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세계 평정한 `작은 거인`이 몰려온다
[Car] 세계 평정한 `작은 거인`이 몰려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1분기 수입차 판매량은 2만57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9917대보다 29% 넘게 늘었다. 올해는 수입차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지난해 7%에서 올해 10%대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는 3월에 월 판매 대수 1만 대를 넘어섰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이후 처음이다. 1분기 수입차 점유율은 현재 7.9%대로 치솟았다. 수입차 바람이 거세지자 BMW가 한국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 오르는 만큼 매출도 늘었다. 수입차협회에 공식 등록된 23개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5조5000억원(병행 수입업체 판매 제외)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3위 업체인 한국GM의 국내 매출액 1조7572억원의 3배를 웃돈다. 2위 기아자동차의 국내 매출 9조1823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30~40대 중산층 겨냥
월드 베스트 셀링카가 한국시장에 잇따라 몰려오는 점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도요타는 올 들어 준중형 세단 ‘코롤라’를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폭스바겐이 준중형 세단 ‘제타’의 새로운 모델을, 포드는 중형 세단 ‘퓨전’을 내놨다. 모두 월드 베스트 셀링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모델이다. 월드 베스트 셀링카는 많은 사람이 타는 대중적인 차량이다. 수입차 업체가 이런 대중차를 내놓는 건 국내시장에서도 수입차가 특별한 차가 아니라 대중차로 접어드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저변이 넓어져 작은 차도 팔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세계적으로 잘 팔린 준중형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의 코롤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다. 1966년 1세대 모델이 등장한 이후 4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3700만여 대가 팔렸다. 지난 10년간 판매량만 계산해도 1100만 대에 이른다. 도요타 측은 “코롤라는 40초에 한 대꼴로 팔렸다”고 말했다. 10세대 코롤라는 배기량 1800cc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준중형차 급이다. 가격은 수입차에서 보기 드문 2590만~2990만원대다. BMW·폭스바겐·벤츠 등 독일 차에 밀려 반전을 노리던 도요타의 야심작이다.
다만 일본 대지진으로 생산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기대만큼 많이 팔진 못했다. 고급 옵션을 따지는 수입차 고객이라면 코롤라의 제품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준중형차 특성상 편의사양은 그리 많지 않다. 도요타 측은 올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5월 초 신형 제타를 선보였다. 제타는 197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세계적으로 960만 대 넘게 팔린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6세대다. 제타는 지금껏 해외에서는 잘 팔렸지만 국내에서는 달랐다. 골프가 1만 대 넘게, 파사트는 8400대 팔렸다. 제타는 2000대에 불과하다.
신형 제타는 이런 부진을 만회할 듯하다. 무엇보다 수입 디젤차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요즘 베스트 셀링 모델 10개 중 예닐곱 개가 디젤차다. 특히 폭스바겐이 친환경 고연비 디젤차의 선두 주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신형 제타에 호재다. 신형 제타가 나오기 전 사전 계약만 400여 대에 이르렀다. 5월 중순까지 600여 대가 계약돼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제타 2.0TDI는 자동변속기를 얹고도 연비가 L당 18.0㎞를 공인 받았다. 제타 1.6TDI 블루모션은 L당 22.2㎞로 국내 하이브리드차를 뺀 내연기관차 중 최고 수준이다. 신형 제타는 1.6TDI 블루모션 모델이 3190만원, 2.0TDI모델이 3490만원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 대중화 성큼 국내에 대형급 모델을 많이 내놓았던 포드 역시 5월 들어 중형 베스트 셀링 카인 ‘퓨전’ 카드를 꺼냈다. 퓨전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20만 대 넘게 팔려 베스트 셀링 톱 10에 이름을 올린 차다. 이번에 판매되는 퓨전은 디자인과 안전·편의 장치를 개선한 2011년형 모델이다. 2500cc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퓨전의 외관은 날렵하다.
돔형 후드와 과감한 크롬 그릴을 채택한 앞부분만 봐도 스포티함이 묻어난다. 계기반은 화려한 후광 조명과 블랙 렌즈 등 3차원 요소들이 가미돼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 계기반 같다. 중후함과 스포티함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확연히 갈릴 듯하다. 가격은 3750만원부터다.
이런 차의 공통점은 준중형·중형 급으로 국산 중형차를 사려는 고객이 비교적 부담 없이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잘 팔린 이유이기도 하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과거엔 제한된 사람만 수입차를 타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지 않아 비싼 차만 팔았지만 이제는 월드 베스트 셀링카를 팔 수 있을 만큼 국내시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 수입차 회사 사장은 “수입차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AS(애프터서비스) 문제만 잘 풀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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