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母子 갈등 재점화…R&D 여파는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 소집…송영숙 해임 결정
“어머니 함께 간다” 했지만…주총 한 달 만 균열
R&D 부문에도 여파 클까…“오너 갈등 영향 없어”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미약품그룹을 설립한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두 아들이 모친인 송영숙 회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으로 뒤돌아선 모자(母子)의 갈등이 기업을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임시 이사회 결과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다. 이사회의 절반 이상이 동의해 해임 안건이 통과됐다.
송영숙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15분께 본사를 나서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지 않는지”,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중에 말하겠다”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을 두고 임종윤·종훈 형제와 대립해 송영숙 회장의 편에 섰던 임주현 부회장도 같은 시각 본사를 빠져나왔다. 임주현 부회장은 “가족 간 분위기는 어떻냐”, “(송영숙 회장과)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가족 간 갈등 상황이) 안타깝다”며 “제가 할 말은 없다”고 했다.
다시 부딪친 母子
송영숙 회장의 해임을 주도한 것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주총) 이후 송영숙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송영숙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모친과 지속해서 갈등했다고 알려졌다.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조타를 홀로 잡게 된 만큼, 임종윤·종훈 두 형제가 한미약품그룹의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는 임시 이사회를 마친 이날 오후 2시 15분께 본사를 빠져나가며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며 “시급한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투자 유치와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임종윤·종훈 형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지분 매각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는 “회사 차원에서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R&D 영향 우려도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갈등이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전략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기업이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임직원이 R&D에 집중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를 떠난 분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오랜 기간 오너 리스크에 시달렸는데, 당시 퇴사한 주요 인력을 염두에 둔 말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최근 대사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최근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HM15275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이 물질은 글루카곤(GCG)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의 작용을 최적화하는 삼중작용제다.
최인영 R&D 센터장을 비롯한 한미약품의 R&D 인력은 올해 6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HM15275의 비임상 연구 결과 4건도 발표한다. 이들은 HM15275의 체중 감소 효과와 약물의 작용 기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질환에 대한 HM15275의 치료 효능을 입증한 결과도 공개한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갈등이 신약 개발 상황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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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임시 이사회 결과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다. 이사회의 절반 이상이 동의해 해임 안건이 통과됐다.
송영숙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15분께 본사를 나서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지 않는지”,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중에 말하겠다”며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기업 통합을 두고 임종윤·종훈 형제와 대립해 송영숙 회장의 편에 섰던 임주현 부회장도 같은 시각 본사를 빠져나왔다. 임주현 부회장은 “가족 간 분위기는 어떻냐”, “(송영숙 회장과)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가족 간 갈등 상황이) 안타깝다”며 “제가 할 말은 없다”고 했다.
다시 부딪친 母子
송영숙 회장의 해임을 주도한 것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주총) 이후 송영숙 회장과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송영숙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모친과 지속해서 갈등했다고 알려졌다.
임종훈 대표가 한미사이언스의 조타를 홀로 잡게 된 만큼, 임종윤·종훈 두 형제가 한미약품그룹의 사업 계획을 추진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는 임시 이사회를 마친 이날 오후 2시 15분께 본사를 빠져나가며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며 “시급한 문제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투자 유치와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임종윤·종훈 형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지분 매각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는 “회사 차원에서 여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R&D 영향 우려도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갈등이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전략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기업이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임직원이 R&D에 집중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앞서 임종윤 이사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를 떠난 분들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오랜 기간 오너 리스크에 시달렸는데, 당시 퇴사한 주요 인력을 염두에 둔 말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최근 대사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최근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HM15275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이 물질은 글루카곤(GCG)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의 작용을 최적화하는 삼중작용제다.
최인영 R&D 센터장을 비롯한 한미약품의 R&D 인력은 올해 6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HM15275의 비임상 연구 결과 4건도 발표한다. 이들은 HM15275의 체중 감소 효과와 약물의 작용 기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 질환에 대한 HM15275의 치료 효능을 입증한 결과도 공개한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갈등이 신약 개발 상황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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