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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서방 사로잡은 기업 찾아라

왕서방 사로잡은 기업 찾아라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이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 곧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있어도 사람들의 눈에 드러난다는 뜻이다. 2011년 주식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코스피 지수는 1800~2400대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기업이익이 개선되는 속도보다 밸류에이션의 확대가 증시가 상승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밸류에이션이 확대된 배경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경기선행지수가 보여주듯 경기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둘째, 높은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에서 알 수 있듯 기업 이익창출 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실물경기의 회복과 금융시스템의 자금 중계 기능이 활성화됨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대형주에서 소형주로 매수세 확산주식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배경에는 늘어난 기업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약 50조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실적은 2011년과 2012년에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는 견조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2010년은 증시에서 내부적으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성과가 엇갈리는 한 해였다. 2009년 말과 비교해 대형주가 15.9% 상승했지만 중형주는 9.2%, 소형주는 15.9% 상승해 중형주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중형주는 2009년에도 42.2% 상승에 그쳐 대형주 수익률 50.2%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2010년 들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중소형주는 주요 선진국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거 경험상 밸류에이션 확대 국면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시장에서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중소형주의 성과가 눈에 띄게 개선될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확대 국면이 전개됐던 2005년과 2007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5년 한 해 동안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90.4%, 127.5% 상승해 대형주 수익률 52.6%를 크게 앞질렀다. 2007년에도 대형주는 30.1% 상승에 그쳤지만 중형주는 46.6%, 소형주는 39.3% 상승했다.

2011년 중소형주의 투자 핵심은 무엇일까. 앞으로 중소형주 투자에서 중요한 투자 포인트는 첫째, 증시 국면상 중소형주가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 여부다. 둘째,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하는 산업인지 여부다. 마지막으로 메가트렌드인 중국 및 아시아 소비시장에 얼마나 노출될지다. 이 같은 투자 포인트가 있는지에 따라 같은 중소형주라도 극심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보자. 우선 실적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다.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중소형주 랠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는 중소형사의 경우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크게 높아졌던 기업의 이익 불확실성은 2010년 들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의 미래 실적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점진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9월 이후 나타났던 대형주 대비 중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이 같은 점을 반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아직 소형주까지 확산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거시 변수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을 크게 증폭시킬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안정된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소형주가 강세 랠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산업의 성장률이다. 장기성장률이 부각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정상화됐다. 2009년 상반기 이후 대형주 대비 크게 낮아졌던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2010년 들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장기 기업실적 성장률 격차로 설명할 수 있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대형주 대비 낮은 것으로 예상됐던 중소형주의 장기성장률이 최근 들어 반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의 장기 기업실적 성장률이 높아짐에 따라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PER(주가수익비율) 프리미엄도 2007년 수준까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7년에 대형주 대비 중형주의 PER 프리미엄(중형주 PER-대형주 PER)은 5배 수준에 육박했던 적이 있다. 현재 중형주는 대형주 대비 2배 높은 수준에, 소형주는 대형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중소형주 장기성장률 높아져마지막으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의 소비 패턴 변화는 중소형주 투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2000년대 중국의 경제성장 모멘텀이 투자 위주로 전개됐다면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소비 위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엥겔계수(전체 소비자지출에서 식음료 등 필수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는 1992년 52.9%, 2000년 39.4%에서 2009년 36.5%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 행태가 과거의 생존에 필요한 기초적 의식주 해결형에서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형태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문화, 레저, 건강, 뷰티, 패션 등의 관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소비시장의 질적 변화에 따라 중소형주에서도 중국 시장에 얼마나 노출됐는지에 따라 주가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공장에서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노출 여부가 유망한 중소형주를 선정할 때 꼭 필요한 요소다. 중소형주 유망 종목으로는 엔씨소프트, 한화케미칼, 웅진코웨이, CJ제일제당, 신성홀딩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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