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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Mistake]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My Favorite Mistake]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

난 흥청망청 즐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성인(聖人)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렸을 때 평생 결혼하지 않고 자녀도 갖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예술가는 작업에 전념하며 고독한 수도자처럼 살아야(live a solitary, monastic life)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진 않았다.

인생이라는 도박은 우리에게 예상밖의 패를 안겨준다(Life deals us a different hand than we think we’re going to get). 그래서 난 결혼을 몇 번 했고 아이도 넷이나 두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은 그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였다. 이런 상황에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a lot of catching up to do). 큰 아이 둘(줄리엣과 재커리)은 30대 때 첫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았다. 작은 아이 둘(캐머런과 말로위)은 60대 때 얻었다. 위의 두 아이가 자라날 때는 한 창 일에 매진할 때였다[나의 첫 클래식 작품 ‘해변의 아인슈타인(Einstein on the Beach)과 ‘12부분의 음악(Music in Twelve Parts)’을 이때 작곡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아이들을 돌보는 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하지 못한 게 아쉽다. 그게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하지만 내겐 또 한번의 기회(a second chance)가 왔다.

첫 아내 조앤 어켈레이티스는 연극계에서 꽤 유명한 연출가였다. 우리는 1960년대에 파리에서 살던 시절에 만났다. 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유학 중이었다. 우리는 지브롤터(스페인 남단의 항구도시)에서는 5파운드만 있으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곳에 가서 결혼했다. 그리고 곧 두 아이를 낳았다.

난 곳곳에서 열리는 ‘해변의 아인슈타인’ 공연에 쫓아다니느라 출장을 많이 다녔다(spent a lot of time on the road). 조앤도 극단의 순회공연으로 집을 비우는 때가 많았다. 아내가 아이들을 6주 동안 데리고 있다가 베오그라드 국제연극제에서 온 가족이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다음 6주 동안은 내가 아이들을 돌봤다. 부부가 모두 출장이 잦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 그래서 난 집을 오랫동안 비워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 기사로 일하던 시절 저녁 때가 되면 집에 들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gave them a ride around the neighborhood).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딸 애한테 들어보니 아이들은 그때 내가 택시를 훔쳤는 줄 알고 겁이 났다고 한다. 난 애들을 즐겁게 해주려고(giving them a treat) 한 일인데 말이다.

작은 아이 둘이 자랄 때는 그 애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작업실에서 작곡을 할 때도 아이들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러면 난 연필을 내려놓고 애들에게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아이들을 학교까지 바래다주고,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작곡하고, 같이 책을 읽고, 공원에 갔다. 이제는 아이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안다. 게다가 난 평생 음악을 많이 작곡했으니 일을 좀 방해받아도 상관없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아무리 많아도 늘 부족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INTERVIEW BY MARLOW 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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