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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와인’ 마셔도 필름 끊길까

‘김혜수 와인’ 마셔도 필름 끊길까

"한달에 두 번 이상 필름이 끊기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합니다. 술이 없으면 불면에 시달리는 것도 경계해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면서 자신의 일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16일 저녁 허영만 화백이 만난 사람은 중앙대 한덕현 교수. 한 교수는 중앙대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하버드 의대 뇌과학 연구소의 연구 전임의와 보스턴대학 스포츠 심리 연구원을 거쳤다. 그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도박, 인터넷 등 다양한 중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었다. 한 교수는 “중독은 크게 마약, 알코올, 카페인처럼 화학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중독과 인터넷이나 도박 등 비화학적인 중독으로 나뉜다”며 “둘 다 보상이 빨리 이뤄질 때 중독성이 점점 강해지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올 중독은 대표적인 화학 중독이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판단 기준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그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알코올 중독에 대해선 다른 나라에 비해 관대한 편이다. 허 화백은 “아마 국제적인 기준으로 따진다면 나를 포함해 한국 성인 대부분이 알코올 중독자일 것”이라며 웃었다. 한 교수는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정상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애호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알코올 중독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술은 소주와 막걸리다. 그는 “시골에서 막걸리를 매끼 마시거나, 자기 전에 술을 마시는 것도 알코올에 대한내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코올에 내성이 생기면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셔야 하고 마시지 않으면 발한, 혈압상승, 환시, 환청, 착각 등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한 교수는 “수많은 알코올 중독자를 만나봤지만 아직까지 와인으로 알코올에 중독됐다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며“식사와 같이 하거나 천천히 마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 화백은 “아마 비싸기 때문에 마음 놓고 마시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거들었다.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들고 있는 한덕현 교수와 허영만 화백.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들고 있는 한덕현 교수와 허영만 화백.

밥상머리 토크가 열린 곳은 서울 신촌에 있는 한국식 프랑스 레스토랑 ‘남베101’. 스타셰프로 유명한 양지훈씨가 ‘한식의 세계화가 아닌 양식의 한식화’를 추구하는 레스토랑이다. 이날 등장한 음식도 이탈리안 야채 보쌈, 시사모 파스타 등 양식 메뉴를 한국식으로 조리한 요리 위주로 나왔다. 이날의 진정한 주인공은 와인이었다. G20 정상회의에 등장한 와인부터 보졸레 누보까지 다양한 스토리가 얽힌 와인들이 톡톡 튀는 요리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였다.



G20 만찬 공식 샴페인과 야채보쌈이날 밥상의 식전주는 지난 11월 11일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업무 만찬 공식 샴페인으로 제공된 들라모트 브뤼(Delamotte Brut). 입안에 둥글게 퍼지는 과일 맛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는 샴페인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샴페인과 함께 등장한 요리는 그릴에 구워 한층 부드러워진 야채보쌈. 고기의 질퍽할 수도 있는 식감을 샴페인이 경쾌하게 되살렸다. 이탈리아식 햄의 일종인 모체타와도 궁합을 자랑했다. 모체타는 이탈리아 발레 다오스타에서 뼈를 제거한 야생 염소의 넓적다리만을 골라 만든 햄이다. 소금과 설탕에 절인 고기를 최소 3~4개월 숙성시켜 만든다.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들고 있는 영화배우 정준호씨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들고 있는 영화배우 정준호씨



허영만표 보졸레 누보와 삼겹살 구이매월 11월 셋째 주 목요일은 보졸레 누보가 전 세계에 출시되는 날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방에서 그해 갓 생산한 햇포도로 담근 와인을 말한다. 보졸레 누보가 출시되기 이틀 전에 열린 이날 행사에선 허 화백이 직접 레이블을 그린 ‘랑데부 보졸레 누보’를 만날 수 있었다. <박스 참조>

랑데부는 부드럽고 신선한 과실 맛과 향이 일품으로 약간의 스파이시한 뒷맛도 매혹적이다. 보졸레 누보와 함께 등장한 요리는 삼겹살. 기름진 삼겹살을 좀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매콤한 김치와 함께 구워 먹는 것이다. 김치의 이런 역할을 와인이 대신하기도하는데, 보졸레 누보가 삼겹살의 기름진 맛을 줄여주고 육질의 풍미는 한껏 살려준다.

▎서울 신촌에 있는 한국식 프랑스 레스토랑 ‘남베101’의 양지훈 셰프와 그의 상차림.

▎서울 신촌에 있는 한국식 프랑스 레스토랑 ‘남베101’의 양지훈 셰프와 그의 상차림.



정준호 와인과 시사모 파스타영화배우 정준호가 프러포즈 와인으로 꼽았다는 샤토 드 라 리비에르(Chateau de La Riviere)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준호씨는 프랑스 3대 와인 작위인 쥐라드 와인 기사 작위를 받은 와인 애호가. 리비에르 와인은 그가 첫째로 꼽는 와인이다. 프랑스 보르도 프롱삭 지역에서 생산되는 이 와인은 그랑크뤼 못지않은 품질을 자랑한다. 부드러운 타닌과 함께 뛰어난 균형감을 갖고 있어 마시고 나면 입안에서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메를로가 메인 품종으로 블렌딩되기 때문에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토스트 향이 돋보인다. 와인에 맞춰 등장한 음식은 레스토랑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시사모 파스타. 머리부터 꼬리까지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시사모는 우리나라에선 열빙어라 부른다. 뼈째 먹으면 칼슘 보충에 탁월해 멸치와 효능이 비슷하다. 지방 함량이 적어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와인의 깊은 풍미가 파스타 위에 올려진 시사모 구이와 잘 어울렸다.



미국산 시라 와인과 안심 스테이크메인 요리인 안심 스테이크와 함께 제공된 와인은 미국의 글로리아 페레 카네로스 시라(Gloria Ferrer Carneros Syrah).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장·차관 업무 오찬에 공식 사용된 레드 와인이다. LG 트윈와인 김진섭 팀장은 “보통 구운 고기와는 레드 와인 중 카베르네 소비뇽과 많이 맞추지만 시라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선명하게 전해지는 과일 향이 고기와 잘 맞는다”고 소개했다.



김혜수 와인과 디저트디저트 와인으로는 이탈리아 와인 명가 바바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 ‘바바 로제타’(BAVA Rosetta)를 선보였다. 바바 로제타는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야생 장미 향과 맛, 코끝으로 느껴지는 가벼운 스파클링이 신선하고 향긋해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5.5%의 저도수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10~11도 정도로 차게 마시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와 매칭을 자랑하는 와인이다. 최근 영화 <이층의 악당> 에서 주연을 맡은 김혜수가 마시며 일명 ‘김혜수 와인’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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