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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신세대와 통하라>> 아이돌 그룹 멤버 외우고 망가진 모습도 가끔 보여야

CEO, 신세대와 통하라>> 아이돌 그룹 멤버 외우고 망가진 모습도 가끔 보여야

김상현 한국피앤지판매유한회사 부회장(오른쪽)이 책상에 걸터앉아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교육업체 디지털대성은 정기적으로 사내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연다. 다른 회사들이 개최하는 바둑대회, 등산대회, 낚시대회처럼 팀을 구성해 우승자에게 상금도 준다. 최진영 사장은 “대부분 신세대 직장인이 참가하는데 참여의식을 높이고 회사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회는 새로 온 어느 임원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다.

배영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신세대가 활력을 유지하고 기존 조직원과 잘 소통하려면 회사가 과거 제도와 관행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신세대를 조직에 융화시키려면 그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 e-메일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신세대와 함께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어 가는 매뉴얼을 만들어 봤다. 지금부터 실천하면 신세대와 통할 수 있다. 수용은 CEO에게도 미덕이다.

신세대 구성원을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가?



1. 적극적으로 소통하라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다. 대표적 소통 수단은 대화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신세대 직장인은 권위적인 상사보다 자상하고 친근한 상사에게 끌린다”고 말했다. 마음을 터놓고 하는 대화는 이런 상사와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신세대와 친해지기 위해 이 사장은 이들의 언어, 음악, 문화를 자주 접하고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또 이들과 의기투합하기 위해 자주 어울린다. 이렇게 형성된 스킨십을 토대로 함께 토론하며 조직이 나갈 방향을 납득시킨다고 그는 설명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의 고영섭 사장은 신세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뜨는 아이돌 그룹 멤버와 노래 이름을 외운다. KBS TV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 콘서트를 빼놓지 않고 보고 몇 가지 코너는 연기를 따라 해 본다. 대박을 낸 ‘시크릿 가든’ 같은 드라마는 재방을 봐서라도 스토리 라인과 등장인물을 입력해 둔다. 그는 “신세대가 좋아하는 노래, 드라마, 영화, 놀이를 경험해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언어, 취향, 트렌드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필립스전자 사장은 신세대와 드레스 코드를 맞출 줄 알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캐주얼 데이엔 청바지 차림에 버튼다운 셔츠를 걸치고 스니커즈화를 신으라고 권했다.

검색 솔루션 전문업체 와이즈넛의 박재호 사장은 “CEO와 상사가 망가지는 모습을 가끔 보여주는 게 신세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경우 술에 취해 곯아떨어진 모습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게임업계의 강자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서수길 대표는 최근 6개월 이내 입사자를 제외하고 본사 직원 500명의 이름과 얼굴을 거의 모두 외운다고 말했다. 상대방을 알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직원 이름과 얼굴을 익히기 위해 그는 사장실 벽에 직원 사진을 붙여 놓고 매월 업데이트한다. 외부 약속이 없는 날은 보통 직원 10~20명과 식사하는데 이때 ‘복습’도 하고 개인의 특성도 관찰해둔다. 신세대 구성원과 식사할 때 그들 취향의 메뉴를 고르는 게 바람직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현숙 DIT 사장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신세대가 쓰는 의사소통 수단을 함께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는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사용법을 모르고는 이제 이들과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은 신세대가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도록 강력하게 권장해야 한다고 했다. “침묵은 더 이상 금(gold)이 아니에요. 썰렁한 것(cold)일 뿐이죠.”

그는 솔직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회의도 되도록 예고하지 않고 게릴라 미팅식으로 한다. 이런 회의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참석자의 자격도 제한하지 않는다.

CJ 임직원은 1999년 말부터 직급 호칭 대신 서로 ‘님’이라고 부른다. 이재현 회장도 그룹 안에서는 이재현님으로 불린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다.

