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chest people in America] The Last Roundup
[The Richest people in America] The Last Roundup
테드 터너(Ted Turner)는 CNN 운영에서 손을 뗀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세계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72세인 그는 과거처럼 호전적이지는 않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낙태 반대론자들을 ‘멍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미디어 라이벌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을 향해 주먹을 쥐며 도전장을 낸 것도 이제 오래전 얘기가 됐다. 기후변화로 초토화된 지구에 몇몇 육식동물만 어슬렁거릴 것이라던 그의 극단적 예측도 이제 퇴색됐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 열정적이다. 그는 “나는 코끼리도 좋아하고 고릴라도 좋아하고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하나의 종만을 골라야 한다면 여자를 선택할 것이다(그는 세 번 이혼했다)”라고 말한다.
그는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그는 “여성 문제에서 최악은 성기 훼손이다. 일부 부족의 경우 여성 성감대를 도려내 쾌감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든다. 이는 어딘가에서 읽은 내용을 말하는 것이지만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타임 워너(Time Warner)에서 자리를 잃었을 때 세상을 구하는 일에 남은 시간과 남은 20억 달러의 재산 대부분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을 보호하고, 가난을 종식하며, 핵무장 해제를 옹호한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자식들은 모두 터너재단(Turner Foundation) 이사회 멤버며 자연과 미디어 속에서 자신들의 관심사를 추구하고 있다.
25세 연하 여자친구인 소설가 엘리자베스 듀베리(Elizabeth Dewberry)와 그의 관계는 배우자 같은 편안함이 있다. 그는 “나는 아직 계속 일하고 있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애틀랜타 시내에 있는 터너빌딩 사무실 창문에서 여러 개의 태양광판으로 덮여 있는 주차장을 가리키며 “저거 아름답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주차장은 주로 검은색이어서 열을 반사하기보다 흡수하기 때문에 쓸모없는 공간이다. 나는 주차공간을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칠하는 운동을 할 예정이다.”
터너의 가장 큰 업적은 역시 그의 사무실에서 5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CNN 방송센터다. 1980년 CNN이 24시간 케이블 뉴스방송을 시작했을 때 전 세계의 주요 뉴스가 이 방송을 타고 계속 흘러나왔다. 당시 그처럼 획기적인 것은 없었다. 이란 미 대사관 점거, 이스라엘과 이집트 평화조약,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따른 올림픽 반대, 이란-이라크 전쟁,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당선 등을 담은 장면이 CNN을 타고 알려졌다. 과거에 사람들은 이런 사건에 대해 타임, 뉴스위크, 뉴욕타임스 등의 기사를 읽어야 했으나 CNN은 이런 내용들을 사람들이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터너는 CNN 방송을 통해 지구촌 대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의 얘기다. “나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친구들을 만들었다. 그것이 고객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공산국가인 중국, 소비에트연맹이었던 러시아에도 창구가 있었다.”
96년 터너방송시스템(Turner Broadca-sting System)과 타임 워너(Time Warner)의 합병이 CNN의 정점이었다. 이 합병은 동시에 테드 터너 쇠퇴의 시작이었다. 바로 그해 머독은 폭스 뉴스 채널(Fox News Channel) 방송을 발족했고, 오늘날에는 평가 면에서 CNN을 앞서고 있다. 터너는 타임 워너 CEO인 제리 레빈(Jerry Levin)과 충돌했고 케이블 네트워크의 책임자에서 부회장으로 물러앉았다. 그리고 2006년 이사회를 떠났다.
2000년 한때 터너가 갖고 있던 타임 워너 주식가치는 91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과의 참담한 합병 이후 주식가치는 무려 80%나 줄어들었다. 터너는 “20억 달러로 그럭저럭 지낼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돈 이상의 것을 잃어버렸다고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워한다. 터너의 큰딸이자 환경론자인 로라 터너 세이델(Laura Turner Seydel)은 “테드가 떠난 뒤 회사는 많이 변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하는 문화를 잃어버렸다. 이들은 좋은 프로그램을 없애고 과거에 만들었던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터너의 사무실은 지나간 영광의 순간들을 담은 박물관이 돼버렸다. 이 사무실에는 그가 쿠바의 카스트로(Castro), 전 유엔 사무총장인 코피 아난(Kofi Annan), 러시아의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빌 클린턴(Bill Clinton), 지미 카터(Jimmy Carter) 대통령 등 과거 세계의 지도자들과 찍은 사진이 즐비하다. 터너는 “여기 오바마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 하나 있다”며 “그를 만났을 때 ‘오랜 시간 당신을 만나기를 기다려왔습니다’라고 했다”며 말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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