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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es] 너흰 ELS(주가연계증권)니, 우린 DLS(파생결합증권)야~

[Riches] 너흰 ELS(주가연계증권)니, 우린 DLS(파생결합증권)야~

서울 도곡동에 거주하는 L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목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 그 후에는 주식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우량 회사채 등으로만 자산을 운용했다. 그러다 적어도 원금은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추천 받은 원금 보장형 DLS(파생결합증권)에 가입해 적잖은 수익을 거두면서 DLS 매니어가 됐다. 금 관련 DLS, 유가 관련 DLS, 농산물 관련 DLS 등에 투자해 원금 보장을 받으면서 10~15%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는 꽤 많은 사람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금융상품이다. 가입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DLS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금융상품이다. DLS는 ‘Dericatives Linked Securities’ 의 약자다. 굳이 번역을 한다면 ‘파생결합증권’ 정도가 될 것이다.



DLS는 다양한 자산 바탕 설계ELS를 ‘주가연계증권’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ELS의 기초 자산이 개별종목의 주가나 한국의 KOSPI200 또는 홍콩의 HSCEI와 같은 주가지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ELS는 대개 ‘삼성전자 주가가 70만원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연 10% 수익을 지급한다’ 또는 ‘KOSPI200 지수가 1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10% 수익을 지급한다’ 는 등의 조건으로 상품을 만든다.

강남 부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DLS는 주가나 주가지수가 아닌 실물자산, 금리, 원자재, 신용 등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상품을 만든다. 지금까지 원유, 금, 천연가스, 국고채금리, CD금리, 환율, 기업의 신용사건 등 기초 자산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ELS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DLS의 장점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에서는 선물·옵션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주가가 내릴 때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 주가가 오를 때나 주식이나 ELS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DLS는 주식뿐만 아니라 원자재, 금리, 환율 등에서도 분산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성형외과 의사인 A원장은 주가지수가 2100 선에 이르자 그동안 가입한 랩어카운트를 모두 해지하고 새로운 투자대안을 찾다 유가 관련 DLS에 주목했다. 그가 대안에 투자한 사이 주가도 어느 정도 더 올랐지만 유가가 그보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맞아떨어졌다.

DLS는 원금 보장형으로 짜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안전성을 선호하는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임대업을 하는 C대표는 금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보며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괜히 상투를 잡는 게 아닌가 싶어 망설였다. 그런 걱정으로 지난해 내내 금값의 고공행진을 지켜만 봤다. 그러다 올해 초 18개월 만기로 원금이 보장되는 금 관련 DLS 상품이 나온 걸 보고 즉시 가입했다. 이처럼 DLS 상품은 원금 보장형 형태가 많아 일정한 수익을 추구하되 원금 보존욕구가 강한 강남 부자들이 앞다퉈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익을 매월 지급하는 형식의 상품도 나와 은퇴자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일부 DLS는 단기 투자처의 역할도 한다. 부동산 매각자금 50억원을 1개월 정도 단기로 잠시 굴리려던 K사장은 은행의 1개월 만기 예금의 금리가 너무 낮아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CD금리와 연동된 DLS 상품에 가입했다. 이 상품은 1개월 후 만기 시점의 CD 91일물 금리가 5% 이상이면 연 3.41%를, 5% 미만이면 연 3.4%를 받는 구조였다. 이처럼 1개월 또는 3개월 만기 DLS 상품의 금리 경쟁력이 있어 단기 자금을 운용하려는 자산가가 선호하고 있다.

사모펀드처럼 사모 DLS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강남의 자산가들은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상품을 직접 디자인해 만들

어 달라고 요구하곤 한다. 일정 금액(10억원) 이상이 돼야 사모펀드를 단독으로 설정할 수 있지만, 49인을 넘지 않는다면 소수의 투자자가 모여 사모펀드를 직접 설정할 수도 있다. 투자 대상과 투자 전망이 비슷한 소수의 투자자끼리 모여 맞춤식 DLS를 설정할 수 있다. 강남의 PB센터에서는 이런 사모 DLS를 자주 설정한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모은 건 금 선물과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원자재 DLS와 옥수수·대두 등 농산품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DLS였다.



원금 보장 여부 따져 보길이런 많은 장점이 있지만 DLS가 만능 상품은 아니다. 무엇보다 기초자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통 ‘유가’라고 말하는 것도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다양하다. 뉴스에 주로 나오는 유가로는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산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유(WTI)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금융상품에서 이용하는 건 대부분 WTI 선물가격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거래가 가장 활발하고, 금융 상품화에도 유리하다. WTI는 미국 밖으로 수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가입하고자 하는 DLS의 기준 지수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그 지수의 과거 등락 및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최근 은 가격이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처럼 주가 못지않게 가격 변동성이 큰 원자재가 많다.

거의 대부분 원금을 보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에 손실 위험이 뭔지도 파악해야 한다. DLS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원금 보장형, 월 지급식, 조기 상환형, 디지털형 등 수익 구조가 다양하다. 수익 구조가 복잡한 만큼 손실 조건 역시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원금손실 조건을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DLS가 있지만, 원금이 손실될 수 있는 조건을 달고 있는 DLS도 적지 않다. DLS에 가입할 때 전문가와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투자 종목에 대한 분산, 투자 시점에 대한 분산 역시 반드시 지켜야 할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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