 강한 삼성생명 출신의 김맹진·임종민 PB, 리스크관리그룹에서 근무한 고광수 PB, 파생상품을 주력으로 다루는 안용섭 PB, 시중은행 4곳의 부동산팀장을 맡으며 노하우를 쌓아 온 김일수 PB 등 기본적인 자산관리 외에 주특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씨티프라이빗뱅크는 이들 PB가 고객의 자산을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 수 있는 평가목표제를 시행한다.

정 본부장은 “초우량고객은 상품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고 이해가 빨라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외면당한다”며 “일대일 맞춤 솔루션을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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