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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 Book - 『경영심리학』

Econo Book - 『경영심리학』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20세기에 등장한 실용적 학문을 ‘빵을 위한 학문’이라 불렀다. 철학이라는 꽤나 고색창연한 학문을 하는 이의 자부심 어린 말이라 하겠는데 아무튼 언론학, 행정학, 경영학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이들 학문에는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당 분야 학자들은 질색할지 몰라도 독자적 패러다임이, 적어도 초기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기존의 다른 학문에서 이론적 토대를 빌려오면서 ‘학문의 교차로’니 하는 듣기 좋은 말을 붙이기도 했다.

경영학의 경우엔 심리학에 빚진 것이 적지 않다. 기업 운영이 결국은 사람의 문제로 귀결되는 만큼 그럴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더글라스 맥그리거의 X-Y이론이다. 그는 인간은 천성적으로 일하기를 싫어하므로 금전적 보상으로 유인하는 한편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전통적 인간관에 맞서, 인간은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므로 창의적으로 일할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동기부여 이론을 제시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 책은 심리학이 경영학에 남긴 그런 ‘흔적’을 정리한 것이다. 아니, ‘흔적’이 아니다. 심리학과 경영학의 ‘행복한 만남’을 모색했다. 원제가 ‘매니저들을 위한 심리학(Psychology For Managers)’인 이 책의 지은이는 프랑스의 경영컨설팅 회사 악시스 문디의 대표. 많은 경영학자가 그렇듯 임상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경영에 활용할 만한 심리학 이론 30가지를 인간에 대한 이해, 조직의 운영, 리더의 자격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정리했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 승진, 이직, 신기술 도입 등 숱한 변화를 겪어야 하는 직장인을 위해 미국의 정신의학자 엘리바베스 큐블러-로스의 분석을 소개한다. 이는 암 진단환자가 “난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란 부정, “왜 나지?”하는 분노, “만약에…”를 거듭하는 타협, “노력하면 뭐해”라는 슬픔, “힘들지만 그래도…” 하는 수용이란 다섯 단계를 거쳐 자신의 병을 받아들인다는 모델이다. 지은이는 이를 ‘애도 과정’이라 이르면서 이를 잘 거쳐야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직원들에게 시간을 주는 한편 당사자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와 방향성을 찾기 위해 한 발짝 물러서는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조직의 운영을 다룬 2부에선 ‘까칠한 직원 다루기’가 눈길을 끈다. 여기선 전문가들의 의견과 현장실험을 통해 작성된 미국 심리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가이드 DSM-Ⅳ가 소개된다. 상대의 행동을 모욕 또는 위협으로 해석하는 ‘편집성 성격장애’란 게 있다. 이런 불신 증상을 보이는 직원은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 상사라면 그와 최대한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란다. 자기 과시욕이 강해 상대를 무시하는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대하는 최선의 방법은 피하거나 최대한 거리 유지하기다.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상사에게는 실수로라도 자기 자랑을 해서는 안 되며 특히 이해나 동정심을 기대하며 속내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쯤 되면 아무리 심오한 학문이라 해도 이른바 ‘꼴통’들에 대처하는 뾰족한 수는 없구나 하는 아쉬움도 들긴 한다.

이를 달래주는 대목이 리더의 역할 또는 자격을 논한 3부의 ‘동기 이론’이다.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선 동기 부여가 잘 된 직원이 많아야 한다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하루하루 시키는 일만 하거나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만 하는 직원이 많은 조직치고 잘 되는 법이 없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동기 이론 네 가지를 요약해 소개하는데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는 젖혀 놓자. 생리적 욕구에서 성취 욕구까지 5단계 이론은 널리 알려진데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처방’은 소홀하니 말이다.

빅터 브룸의 ‘기대 이론’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은 노력에 대한 성공 가능성, 노력에 대한 보상 가능성, 목표의 중요성에 달려 있다는 이론이다. 그러니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목표를 실천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목표가 실현되면 노력한 만큼 정당한 방식으로 보상이 이루어질 것이란 확신을 주어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설명으로 돌아간다. 어쨌거나 직원들은 돈만 많이 주면 움직인다고 믿고 머슴처럼 부리는 경영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 아닐까.

책의 장점은 짜임새 있는 서술방식이다. 각 장에 ‘리더를 위한 제언’과 ‘리더를 위한 심리학 키포인트’를 넣어 실용성을 높였고, 상호 관련된 장을 안내하는 형식을 취해 어디든 필요한 대목을 찾아 읽을 수 있다. 이론서인만큼 사례가 적어 읽는 맛은 떨어지고, 딱 떨어지는 ‘처방’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단점. 그래도 ‘인사가 만사’라 했다. 사람을 제대로 재고, 쓰기 위한 ‘지도’로 꽤 잘 정리된 책이다.



경제학 멘토링

일반인을 위한 경제 교과서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저자가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의 120가지 핵심 개념과 원리를 뽑아 정리했다. 실물경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해 쉽게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경제학 전공자들을 물론이고 일반인이 홀로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한 자습서로 적합하다. 책의 마지막에는 경제 전문용어를 따로 정리해 모아 이해를 도왔다.

▒ 이승훈 지음

▒ 터치아트 031-949-9435 1만3000원



낫 포 프리

공짜의 편견을 버려라
인터넷의 보급은 일부 기업에겐 재앙이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디지털 콘텐트를 공유했다. 저자는 많은 기업이 좋은 콘텐트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고객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가졌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이 편견을 극복하고 수익모델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담았다.

▒ 사울 J. 버먼 지음

▒ 다산북스 02-702-1724 1만6000원



한생각이 필요한 경제

경제를 보는 나침반
경제불황은 계속되고 다양한 정보는 쏟아지는데 막상 의지할 곳이 없다. 저자는 경제지표와 증권사의 리포트를 믿지 말라고 한다. 대신 경제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라고 말한다. 20년 넘게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여러 경제 이슈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면 자연스레 경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 손현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02-2000-2645 1만5000원



긍정적 이탈

답은 내부에 있다
실패가 당연해 보이는 사안에 직면했을 때 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전문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저자는 ‘긍정적 이탈’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외부의 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내부의 긍정적 이탈자를 찾아 조력자 역할을 하라는 것. 베트남 아동의 영양실조 극복과정, 이집트의 할례 전통 없애기 등의 사례를 담았다.

▒ 제리 스터닌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02-6443-8844 1만3800원



보스의 탄생

관리자를 위한 고민 해결법
한 조직을 관리하면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문제가 있다. 책은 문제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저자가 자신만의 리더십 전략을 책에 담았다. 책에는 30년간 세계 관리자들을 컨설팅 한 경험이 녹아있다. 부서간의 알력다툼, 부하에게 신뢰를 주는 자기 관리법 등 최고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방법이 가득하다.

▒ 린다 A. 힐 외 지음

▒ 시드페이퍼 02-3446-1512 1만6000원



경제 공부

경제를 알아야 기회가 온다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경제 공부를 멀리해 미래를 읽어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같은 삶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친근하게 경제에 접근하고 즐겁게 경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공부법을 담았다. 경제공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

▒ 최한나 지음

▒ 지식인하우스 031-813-2302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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