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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카지노 왕국 휘청휘청

트럼프 카지노 왕국 휘청휘청

부동산 재벌이자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는 내년 미국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뛰어난 사업 수완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며 공화당 대통령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을 내건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들은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에도 계속 자금난에 허덕인다.

트럼프 타지마할, 트럼프 플라자, 트럼프 마리나를 소유한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2010년 어림잡아 6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1년 초반 분위기도 좋지 않다. 뉴저지 카지노 감독당국에 따르면 1분기 수입이 16% 감소했다. 2010년 파산보호 신청은 세 번째였다. 2005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지 5년 만이었다.



애틀랜틱시티 도박 수입 감소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는 NBC 방송에서 ‘수습사원(Apprentice)’을 선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참가자에게 정말로 벅찬 과제를 제시할까 고민할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가장 살아남기 힘든 도박시장에서 영업 중인 그 회사의 회생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이다.

지금껏 애틀랜틱시티는 펜실베이니아 같은 이웃 주에서 찾아오는 사람의 비중이 상당히 컸다. 하지만 그 주들이 자체 도박시설을 많이 세우면서 애틀랜틱시티의 도박 수입이 감소했다. 지난해 도박 수입은 36억 달러로 2006년 대비 29% 감소했다. 트럼프의 카지노는 이 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쇠락한 해변 도시 애틀랜틱시티는 관광객이 도박 외에 할 일이 별로 없다. 11개의 카지노가 대부분 세워진 지 적어도 수십 년이 지났으며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과 웅장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객실, 음식, 엔터테인먼트 등의 시설도 마련됐지만 거의 모두 도박장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된다. 이런 관행 탓에 애틀랜틱시티는 라스베이거스와 달리 전적으로 도박에 의존하게 됐다.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기업가치는 3억 달러에 불과하다. 20억 달러를 웃돌았던 2007년의 고점에서 한참 미끄러져 내렸다. 실적 기대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투자자가 파산 또는 자금난에 처한 기업의 채권을 인수하는 이른바 부실채권 투자로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이런 투자에 어떤 함정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애버뉴 캐피털은 마크 래스리가 운영하는 140억 달러 규모의 뉴욕 헤지펀드다. 이 회사의 기업채무 전문가는 트럼프 엔터테인먼트가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전에 그들의 부채 12억5000만 달러 중 상당 부분을 사들였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마친 회사에 2억2500만 달러를 새로 투자해 주식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파산법원에 제출해 승인 받았다.

새로 인수한 주식의 가치는 본전도 못 찾는 수준이다. 투자단은 주당 25달러 선에 신주를 인수했지만 올해 이 회사 주식의 장외시장 거래가는 주당 5달러에 불과하다. 이 종목은 2012년까지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어려울 듯하다. 발행주식 수는 1070만 주에 달한다.

이 회사의 전 회장인 트럼프가 새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맡은 역할은 없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동안 그는 카지노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대가로 5%의 지분을 받았다. 이 지분의 현재 시가는 300만 달러도 안 된다. 그는 파산보호 신청 전 이 회사의 지분 24%를 소유했다.

트럼프는 4월 29일 이 회사를 “훌륭한 기업”이라며 “부채가 크게 감소했고 애틀랜틱시티는 여전히 대서양을 끼고 있는 좋은 도시”라고 말했다. 투자단은 지난해 후반 베테랑 카지노 경영자 로버트 그리핀을 CEO로 영입했다. 비용삭감이 그의 전략인 듯하다.

조셉 와이너트가 선임 부사장으로 있는 스펙트럼 게이밍 그룹은 뉴저지를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연구·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는 "이 경영진은 현실을 인식한다”며 그리핀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또한 “애틀랜틱시티 시장은 조만간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기가 힘들다”며 “이 도시는 도박 말고도 사람들이 찾아갈 만한 이유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엔터테인먼트는 핵심 자산인 트럼프 타지마할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마리나는 비공개 회사인 랜드리스 레스토랑 체인에 3800만 달러에 매각될 예정이다.



트럼프 타지마할마저 적자

트럼프 엔터테인먼트의 재무구조는 파산보호 신청 이후 크게 개선됐다. 억만장자 칼 아이칸으로부터 12%의 높은 이자율로 3억4600만 달러를 차입했다. 지금은 8600만 달러의 현금도 보유한다.

영업은 별개 문제다. 타지마할은 지난해 4억 달러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의 영업이익)는 3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트럼프 플라자의 EBITDA는 마이너스 1200만 달러다. 연간 이자비용 4000만 달러, 회사 운영 간접비 2000만 달러, 자본지출을 제하고 나면 적자다.

몇몇 부실 카지노가 문을 닫으면 애틀랜틱시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2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된 레블 카지노가 2012년 문을 열 예정이다. 화제는 불러일으키겠지만 기존 카지노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여야 한다.

낙관론자는 새 경영진이 타지마할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타지마할의 연간 EBITDA가 7500만 달러에 달하고 플라자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매각된다면 주주들도 본전치기 또는 이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 트럼프 카지노가 흑자로 돌아설지 아니면 애틀랜틱시티의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네 번째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될지 가닥이 잡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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