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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Forbes Excellence Award] 직원이 꽃보다 아름답다

[2010 Forbes Excellence Award] 직원이 꽃보다 아름답다

▎1953년 서울 출생, 경기고등학교·고려대학교 경영학과 1980년 한국 IBM 1995년 청구그룹 전략기획팀장 겸 CIO 1998년 LG EDS 시스템공공사업본부 상무 2008년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

▎1953년 서울 출생, 경기고등학교·고려대학교 경영학과 1980년 한국 IBM 1995년 청구그룹 전략기획팀장 겸 CIO 1998년 LG EDS 시스템공공사업본부 상무 2008년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



죽은 제갈량이 살아 돌아와도 풀기 힘들 것 같다던 코스콤 노사분규를 극적으로 해결한 김광현 사장. 그의 지혜로운 해법은 바로 ‘사람’과 ‘소통’이다.

2008년 12월 29일, 언론은 일제히 ‘코스콤이 비정규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장장 475일, 당시이랜드 사태와 맞물리며 사회문제로 번진 코스콤 사태는 그렇게 일단락됐다. 김광현 사장은 다음과 같이 그때를 회상했다.

“분규가 한창일 때였어요. 11월 말이라 꽤 추웠죠. 회사 건물 앞에 진을 치고 앉아 떨고 있는 직원들에게 손난로를 돌렸어요.

거부할 줄 알았는데 다 받더군요. 그러곤 추위에 떨던 사람들의 마음도 좀 풀리는 것 같았어요. ‘우리를 진정으로 대해 주는구나’라고 생각했다더군요. 이후 서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죠. 소통이 열

쇠였습니다.”

2007년 5월부터 시작된 코스콤 사태는 국내 비정규직 문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노사 대립이 경영계와 노동계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산돼 해결이 요원했다. 그 과정에서 코스콤 사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1년여 동안 대표이사가 3

명이나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취임한 김광현 사장. 코스콤 최초의 민간 출신 CEO로 주목 받았던 그는 취임과 동시에 불어닥친 난관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더 이상 끌다간 회사 이미지가 손상되고 그에 따라 계약이 취소되면 회사 존폐 문제까지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사가 윈-윈 하려면 한 차원 높은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원칙을 지키면서 입장 차이를 줄여 나가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했죠.”

그는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코스콤 정규직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했다. 그는 당시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하고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형식적인 게 아니라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진정성을 갖고 호소했다. 정성이 통했는지 빛이 보였다. 대화의 실마리가 풀린 것이다.

“일이 잘되려니 각계 사람들이 도와주더군요. ‘운짱’이라는 게 실감날 정도였죠. 당시 어려운 과정에서도 믿고 도와준 국회와 정부부처 관계자, 코스콤 정규직 노조 및 임직원, 그리고 한국노총공공연맹,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비정규노조 관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노사 관계는 투쟁과 대립이 아닌 상생과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합니다. 법치주의에 입각한 노사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입니다.”

비 온 후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던가. 김 사장은 그 일이 있은 후 직원과의 소통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김광현

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사내 야구팀 명예 피처로 활동한다. 정기적인 ‘호프데이’에서는 ‘김광현 사인볼’을 직원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화합의 장인 ‘한마음대회’에서는 평소 갈고닦은 드럼과 색소폰 실력을 뽐내고 추억의 듀엣 현경과 영애의 노래 ‘그리워라’를 18번 삼아 열창하기도 한다.

집안이 평안하면 밖의 일도 술술 풀리는 법. 전화위복으로 조직이 안정된 코스콤은 지난해 경영 성과가 좋았다. 2008년과 2009년 연속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한국거래소 차세대 시스템, 우리투자증권 신시스템, 말레이시아거래소 이슬람상품거래시스템 등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제4회 전자·IT산업의 날을 맞아 김 사장은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사화합으로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국내 중요 프로젝트들과 해외 사업을 활발히 해 글로벌 코스콤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습니다. 남은 15개월 임기 동안 외부의 우수 인력을 영입해 탄탄한 조직을 만들 겁니다.”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바꾼 코스콤은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상품거래소 등 신규 이종 시장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신성장 전략을 추진해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지속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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