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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한국의 신용등급 올라가면…

[Finance] 한국의 신용등급 올라가면…

유로존 위기의 논란 속에서 2012년 1월 1일 한국 금융시장에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는 뉴스가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피치는 2011년 11월 7일에도 한국의 대외자금 조달능력을 고려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때 피치는 “12~24개월 후 한국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미국에 이어 일본·프랑스 등 선진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기조 속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등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피치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A+’, 이를 올리면 ‘AA’등급이 된다.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면 한국 기업이나 은행의 해외 조달금리가 떨어진다. 해외에서 한국 기업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할 때 보다 싸게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한 신한금융지주 FSB연구소 차장은 “국내 기업이나 은행이 외국에 진출해 투자금을 모을 때 유리할 것”이라며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면 특히 아시아에 진출하는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국가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의 자산을 사거나 투자하려는 기업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며 “역으로 한국을 안정적으로 보는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한국 기업의 안정성이 강조돼 주식·채권·환율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이미 외국인이 한국의 신용도를 인정하고 있어 등급 상향 이전부터 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외국에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를 물어야 한다. ‘AA’등급으로 올라가면 유럽 선진국이나 호주 등과 비슷한 신용등급이 된다. 선진국의 기업이 발행하는 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국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민수 산업은행 외화운용부장은 “한국 주식을 사려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채권 발행 여건이 좋아지며 외환수급 불안정 우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외국계 투자은행은 각자 고유의 투자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그중 주요한 기준이 국가신용등급이다. 이들은 내부규정상 각 등급별 투자 규모와 용처를 정해놨다. 등급이 상향되면 이전보다 많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다.

박 부장은 “해외의 펀드나 연기금, 헤지펀드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정도, 다른 국가 신용등급 강등 정도를 보고 투자 방향과 투자 한도치를 재조정한다”며 “다른 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은 한국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AA+’다. 한국보다 4단계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등급 1단계마다 채권 조달금리가 약 0.2~0.3%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는 현재 외국환평형채권 등을 발행할 때 미국보다 0.8~1.2% 비싼 이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등급이 1단계 높아지면 0.6~0.9%만 더 내면 된다. 이한 차장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한국의 신용등급 차이가 더 벌어지면 한국의 달러 조달능력을 신용상품으로 삼는 국가간 아비트라지(무위험차액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상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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