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아스콘 ‘꿩 먹고 알도’
재생 아스콘 ‘꿩 먹고 알도’
도로 보수 현장에 가면 도로 한편에 수북이 쌓인 검은색 돌무더기를 볼 수 있다. 도로에서 뜯어낸 폐아스팔트 콘크리트다. 흔히 폐아스콘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폐아스콘은 땅속에 매립됐다. 그러나 현재 상당수 폐아스콘이 재활용 과정을 거쳐 재생 아스콘으로 태어난다.
재생 아스콘은 환경·경제적인 면에서 이득이 크다. 태형기업은 1997년부터 재생 아스콘을 생산해 왔다. 국내 업체 중에선 시작이 이른 편이었다. 폐아스콘에 포함된 골재는 대부분 산에서 채취된다. 아스콘의 골재를 재활용하지 않고 그만큼 새로 채취하면 산림이 훼손된다. 재생 아스콘이 환경을 지키는 셈이다.
재생 아스콘을 사용하면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재생 아스콘 가격은 일반 아스콘의 88~91%다. 가격이 많이 싼 것은 아니다. 현재 아스콘 관급 납품단가는 t당 평균 5만원 정도다. 아스콘 1만t이 들어간 공사를 진행할 때 재생 아스콘을 사용하면 500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이 회사 윤호중(55) 대표는 “재생 아스콘을 사용하면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라고 말했다. 태형기업은 현재 평택항 신부두 건설에 재생 아스콘 20여만t을 공급하고 있다. 규모가 큰 공사에 재생 아스콘을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재생 아스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독일, 일본은 1970년대부터 재생 아스콘을 사용해 왔다. 환경·경제적인 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태형기업은 국내 기업으로선 일찍 시작했지만 세계적 무대에선 후발주자다.
1991년 태형기업에 입사한 윤호중 대표는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 재생 아스콘이 깔린 도로를 수없이 걸어다니고, 재생 아스콘 공장을 찾아가 재활용 과정을 보고 또 봤다. 윤 대표는 “아직 독일, 일본 재생 아스콘 기술 수준을 따라잡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일본 업체가 태형기업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해 이 기업은 레미콘·화약 사업 등을 통해 총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에서 재생 아스콘 매출은 500여억원이다. 1967년 설립된 태형기업은 태형물산, 태형실업, 경기해운 등 계열사도 소유하고 있다. 2010년 태형기업과 계열사에서 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성, 양주, 김천 등 전국 곳곳에 회사가 있어 여러 지역 건설현장에 자재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이 태형기업의 경쟁력이다.
앞으로 태형기업은 계열사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되 재생 아스콘 생산처럼 건설자재를 ‘재활용’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선진국일수록 자원 재활용 비율이 높다”며 “재생 아스콘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건설자재를 재활용해 환경과 경제를 둘 다 살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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