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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를 위한 건강정보 ‘클릭’] 가려움증은 피부 위험신호

[CEO를 위한 건강정보 ‘클릭’] 가려움증은 피부 위험신호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박수성 사장은 50세가 넘으면서 버릇이 하나 생겼다. 툭하면 몸을 긁는다. 건조한 겨울철이 되면 등과 옆구리가 가려워 효자손을 끼고 산다. 밤엔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져 잠을 설칠 정도다. 우리 주변에는 박 사장처럼 계절적 요인이나 가령(加齡·나이가 듦) 등으로 인해 심한 가려움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 대체 가려움증은 왜 생기는 걸까?

우리 몸은 잠자는 동안 유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고 면역세포의 도움을 받아 몸의 상처 부위를 치료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한다. 이러한 면역세포의 리모델링 과정에 가려움증이 느껴지는 것이다.

피부 가려움증이 있는 사람은 보통 몸에 열이 많고 체온 조절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밤은 낮보다 온도가 낮아 일반 사람은 시원하게 느끼지만 체온 조절력이 떨어진 사람은 몸에서 방출되는 열 때문에 잠을 잘 때 더위를 느낀다. 이는 가려움증을 심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염증은 국소 부위에서 발생하는 면역반응으로 치유되는 과정에 가려움증이 생긴다. 염증을 진정시키려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한방에서는 인체의 전반적 대사를 활성화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양방에서는 신경계나 내분비계를 조절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이 되면 습도가 낮아 5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수증기를 발생하지 않는 난방 기구를 사용할 경우 실내 습도는 30%대 이하로 떨어져 몹시 건조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피부의 방어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면역력 떨어지면 가려움증 생겨피부의 방어기능을 주로 담당하는 부위는 바깥쪽에 있는 각질층이다. 표면은 피부막이라고 하는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피부의 세포와 한선, 피지선에서 만들어진 수분과 지방분으로 형성돼 있다. 약산성의 천연크림인 셈이다. 이 피부막은 세균의 번식이나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각질층의 세포와 세포 사이는 세라미드 등 세포 간 지질(脂質)로 메워져 있어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공기가 건조하면 이들 방어기능이 무너져 가뭄으로 말라버린 호수 밑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게 된다. 이렇게 된 피부는 자극에 약하다. 옷에 쓸리거나, 이불에 들어가 온기를 느끼는 정도의 자극에도 피부 세포로부터 히스타민 등의 화학물질이 분비돼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요즘엔 청결에 대해 민감한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목욕할 때 때 타월로 몸을 세게 미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피부의 기능을 손상하는 요인이 된다.

가려움증은 그 자체로 불쾌할 뿐 아니라 피부의 방어기능이 무너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피부는 흔히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 화장품에도 발갛게 달아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나 세균에도 감염되기 쉽다. 가려움증이 생기면 가볍게 생각할 게 아니라 피부에 대한 위험신호로 받아들이고 빨리 조치해야 한다.

피부 가려움증을 다스리는 핵심은 두 가지다. 입욕할 때 씻는 방법을 개선하고 보습하는 것이다. 그동안 표면이 거친 타월이나 나일론 때 타월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빨리 스펀지나 면으로 바꿔야 한다. 피부를 세게 문질러 때를 벗겨내지 말고 비누를 칠해 흐르는 물로 씻어내야 한다.

보습은 시판 중인 스킨케어용 로션이나 크림 등을 사용하면 된다. 10~20% 정도의 요소(尿素)가 함유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요소는 건조한 피부에 확실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다. 올리브 오일이나 동백오일, 바셀린 등을 가볍게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피부 표면에 기름막이 생겨 피부로부터 수분이 증발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습도가 30%대 이하로 떨어지면 피부 건조가 진행되기 때문에 40% 정도를 기준으로 가습을 해야 한다. 방안에 빨랫줄을 매달아 깨끗한 물로 씻은 수건 몇 장을 걸어두면 훌륭한 가습기 역할을 한다.



스테로이드제 남용 피해야피부 건조는 외적 요인뿐 아니라 내분비·대사질환, 혈액질환, 내장 악성종양, 간장질환 등 내장 질환 때문에도 생긴다. 건조한 피부라도 전신성 소양증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내과적 질환이 숨어 있지 않은지 면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내과적 질환에 의해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로 피부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식사에 의한 체질개선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식사와 알레르기의 상관관계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섭취했을 때 피부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노화도 피부가 건조해지는 원인 중 하나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피부의 발한이나 피지 분비기능이 떨어진다. 또한 각질세포 간 지질도 감소한다. 노화에 의한 건조성 피부는 ‘노인성건피증’ ‘노인성피부소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노인성건피증은 피부의 수분 부족 때문에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공기가 건조한 가을·겨울철에 잘 나타난다. 자각증상으로는 가려움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노인성피부소양증은 노화에 의해 피부의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분비되는 피지가 적어지고 발한도 줄어드는 게 특징이다.

건조성 피부나 민감성 피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극심한 사람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강력한 치료약으로 바르는 약뿐만 아니라 먹는 약 또는 주사로도 투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나친 사용은 금물이다. 피부가 검어지거나 얇아지고 항균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고지혈증이나 골다공증, 근력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계란이나 우유 등 일부 유제품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음식과 알레르기성 피부염의 인과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매운 음식은 피부에 자극적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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