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과정”…27년 차 배우 하지원, 신인 작가 되다[이코노 인터뷰]
두 번째 개인전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 개최
배우로서 겪은 감정 캔버스에 담아내…총 40여 점 선보여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27년 차 배우 하지원이 화가로 대중 앞에 섰다. 개인전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Pink Drawing : Coexistence 공존)을 통해서다. 지난해 4월 첫 번째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전시회 개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많은 페르소나(Persona), 가면을 썼던 하지원은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왔다. 그런 그가 영상 매체가 아닌 그림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외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생각과 에너지를 캔버스 위에 솔직하게 담아낸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갤러리 선에서 하지원의 개인전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 전시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기자와 만난 하지원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다가 나라는 사람을 찾기 시작하고 알아가면서 엄청난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무대에서 바라본 나 자신이 아닌 나를 객관화하고 싶었어요. 나의 주변 환경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림)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련의 작업은 어떻게 보면 저의 과정을 옮기는 기록 같은 것이기도 해요. 작업을 통해 제 스스로를 찾아가는데 엄청난 도움을 줬고, 나라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 제목은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이다. 하지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 개인의 삶을 넘어 우리 모두가 겪는 혼란을 공존의 시각으로 재정의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와의 공존 이전, 가장 근본적인 자신과의 공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핑크 드로잉, 공존을 전시 주제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 과정에 대한 반성적 사유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드로잉이란 것은 단순히 스케치를 하는 건 아니고, 어떤 물건이나 건축이 됐든 드로잉을 기초로 해야 완성이 되거든요. 이런 과정을 제 모습에 투영했을 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 자신을 드로잉으로 표현했어요. 핑크는 큰 뜻은 없어요. 그냥 컬러 그 자체에요. 제 전시장에 오셔서 작품을 봤을 때 우리가 과거를 되짚어보고 마주하면서 받아들이는 자체가 ‘핑크 드로잉’이자 ‘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데렐라·백설공주·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4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가슴이 강조되는 과장된 표현이나 영어로 된 비속어 글귀 등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담겨 있어 여러 해석의 여지를 준다. 하지원은 그림 속에 표현된 캐릭터가 자신이며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의 캐릭터는 저를 대변하는 페르소나에요. 신체가 노출된다거나 가슴이 드러나는 부분은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표출한다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죠. 캐릭터들은 저를 대변하는 표현이에요. 미키마우스가 될 수도, 앨리스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여배우로서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 행복한 날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수많은 날들과 경험이 있는데 그런 감정을 캐릭터로 표출하면서 표현 방법들을 다양하게 녹여내려 노력했어요.”
지난해 화가로 데뷔해 개인전을 가진 하지원은 이번이 두 번째 전시회다.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 불리지만 작가로서 대중 앞에 서기엔 아직 낯선 것도 사실이다.
“솔직한 저의 이야기를 보여드리는 거라 긴장도 많이 되고 떨리더라고요. 첫 전시 때는 도슨트(전시 해설)도 직접하면서 관람객들에게 피드백을 직접 듣기도 했는데,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당시 주제가 ‘인간관계’였는데, 제가 전시장에서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맺고 있더라고요. 일상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이야기하며 들어주기도 했어요. 제가 오히려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어요. 이번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첫 번째보다 더 힘들었어요. 고민을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지, 표현해야 하는 방법을 찾는 시간도 오래 걸렸거든요.”
하지원은 약 8~9년 전부터 가볍게 스케치를 시작했고 제대로 된 작품을 그리기까지는 약 5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오랜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화가로 정식 데뷔한 만큼 책임감과 무게감도 뒤따를 터. 하지원이 바라는 작가 하지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나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작업으로 옮기면서 작년에 첫 개인전을 열었어요. 작업은 무언가를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는 것보다 저 스스로를 정돈해보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 이야기를 더 솔직하고 과감하게 전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면 제 진정성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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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수많은 페르소나(Persona), 가면을 썼던 하지원은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왔다. 그런 그가 영상 매체가 아닌 그림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외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생각과 에너지를 캔버스 위에 솔직하게 담아낸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갤러리 선에서 하지원의 개인전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 전시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기자와 만난 하지원은 “2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다가 나라는 사람을 찾기 시작하고 알아가면서 엄청난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무대에서 바라본 나 자신이 아닌 나를 객관화하고 싶었어요. 나의 주변 환경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림)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련의 작업은 어떻게 보면 저의 과정을 옮기는 기록 같은 것이기도 해요. 작업을 통해 제 스스로를 찾아가는데 엄청난 도움을 줬고, 나라는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 제목은 ‘핑크 드로잉: 코이그지스턴스 공존’이다. 하지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 개인의 삶을 넘어 우리 모두가 겪는 혼란을 공존의 시각으로 재정의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와의 공존 이전, 가장 근본적인 자신과의 공존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핑크 드로잉, 공존을 전시 주제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가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삶, 과정에 대한 반성적 사유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드로잉이란 것은 단순히 스케치를 하는 건 아니고, 어떤 물건이나 건축이 됐든 드로잉을 기초로 해야 완성이 되거든요. 이런 과정을 제 모습에 투영했을 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 자신을 드로잉으로 표현했어요. 핑크는 큰 뜻은 없어요. 그냥 컬러 그 자체에요. 제 전시장에 오셔서 작품을 봤을 때 우리가 과거를 되짚어보고 마주하면서 받아들이는 자체가 ‘핑크 드로잉’이자 ‘공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데렐라·백설공주·미키마우스 등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4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가슴이 강조되는 과장된 표현이나 영어로 된 비속어 글귀 등 추상적인 이미지들이 담겨 있어 여러 해석의 여지를 준다. 하지원은 그림 속에 표현된 캐릭터가 자신이며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의 캐릭터는 저를 대변하는 페르소나에요. 신체가 노출된다거나 가슴이 드러나는 부분은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표출한다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죠. 캐릭터들은 저를 대변하는 표현이에요. 미키마우스가 될 수도, 앨리스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여배우로서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 행복한 날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수많은 날들과 경험이 있는데 그런 감정을 캐릭터로 표출하면서 표현 방법들을 다양하게 녹여내려 노력했어요.”
지난해 화가로 데뷔해 개인전을 가진 하지원은 이번이 두 번째 전시회다.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로 불리지만 작가로서 대중 앞에 서기엔 아직 낯선 것도 사실이다.
“솔직한 저의 이야기를 보여드리는 거라 긴장도 많이 되고 떨리더라고요. 첫 전시 때는 도슨트(전시 해설)도 직접하면서 관람객들에게 피드백을 직접 듣기도 했는데,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당시 주제가 ‘인간관계’였는데, 제가 전시장에서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맺고 있더라고요. 일상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이야기하며 들어주기도 했어요. 제가 오히려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어요. 이번 두 번째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첫 번째보다 더 힘들었어요. 고민을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지, 표현해야 하는 방법을 찾는 시간도 오래 걸렸거든요.”
하지원은 약 8~9년 전부터 가볍게 스케치를 시작했고 제대로 된 작품을 그리기까지는 약 5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오랜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화가로 정식 데뷔한 만큼 책임감과 무게감도 뒤따를 터. 하지원이 바라는 작가 하지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나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작업으로 옮기면서 작년에 첫 개인전을 열었어요. 작업은 무언가를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는 것보다 저 스스로를 정돈해보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제 이야기를 더 솔직하고 과감하게 전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면 제 진정성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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