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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한나라당의 구원투수 될까

7·28 재보선 최고 격전지 은평을 출마 선언… ‘2인자’ 이미지 벗으려 안간힘
28일에 정치적 명운을 건 남자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한나라당의 ‘대주주’로 통하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7·28 재·보선에서 은평을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예비후보로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는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선거 현수막과 명함에는 “죄송합니다. 너무 오래 여러분 곁을 떠나 있었습니다. 베풀어주신 은혜, 이제는 갚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더 낮은 자세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란 말을 적었다. 낙인처럼 새겨진 ‘정권의 2인자’라는 ‘오만한’ 이미지를 벗으려는 의도다.

출마선언 하루 전에 만난 그는 무척 피곤해 보였다. “요즘 1~2시간씩 밖에 자지 못한다”며 하품을 참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으로선 이례적으로 강북에서 내리 3선을 했지만, 지난 총선 ‘문국현’ 변수와 4대강 역풍에 밀려 낙선했다. 당시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 듯했다.

“쉬운 선거는 없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선거”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때문에 출국하는 이 대통령에게 국민권익위원장 직 사의와 출마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반응을 묻자 그는 대신 “(재·보선 출마는) 어쨌든 쉽지 않은 길이고 어려운 선택”이라며 “하지만 사람한테는 운명이란 게 있다.

힘든 길이면서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개월 동안 수장으로 있던 국민권익위원회 직원들에게 한 지난달 30일 고별특강에선 “원래 내 삶이 들판에서 시작됐다. 지금 나가는 들판에 어떤 어려움 있어도 그저 묵묵히 걸어가겠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게 돼 매우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이어서 벌어진 기자간담회에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넉넉하게 이겼다면 이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라는 출마의 이유도 밝혔다. 보궐선거 승리로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을 건져내겠다는 뜻이다. 그러자면 이 전 위원장은 두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가장 큰 산은 ‘4대강’이다.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지난 선거에서도 결국 넘지 못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또 다른 산이다. 현재 민주당에선 장상·윤덕홍 최고위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참여당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천호선 최고위원이, 민주노동당은 이상규 전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이 전 위원장은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한다. 이 전 위원장의 승부수가 성공해 집권 후반기 한나라당과 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김 지 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양안 협정은 중국의 도박

CHINA’S RISKY NEW DEAL
대만과 중국이 지난주 양국 간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새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이 적대 관계였던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변화다. 이 협정으로 냉전시대처럼 얼어붙었던 양안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환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는 양안 관계의 분수령을 이루는 협정이지만 궁극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최대 수혜자는 대만 경제다. 연간 1.7%의 추가 성장 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문제들을 야기한다. 대만 경제가 강해지면 중국뿐 아니라 현재 대만 독립을 인정하는 전 세계 23개국을 제외한 중국 우방과의 관계에서 대만의 입김이 세지게 된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인 유대강화를 통해 대만이 그들의 영향권 안으로 더 가까워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2012년 대선을 노리는 마잉주 대만 총통은 중국의 꼭두각시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독립성을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64억 달러 규모의 무기구매 계약은 그런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그의 행동이 중국의 민족주의자들을 자극할 경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ISAAC STONE FISH



어처구니없는 아프간 미군

U.S. TROOPS RELY ON WARLORD RACKET
스탠리 매크리스털 장군의 사임 소식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존 티어니(민주당·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의 보고서 내용은 통렬하다. 미군과 NATO의 병참지원이 다름 아닌 아프간 군벌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폭로한 내용이다. 그 의회 조사는 미국 국방부가 수십만t의 연료·식량·무기·식수를 어떻게 방대하고 험한 산길 너머로 실어나르는지를 밝혔다.

미국 정부와 21억6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아프간·미국·중동의 8개 기업이 “군벌·실력자 그리고 부패한 아프간 관료로 이뤄진 정체가 모호한 조직망의 보호를 받는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사실은 이런 시스템이 효과적이라는 점이다(게다가 비용도 적게 든다).

이 조직망은 비용이 많이 드는 호위병력도 없이 전방 초소와 전진 작전기지로 물자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런 보호조직은 탈레반의 잠재적인 자금원이며 불법이 횡행하는 아프간에서 부패를 부채질한다. 군벌들은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있다.

ANDREW BAST



오바마 ‘따라쟁이’들도 비실비실

FOREIGN POLS LOSE THE OBAMA MAGIC
버락 오바마가 희망과 변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정권을 잡자 외국 정치인들도 앞다퉈 그의 ‘예스 위 캔!(Yes We Can!)’ 주문의 계승자를 자처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당수 ‘현지판 오바마’가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물러났다. 물론 러드가 ‘호주판 오바마’라는 주장은 처음부터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오바마는 최고의 웅변가이자 선구자인 반면 러드는 치과의사처럼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청년 유권자의 지지를 등에 엎고 권좌에 올랐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중점 공약으로 내세웠던 러드가 그 대책수립을 뒤로 미루면서 지지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영국판 오바마’인 닉 클레그 부총리 겸 자민당 지도자도 곧 같은 교훈을 얻게 될지 모른다. 선거운동 중 클레그는 호감을 주는 인상과 오바마의 말투로 영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이번에 그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정권의 긴축조치를 지지한 뒤로 그의 지지기반이 배신감을 느낀 듯하다.

‘칠레판 오바마’ 마르코-엔리케스 오미나미(37)도 올해 대선 선거운동 중 잠시 반짝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를 애용하는 그는 20%의 득표로 탈락했다. 아프리카 이민자로 러시아 오지의 의원직에 입후보했을 때 ‘볼고그라드의 오바마’로 이름을 날렸던 조아킴 크리마도 잊어선 안 된다.

한 광고판에 크리마가 정장 재킷을 어깨 위에 걸친 채 강을 내려다보는 사진이 내걸렸다. 거의 영락없는 오바마의 모습이었다. 옷에 새겨진 키릴 문자와 그가 탈락했다는 사실만 빼면 말이다.

ALAN MASCARENH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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