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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week 2011 Green Rankings] 세계의 친환경 기업 100

[Newsweek 2011 Green Rankings] 세계의 친환경 기업 100


정부의 환경보호 노력은 많이 약화됐지만 뉴스위크가 매년 발표하는 순위는 어떤 기업들이 꾸준한 실적을 올리는지 보여준다



IAN YARETT 기자2년 전 뉴스위크가 처음 그린 랭킹을 발표했을 때는 기후변화가 주요 의제였다. 미국 하원은 이산화탄소에 값을 매기는 배출권거래제 법안(cap-and-trade bill)을 통과시켰으며 세계의 경제대국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합의해 새로운 역사를 쓰는 듯했다.

그 뒤로 적어도 공공부문에서는 녹색 운동의 탄력이 크게 떨어졌다. 2009년 말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는 합의 없이 끝났으며 미국의 기후과학은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 등에 의해 정치화됐다. 의회의 회의적인 태도에 지속적인 경기침체가 겹쳐 환경규제론이 설득력을 잃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녹색 운동의 움직임이 있다(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최근 탄소세가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 진행속도가 더디다.

멈칫거리는 정부와 달리 세계의 대기업 다수는 꾸준함을 보인다. 뉴스위크 리스트의 상위 기업들은 요즘 같은 경기침체에도 갈수록 끈기 있게 그린 프로젝트에 접근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 듯하다. 그린 운동은 지구뿐 아니라 기업경영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선택이다. 미시건대 로스 비즈니스 스쿨의 토머스 라이언 교수는 “대기업들은 이 문제에서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기업경영자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폐기물이 그들의 이익을 잠식하며 예컨대 버려지는 에너지를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이 억제되는 한편 수익이 커진다는 점이다. 우리의 미래에는 한때 당연시했던 자원(물, 토지, 광물, 화석연료)이 부족해지면서 비싸진다. 그런 어려운 미래에 성공하도록(나아가 이익을 올리도록) 지금 대비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 조만간 명료한 정책이 나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미국 리스트의 63위에 오른 GE에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친환경적 상상력을 뜻하는 GE의 미래전략) 프로그램을 이끄는 마크 버숀이 말했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분야를 선도해나가는 일을 바로 기업이 맡아야 할지도 모른다.”

Newsweek.com/green에 전재된 뉴스위크 그린 랭킹은 두 개의 리스트로 이뤄진다. 하나는 미국의 500대 기업을 조사했으며 다른 하나는 세계의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모두 환경실적 면에서 앞서가는(또는 뒤처지는) 기업들을 부각시킨다. 이 리스트는 선도적인 두 환경 리서치 기업 트루코스트와 서스테이널리틱스와 협력해 작성됐다. 기업들의 환경영향(온실가스 배출과 물 소비 등), 관리(환경정책, 프로그램, 운동 등), 정보 공개(기업 보고서와 투명성 운동 참여도)를 평가한다. 기초자료는 해당 기업 등 다양한 출처에서 추출해 신뢰도를 심사했다. 뉴스위크가 조사한 수백 개 기업이 매년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모두 60억t을 넘는다. 미국이 매년 쏟아내는 전체 배기가스 배출량과 엇비슷하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배기가스를 포함할 경우 그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예컨대 델이 판매하는 컴퓨터가 소비하는 에너지). 그러나 그린 운동을 가장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기업들은 생산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뿐 아니라 더 효율적인 제품을 생산해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뉴스위크 랭킹은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미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뒤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리스트에서 상위 미국기업으로는 IBM이 2위, HP가 15위에 올랐다. 그 사이에는 다수의 유럽 기업뿐 아니라 호주, 브라질, 인도, 캐나다, 일본, 멕시코 회사들이 있다(월마트의 멕시코 현지법인은 14위). 대체로 유럽의 엄격한 규제환경 때문에 정보의 투명성에 관한 한 유럽기업들의 독무대다.

올해의 글로벌 리스트에선 기술과 금융 서비스 회사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전기·가스·수도 업체들에 비해 본질적으로 환경영향이 적은 업종이기 때문이다.

미국 리스트의 1위에 오른 IBM은 20년 넘게 자사의 환경영향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개해 왔다. 그 기간 동안 540만kwh의 전력을 절약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4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약했다. 에너지 효율과 절약은 “업무상 손쉬운 일”이라고 IBM의 지속가능성을 담당하는 웨인 발타 부사장이 말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친환경 노하우를 자신들의 사업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널리 확산시켰다. 예를 들어 고객들의 사업장 내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만한 부분을 찾아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식이다.

생산공정이 없고 한정된 공급망을 둔 은행과 보험사들은 비교적 환경 영향이 적은 편이다. 글로벌 리스트에선 독일계 기업 뮌헨재보험(Munich Re)이 선두를 차지했다. 그러나 금융기업이라고 해서 당연히 높은 순위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그들의 투자대상 기업 중에는 석탄 광업이나 가스 시추 등 환경에 해로운 활동을 하는 회사들이 있다. 올해 처음으로 최신 온실가스산정·보고(Greenhouse Gas Protocol) 기준에 따라 그런 위험을 전적으로 순위에 감안했다. BNY 멜론(글로벌 리스트 466위) 같은 회사들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지 못한 데는 그런 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글로벌 리스트에서 9위를 차지한 필립스는 자본재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톱 10에 올랐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데도 불구하고(기본적으로 금융업이나 소프트웨어업보다 환경오염이 더 심하다) 탁월한 환경관리와 투명한 정보공개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를 들어 제조공정 폐기물의 재활용과 유독성 화학물질의 단계적 사용중단 노력에 초점을 맞춰 그 영향을 완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IBM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 같은 고객들의 환경영향까지 줄여주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이 회사는 2015년까지 그린 제품의 비중을 전체 매출의 절반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GE의 버숀은 “흔히 우수한 경영실적과 탁월한 환경실적 중 택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혁신을 통해 두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With NINA STROCHLIC

번역 차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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