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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論濁論] - 제주도를 신한류의 중심지로 만들자

[淸論濁論] - 제주도를 신한류의 중심지로 만들자

산과 섬을 보기 어려운 중국인들에게 한라산과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제주도 여행은 로망이 됐다. 게다가 중국인이 좋아하는 카지노도 있다. 12월 중순에 코트라가 주최한 중국 화동지역 4개 도시의 대한 투자유치 설명회를 다녀왔다.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만난 많은 중국인의 관심은 더 이상 대장금의 ‘영애’가 아니라 환상의 섬 ‘(제)주도’씨였다.

금융위기까지 비켜간 중국의 소비시장은 엄청나다. 1인당 소득 4000 달러의 못사는 나라 중국에 천만장자가 96만명이나 있다. 세계 명품의 27%를 소비하는 세계 2위의 명품소비국이다. 중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기를 부양하려고 자동차, 가전, 건자재의 구매에 우대혜택을 주는 정책을 썼다. 덕분에 한국 증시에서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으로 대표되는 중국 관련주가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지금 연간 1000만 채의 집을 짓고 1800만대의 차를 사고 있다.

집 사고 차를 산 다음은 해외여행이다. 요즘 중국 관광객의 해외 쇼핑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신용위기로 경제가 엉망인 유럽증시에서 버버리, 에르메스 등 명품기업의 주가는 적게는 20%, 많게는 60%나 올랐다. 중국 관광객이 유럽 명품을 싹쓸이한 덕이 컸다. 한국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제주도 면세점의 70%를 싹쓸이하고 10월 초 국경일 연휴 2주간 2조7000억 원을 쓰고 갔다.

중국의 해외관광이 자동차, 휴대전화 수출에 이은 한국의 새로운 대중국 먹을거리일 수 있다. 배우 이영애씨의 대장금에 취했던 중국의 중년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어서다. 요즘 한류의 대세는 하의실종 패션과 골반댄스로 시선을 사로잡는, 몸으로 부르는 K-POP이 대세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노래는 몸이 아니라 심장을 울려야 한다. 몸이 아니라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곰삭은 가창력에서 나온 감동이어야 오래간다. K-POP이 미국과 유럽에서 대박이라지만 정작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는 소식이 깜깜하다.

이젠 우리 연예인들이 중국으로 찾아가는 한류 말고, 중국의 아웃바운드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류를 생각할 때다. 2010년에만 5739만의 중국 관광객이 해외여행을 했다. 한국에는 187만 명이 다녀갔다. 이런 추세면 2020년이면 중국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이 몰려 올 거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을 여행한 중국 관광객들은 평균 9.4일을 머물고 다른 외국인 관광객의 보다 평균 50%나 많은 2000 달러 넘게 쓰고 간다.

천혜의 섬 제주도를 활용한 중국인 관광유치는 반도체, 자동차, 휴대전화보다 더 부가가치가 높을 수 있는 사업이다. 중국의 한국 여행객 대부분은 쇼핑과 카지노 등 유흥오락이 우선이지만 성형 미용 등 건강 관련 여행도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도와 한류관광의 절묘한 결합으로 반도체와 자동차에 버금가는 새로운 신성장산업을 만들 수 있다. 한국에 오는 연간 200만 명의 중국 관광객 가운데 성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겨냥해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수십 개를 묶어 지주회사를 만들어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제조업이 떠나가는 한국에서 고용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 방법이다.

이젠 잊혀져 가는 한류, 대장금의 이영애씨가 아니라, 21세기 불로초인 줄기세포와 쇼핑, 그리고 카지노로 단장한 제주도를 통해 신한류를 만드는 게 우리가 중국 덕분에 잘 먹고, 잘 사는 또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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