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기업들 속속 입주, 복합 라이프 스타일 누린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기업들 속속 입주, 복합 라이프 스타일 누린다
사진 전민규 기자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를 표방하는 인텔리전트 건물에 입주하면서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직원이 늘면 다른 건물을 찾아야 했는데 이 빌딩은 공간 활용이 자유롭다. 이게 가장 큰 매력이다.”
2011년 10월 중순 서울 IFC에 맨 처음 입주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장연선 상무의 말이다. 장 상무는 “고객을 만날 때 그 지역 랜드마크에 입주해 있다는 것이 상당한 자부심이 될 것”이라며 “곧 쇼핑몰과 호텔, 극장, 서점, 피트니스센터 등이 들어오는데 직원들이 업무와 여가, 문화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첫 오피스·호텔·쇼핑몰 복합빌딩 서울시와 AIG코리아가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키우겠다며 건설 중인 IFC에 증권사와 금융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IFC는 현재 32층의 오피스 건물이 완공돼 2011년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29층·55층 짜리 오피스 건물, 38층 규모의 콘래드 호텔, 지하3층의 쇼핑몰이 2012년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연면적 50만4880㎡로 사업비 1조5140억원이 투입되는데, 사업 초기 55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55층짜리 오피스 건물은 63빌딩보다 30~40미터 가량 높아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IFC는 2011년 12월말 현재 약 80%의 선 임대율을 보이고 있다. 딜로이트·GFI·ING자산운용·다이와증권·자오상증권 등 글로벌 금융사와 소니코리아·LG하우시스·동서석유화학·아사히 카세이·레이스타 등 다국적 기업이 입주했다. 뉴욕멜론은행·선가드·RAK자산운용·CLSA·인베스코·CBRE·삼성증권 등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오피스 건물 한 동이 17개 글로벌 기업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특히 중국 자오상그룹(CMG)의 자회사이자 중국 3대 증권사인 자오상증권은 첫 한국 진출 오피스로 IFC를 선택했다. 미국의 6대 은행 중 하나인 뉴욕멜론의 경우 서울 종로 영풍빌딩과 서울파이낸스센터에 흩어져 있던 서울지점과 자산운용사를 IFC에 함께 입주시킬 예정이다. 한때 금융위원회가 이곳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하 3층 규모로 들어서는 IFC몰도 2011년 12월 현재 87%의 임대율을 보이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영풍문고를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 SPA브랜드인 ZARA와 H&M 등 110여 개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각 오피스 동마다 IFC몰로 바로 연결되고 이 쇼핑몰은 지하철 여의도역과 무빙워크로 연결된다. 콘래드호텔은 힐튼 계열 중 가장 호화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전 세계에 18개뿐인 프리미엄급 호텔이다.
윌리엄 F. 프리먼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사장은 “서울을 방문하거나 오피스에 입주하는 사람들은 오피스·호텔·쇼핑몰을 한 곳에 결합한 업무·여가 공간인 IFC를 통해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이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국제 금융도시로 거듭나는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권기봉 AIG코리아부동산개발 전무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금융사들의 수요를 조사한 결과 여의도에 머무르는 외국인들이 숙박에 애를 먹고, 쇼핑도 어려운 환경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홍콩·싱가포르·뉴욕 등 금융사들이 밀집한 지역의 고층빌딩이 갖춘 요건들을 면밀히 조사해 IFC에서 근무하는 외국계 입주자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아시아본부 유치 힘써실제로 둘러본 IFC 오피스 빌딩은 천장이 다른 빌딩에 비해 높은 3미터에 달했다. 때문에 사무실이 쾌적하고 넓어보였다. 오피스 내부에는 기둥이 없어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하고, 특히 통유리를 통해 한강과 강북, 강남이 한 눈에 들어왔다. 4층에서 12층까지 9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 딜로이트는 포스트 오피스(Post Office)와 같은 편리한 시설을 마련했다. 딜로이트는 한강과 여의도공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직원을 위한 카페테리아를 마련했고, 8층과 9층 사이엔 내부 계단을 설치했다.
업계에서는 IFC가 여의도 상권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한다. 2012년 10월 모든 건물이 완공되면 상주 인원만 2만5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리먼 사장은 “최근 영등포 타임스퀘어나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성공한 건 여의도에 이렇다 할 상권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여의도에 글로벌 수준의 시설이 생기면 사람이 여의도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직원과 방문 인사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 품격 있는 라이프 스타일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FC가 동북아 금융허브가 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입주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신규 국내 진입이 아니라 여의도 인근에 흩어져 있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옮겨 오는 정도다. 홍콩과 상하이 등지에 있는 글로벌 금융사,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본부를 끌고 오는 것이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대안이지만 움직임이 아직은 미미하다.
프리먼 사장은 “서울은 세계적인 메트로폴리탄으로 이미 굴지의 글로벌 회사가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회사를 모셔오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글로벌 금융사들을 모으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며 “향후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지역 콘퍼런스 등을 진행하면서 아시아지역본부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인프라도 금융허브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부족한 상황이다. 김소용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경영지원본부장은 “건물 하나 지어놓고 동북아 금융허브라고 말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여의도 도로 상황은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자랑하기에는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MBK, 10년 내 고려아연 팔까…경영협력계약 ‘기한’ 명시 없어
2GS리테일 4세 허서홍 시대 열린다...오너가 세대 교체
38억 아파트, 6700억으로 '껑충'…손해만 봤다, 왜?
4이재현 CJ 회장 “마지막 기회 절실함” 당부…인사 이틀만에 소집
510조 대어 놓친 韓조선, ‘원팀’ 물꼬 튼 한화오션·현대重
6한동훈 "가상자산은 청년들의 희망, 힘겨루기 할 때 아냐"
7오데마 피게, 서울 첫 플래그십 스토어 그랜드 오프닝
8“초당 25개 판매”…무신사, ‘무진장 블프’ 6시간 만에 300억 매출
9"내 돈 갚아"...빚 독촉, '1주일에 7번'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