구글코리아 직원도 이원진 사장을 ‘원진님’이라고 부른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도 마찬가지다. 이 사장은 “나이와 직책을 떠나 대화가 이뤄질 때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끼고 자유로운 의사소통도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점심·저녁식사 시간을 직원들과 소통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몇 년 전 연말엔 전 직원에게 “원하면 사장과의 식사를 신청하라”는 e-메일을 띄웠다. 그 후 신청자를 부서·직급 구분 없이 열 명, 스무 명씩 초대해 밥을 같이 먹었다. 회사 창립일 같은 기념일엔 책을 사서 사인을 해 직원들에게 선물한다. 선물할 책은 받을 사람들을 떠올리며 직접 고른다.

“신세대 직원들이 내는 아이디어는 작은 것이라도 가능하면 토론을 거쳐 수용합니다. 의견이 회사 상층부에 전달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신이 회사를 움직이는 한 축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거죠.”



2. 칭찬을 많이 하라‘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영섭 사장은 “신세대 직원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 일단 칭찬하고 그 성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은 “부모의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세대인 만큼 칭찬으로 피드백해 보라”고 권했다. 신세대에게 칭찬을 많이 한다는 조영탁 휴넷 사장은 “내가 신입사원 때는 이랬다는 식의 화법은 금기”라고 지적했다.



3. 즐겁게 일할 여건을 마련하라즐겁게 일하려면 무엇보다 업무가 적성에 맞아야 한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은 “개성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자신의 실력과 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직무를 신세대 직장인에게 부여하라”고 권했다. 한현숙 사장은 회사 환경을 신세대 취향에 맞춰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를 갖는 게 멋진 양복이나 구두를 장만하는 것보다 더 신나는 세대입니다. 업무 환경도 이들이 편하게 느끼는 방향으로 달라져야죠.”



4.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라한미파슨스는 신규 입사자를 상대로 멘토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선배 사원들과의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업무를 숙달시키는 것은 물론 회사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 김종훈 회장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신세대의 특성을 인정하고 채용할 때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 신세대는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채용설명회를 부모를 대상으로 하기도 하고 채용 후 오리엔테이션 때 부모를 부르기도 해요.” 그는 업무보고를 e-메일로 받고 지시도 e-메일로 하는데 이 역시 이들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도 멘토링 제도를 활용한다. 정 사장은 “멘토링을 통해 회사 비전과 자신의 비전을 확실히 인식하고 일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업무 지시를 할 때 코칭하는 느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과제를 준다”고 했다. 예를 들면 어떤 특정한 일을 하는 게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5. 팀워크를 이루게 하라신세대는 취업 준비도 팀을 만들어 한다. 취업 면접에 대비하는 스터디 그룹도 있다. 김종훈 회장은 “신세대 직원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팀을 구성해 해결하게 해 보라”고 권했다. 협업에 능한 세대의 특성을 발휘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영관 사장은 “신세대 직장인이 조직의 주류로 자리 잡아 갈수록 이들의 의식구조를 회사의 틀에 맞추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투입해 이윤을 창출하려면 결국 회사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그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탄력근무시간제(플렉시블 타임제) ▶SNS를 통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성과를 기반으로 한 과감한 신상필벌제 ▶하위직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는 주니어 보드제 활용 등을 제시했다.

신세대 직장인은 기업의 미래이자 희망이다(구재상 부회장). 지금은 기성세대가 이 사회와 우리 기업을 이끌지만 머지않아 우리 사회를 견인할 세대다. 신세대적 가치관을 존중하더라도 조직의 핵심 가치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땐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 신세대라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심갑보 삼익THK 부회장은 “한 손엔 기본기를 다지는 강도 높은 교육, 다른 한 손엔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환경 및 시스템을 들고 이들을 맞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무리 창의적인 인재가 들어오더라도 그런 자질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이 제공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어요. 그래서 리더인 CEO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김태영 사장은 “회사가 기존 전통을 고집하면 신세대는 직장생활을 재미없어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전통과 새로운 문화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는 CEO의 소통 의지에 비례합니다.”

최형우 판도라TV 대표는 젊고 도전적인 인재들이 조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조직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했다.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직역하면 ‘주머니 속에 든 송곳’인데 이 말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재는 송곳처럼 뾰족해 숨어 있어도 드러나게 돼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재는 그 뾰족함 때문에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한다는 뜻이죠. 기존 조직의 틀과 사고방식이 바뀌는 과정은 통증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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