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00만원 들여 CEO만큼 공부
연 2000만원 들여 CEO만큼 공부
배양숙 삼성생명 FC(재무설계사)
■ 배양숙1965년생
삼성생명 중부산영업국
1996년~ 삼성생명 테헤란로지역단 FC
배양숙(45) 삼성생명 FC(재무설계사)를 만난 것은 10월 14일 세계지식포럼이 열리는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였다. 8년째 자비를 들여 이 포럼에 참석했다는 배 FC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강연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삼성생명 연도상 시상식에서 최고상 격인 ‘챔피언’을 수상한 그는 VVIP 마케팅을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정작 그는 VVIP 전담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일반 샐러리맨을 상대해 영업을 더 잘하는 FC가 있고, 저는 고액 자산가를 대하는 일이 잘 맞는 것일 뿐 고객 가치를 자산에 따라 낮다, 높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의 고객 500여 명 대부분은 기업 CEO와 임원, 의사·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다. 배 FC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깊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려고 각종 세미나와 강연을 찾는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고객에게 추천하기도 한다. 단, 자신이 먼저 해보고 검증한 후에야 고객에게 권한다. 이러니 1년에 드는 교육비만 2000만원가량이다.
얼마 전에는 중소기업 CEO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전문가에게 환율 전망을 의뢰했다. “고객의 고민이 곧 나의 고민”이라는 배 FC는 키코(외환파생상품) 사태가 수면에 떠오르기 전에 이미 그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많은 고객이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환율 전망만 믿고 키코에 가입했다 큰 손실을 봤다는 고객의 말을 듣고 한 연구소에 전화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대안을 내놓으라”며 답답한 심경을 대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또다시 찾아올 위험에 대비해 1%씩 적립해서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솔루션을 내놨다.
배 FC는 대학 입학 대신 삼성생명 입사를 택했다. 중 3 때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해 집안에 여유가 없었다. 그는 계속 관리직으로 편하게 근무할 수 있었음에도 영업직에 자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당시만 해도 FC는 보험 아줌마라 불리며 폄하되는 면이 있었다. 배 FC는 시간을 능동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을 봤다. 가정과 일 모두 잡을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고객과 첫 미팅에서 “도와달라”가 아닌 “도와주겠다”고 말해 주변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그렇게 고객의 재무설계를 돕게 된 것이 올해로 15년째다. 경주, 부산을 거쳐 서울에서 영업한 지 2년 된 올해 삼성생명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최근 배 FC가 주목하는 분야는 가업승계다. “회사의 승계 결과에 따라 몇십 명, 몇백 명 일터가 왔다 갔다 합니다. 가끔 2세 경영인이 부모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해요. 가령 기존 임원과 부닥치는 문제 같은 것이지요.”
또 고액 자산가가 가입한 종신보험을 사후에 기부하는 문화를 퍼뜨리고 있다. 그는 예순 살이 넘어도 지금의 목표와 가치관을 그대로 지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아직 주제는 정하지 않았지만 연구소를 열어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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