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술 싣고 세계로 ‘부릉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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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모터스가 2인승 전기자동차 ‘체인지’를 올 10월 중순 출시한다. 최고속도는 60㎞/h.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기업이 주 고객으로 잡고 있다.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사업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체인지는 국내 첫 리튬전지 전기차다. 이전에 출시된 전기차의 사양은 납축전지였다. 리튬전지는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가볍고 수명이 길다. 납축전지는 충전가능 횟수가 200회에 불과하지만 리튬전지는 2000회에 달한다. 수명이 10배가량 길다는 얘기다. 폐기물도 나오지 않아 보다 친환경적이다. 효율 또한 뛰어나다. 체인지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20㎞까지 주행한다. 납축전지 전기차보다 최소 1.5배 이상 멀리 간다.
AD모터스 유영선(44) 대표는 “4년 여의 연구 끝에 리튬전지 전기차를 개발했다”며 “내년 초 4인승 리튬전지 전기차도 개발해 봄에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 출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의 경영철학은 신뢰다. “고객이 신뢰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기업의 역할이자 숙제”라는 것이다. 체인지도 그랬다. 고객신뢰를 위해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결실은 만족할 만하다. 체인지는 최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치러진 ‘보험료율 평가’에서 국내 경차 중 최고인 20등급을 받았다. 보험료율은 자동차를 완전히 파손한 뒤 수리비용을 산출하는 것으로 등급은 최저 1단계~최고 21단계다.
또 고객신뢰를 위해 사후관리시스템을 갖췄다. AD모터스는 지난 5월 삼성화재·애니카서비스와 고객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애니카서비스는 부품유통·긴급출동·AS 등 각종 사후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화재는 최적의 보험상품과 금융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유 대표는 “전기차는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다는 오해를 체인지를 통해 불식하는 게 첫째 목표”라며 말을 이었다. “AD모터스가 일반 자동차의 성능·안정성에 견줄 만한 전기차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해도, 편견도 많았죠. 이를 악물고 도전했습니다.” 이 회사 류봉선 부사장은 “유 대표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체인지도 없다”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유 대표는 연 8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부인 몰래 사재까지 털었다. 리튬전지차의 핵심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중대형 전지 관리하는 모듈)을 제대로 구현할 요량으로 국내 최대 2차전지용 보호회로 전문업체 파워로직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과감한 투자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투자전문가 출신 CEO다운 선택이었다. 유 대표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보광 창투 출신이다. 2002년엔 휴대전화 부품소재 전문기업 크로셜텍을 공동 창업했다. 지난해 5월 바이오 의료기기업체 엑스콘(옛 리노셀)을 M&A(인수합병)한 그는 올 1월 AD텍스의 전기차 사업부문을 양수해 지금의 AD모터스를 만들었다.
AD모터스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올여름 중국 선전(深?)에 지사를 설립하고, 10월 미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이유다. EU(유럽연합)에서 실시한 전기차 공개경쟁입찰에도 지난 8월 도전장을 던졌다. “글로벌 시장은 국내와 달리 저속 전기차가 다니지 못하는 도로가 없습니다. AD모터스의 기술력으로 능히 공략할 만한 시장입니다.” 유 대표의 말이다. 그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바꾸겠다는 당찬 포부를 품었다. AD모터스의 자동차 브랜드처럼 말이다.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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