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es] 100세 시대 맞는 주거·건강·투자 관리
[Riches] 100세 시대 맞는 주거·건강·투자 관리
대기업 임원인 A씨는 서울 압구정동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부자지만 은퇴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계속 압구정동에서 살 필요가 있을까” “지금처럼 주식 등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게 위험하지 않을까” “술과 담배로 찌는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걱정인데,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모아놓은 재산은 꽤 많지만 은퇴할 때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결정해야 할 게 갑자기 많아지게 마련이다. A씨와 마찬가지로 은퇴를 앞둔 강남의 자산가들도 은퇴생활이라는 인생의 제 2막을 열어야 하는 변화를 두려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은퇴를 앞둔 강남 부자들의 공통 이슈는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거주지, 건강, 경제 문제 등이 화두다.
우수한 학군 또는 거주환경 등 강남에 자리 잡은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강남 지역에 대한 주거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그래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각자의 필요에 따라 은퇴 후 거주지에는 색다른 변화를 추구하기도 한다.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타워팰리스와 같은 도심의 주상복합 주거 공간에서 벗어나 교외의 타운하우스로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전원주택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립된 구조의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 되면서 전원주택보다는 함께 모여 단지를 이루는 형태인 타운하우스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판교·성남·분당 등 강남 생활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의 타운하우스를 중심으로 강남 부자가 몰리고 있다. 대부분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를 한 경우가 많다. 일단 자녀의 교육문제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강남 빌라촌도 인기서울 방배동·양재동·청담동 등을 중심으로 발달돼 있는 고급 빌라촌도 과거에 비해 은퇴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아 투자 차익을 거둘 수 없다는 게 상대적인 약점이었지만 최근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강남 부자들은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중소기업 오너인 B씨는 건강하던 친구가 갑작스럽게 대장암 진단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운명을 달리한 일을 겪고 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B씨는 평소 친구들에게 구두쇠로 불릴 만큼 검소하게 살아왔지만,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해마다 이른바 ‘VIP 검진’이라고 부르는 정밀 건강검진을 꼬박꼬박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에서는 50세 이상의 VIP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본 비용이 400만원 대부터 시작한다. CT 촬영이나 MRI 촬영 등을 추가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7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또 ‘숙박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건강상태 확인 및 건강진단 프로그램 구성에서 결과 상담까지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의전차량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한 후 코디네이터 및 주치의 상담, 건강검진 준비, 강남센터에서의 원스톱 건강검진, 결과 상담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은퇴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건강검진 준비 과정부터 결과 상담까지 ‘휴식’과 ‘재충전’ 차원에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런 서비스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는 게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학병원 강남센터뿐만 아니라 강남에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현대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강남성모병원 등도 VIP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헬스케어’의 컨셉트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
노후에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관심사다. 중소 제조업체 오너인 C씨는 지금까지 매우 공격적으로 굴리던 금융자산을 은퇴를 맞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벌였다. 주식 50%, 국내 주식형펀드 20%, 해외 주식형펀드 30% 등으로 구성했던 포트폴리오에서 절반을 현금화했다. 대신 그걸 안정적으로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넣었다. 각 증권사에서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월 이자 지급식 상품은 은퇴자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만기 때 이자나 수익을 한꺼번에 지급받는 형태에서 벗어나, 매월 월급 받듯이 현금을 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월 지급식 ELS 상품이다. 주가 조정기에 강남 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안전성과 더불어 현금 흐름을 창출이란 장점을 겸비한 상품이다. C씨는 KOSPI200 지수와 홍콩의 HSCEI 지수와 연동된 월 이자 지급식 ELS에 10억원을 넣었다. 매월 두 주가지수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세전 월 1.0%인 1000만원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C씨는 이 돈으로 생활비로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주에게 용돈도 주고 있다.
정기적으로 현금을 만질 수 있는 게 중요한 은퇴자에게 인기가 많은 금융상품으로는 비과세즉시연금, 맥쿼리인프라펀드, 하이일드채권형펀드 등도 있다. 비과세즉시연금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부동산 부자인 D씨는 5월에 즉시연금에 가입해 8월부터 받고 있는 연금으로 매월 적립식펀드에 다시 투자하고 있다.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전략이다.
안전성과 수익성 동시 만족역시 부동산 부자인 E씨 부부가 함께 각각 1억원씩 가입한 맥쿼리인프라펀드는 6개월마다 분배금을 지급한다. 1인당 1억원까지 6.6%의 분리과세라는 점과 매년 분배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대상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물가상승률과 연동된 최소 수입보장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어 인기다. E씨 부부는 맥쿼리인프라펀드에서 나오는 분배금으로 자녀, 손주와 함께 떠나는 가족 여행경비로 쓰고 있다.
하이일드채권형펀드는 각국의 비우량 채권에 투자해 매월 이자를 받는 형태의 펀드다. 주식시장과 상관계수가 낮아 안전성을 추구하는 은퇴자의 구미에 딱 맞는 펀드다. 수백개가 넘는 다양한 채권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켜 비우량 채권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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