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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손손 자산운용사를 꿈꾼다

자자손손 자산운용사를 꿈꾼다

지난 9월 15일 우리자산운용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하반기 운용전략 발표회를 열었다. 우리자산운용 차문현(56) 대표는 “이제 진정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할 때”라며 “지난 몇 년은 우리자산운용에 어둠과도 같은 시간이었지만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효과적인 장기투자 방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자산운용은 2002년 ETF(상장지수펀드)를 처음 국내에 소개했다. 우리자산운용이 우리CS자산운용 시절 만든 KOSEF200은 삼성투신운용의 KODEX200과 함께 대표적인 ETF다. 지금도 우리자산운용은 국내 ETF의 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우리자산운용은 내우외환을 겪었다. 짝을 이뤄 우리CS자산운용을 설립했던 크레디스위스가 발을 빼면서 우리자산운용으로 거듭나는 산통을 겪었다. 곧바로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투자자들이 우리자산운용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손실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ETF의 전성기가 열렸지만 정작 본가인 우리자산운용은 고민이 많았다.

지난 6월 인덱스 펀드의 전도사라고 불리는 차문현 대표가 우리자산운용을 이끌게 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 차 대표는 우리자산운용을 ETF펀드를 중심으로 한 장기투자의 명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증권 펀드가 선봉장이다.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증권 펀드는 MKF블루칩 지수를 추종한다. MKF블루칩 지수는 국내 업종 대표주 50 종목을 기초로 구성됐다. MKF블루칩 지수는 2004년 이후 코스피보다 매년 많게는 1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게다가 우리자산운용은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증권 펀드에 액티브 펀드의 특징을 가미했다. 시장 국면이 바뀌면 펀드매니저가 종목 편입 비중을 조정하고 때론 선물이나 현물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성을 추구하게 된다.

차문현 대표는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증권 펀드를 ETF의 본가인 우리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키워낼 작정이다. 우리자산운용은 채권형 ETF 시장에 대해서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채권형 ETF 시장의 제약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자산운용은 2009년 7월엔 업계 최대 규모의 국고채 ETF를 상장했다. 2010년 1월엔 국내 최초로 통안채 ETF를 상장했다. 10년 만기 국채를 활용한 장기 국채 ETF 상품과 회사채 ETF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자산시장은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 저성장 시대여서 예전만큼 높은 수익률을 얻기가 점차 더 어려워지지만 저금리 시대여서 투자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저금리와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 방식이 양극화될 수밖에 없다. 더 높고 더 짧은 수익만 노리는 공격적인 투자와 수익률은 낮지만 안정적인 장기투자다. 실제로 자문형 랩 같은 공격적인 투자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장기투자를 대표하는 자산운용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코스피가 1900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자산운용사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환매가 이어지면서 펀드 수탁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자산운용은 올해 펀드 수탁고 목표를 19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몇 달 안에 6조원을 더 모으겠다는 얘기다. 장기투자를 전제로 한 ETF 상품을 통해서다.

우리자산운용은 대표 상품인 KOSEF200을 해외 주식 시장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또 펀드 운용 비용을 줄여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더 많은 수익을 돌려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우리자자손손백년’ 자산운용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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