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YLE] 이주배 한국폴로컨트리클럽 대표
[CEO&STYLE] 이주배 한국폴로컨트리클럽 대표
폴로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스포츠다. 하지만 유럽과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류층 스포츠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 6월 한국에도 폴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생겼다. 싱가포르에서 석유 관련 비즈니스를 했던 이주배 대표가 제주에서 운영하는 한국폴로컨트리클럽(KPCC)이다.
3월8일 오전 10시.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려 마중 나온 콜택시를 타고 거의 한 시간 정도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한국폴로컨트리클럽.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련된 건축과 인테리어를 갖춘 클럽하우스와 콘도미니엄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세계적인 건축가로 꼽히는 재일교포 이타미 준 특유의 자연친화적인 이미지가 돋보였다.
국내 최대의 실내 폴로 경기장, 50마리 규모의 마사와 더불어 축구장 6개를 합친 규모의 잔디 폴로구장 등이 끝없이 펼쳐졌다.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인사를 나눈 이 대표의 첫인상은 흔히 말하는 마초 타입이다. 거뭇거뭇한 수염에 모터사이클 재킷의 옷차림은 한눈에 봐도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나이의 포스를 풍긴다. 반면 50대 중년 아저씨의 너털웃음과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폴로클럽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대학 졸업 후 처음 사회생활을 한 기업이 지금의 SK에너지인 당시 ㈜유공이었죠. 10년간 근무를 하면서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곳에서 다국적 기업 지사장으로 석유 트레이딩을 하게 됐어요. 석유 트레이더로 해외기업에 간 것은 한국인으로는 제가 아마 처음이지 싶습니다. 당시 한국은 구매자 입장이어서 시장을 움직이는 트레이더 역할은 꿈도 못 꾸던 상황이었으니까요. 당시 실적을 50배 이상 올려놓았으니 운이 좋았던 거죠.”
2005년 그는 10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뒀다. 석유업계에 20년 몸담았고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고국에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주에 폴로클럽을 만들게 됐다. 은퇴 준비가 명목이었다.
“성격이 워낙 도전적이고 남이 안 하는 걸 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요.”
싱가포르에서 석유 트레이너로 일해
그는 2004년에 싱가포르에서 폴로를 처음 접했다. 가족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빠가 참여하는 폴로 게임을 가족이 함께 구경한 후 다같이 잔디를 밟으며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죠. 때로는 두 아들과 함께 폴로 경기를 하기도 해요. 아이들에게 모험심과 도전정신이 길러지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오랫동안 귀족 스포츠로 사랑 받아온 폴로는 옥외 잔디밭에서 팀 당 4명씩인 2팀이 말을 타고 말렛이라는 스틱으로 볼을 쳐서 상대방 골문에 넣어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도전 정신은 물론이고 팀워크를 통한 협동심 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신사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또 폴로 클럽은 경기 후 고급 사교장으로 바뀐다. 이 같은 이유로 권력·명예·부를 가진 사람들이 즐기는 귀족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폴로 경기 후 좋은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친목을 쌓으며 멋진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했죠. 그러다 보니 폴로가 단순한 스포츠를 뛰어넘어 고급 문화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폴로 하면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깔끔한 슈트 차림의 리처드 기어가 줄리아 로버츠를 데리고 경기장을 방문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이때 입었던 줄리아 로버츠의 도트 원피스는 한동안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 받았던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폴로가 사교클럽 문화와 긴밀하다는 점을 감안해서 처음에는 이주배 대표에게 리처드 기어처럼 댄디 한 슈트를 제안하려고 했다. 하지만 폴로 선수이기도 한 이 대표의 이미지에는 활동적이고 스포티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리오니의 캐주얼 웨어가 훨씬 잘 어울렸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도움 되는 폴로
첫 번째 의상은 브리오니의 광택 나는 고급스러운 사파리 점퍼에 화이트 색상의 블랙프린트 티셔츠와 핑크색 컬러 팬츠다. 실루엣과 피트감을 중시해 배가 나오지 않게 운동을 열심히 한 이 대표의 슬림한 체형과 잘 어울린다. 4포켓의 루즈한 사파리 점퍼는 모던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이탈리안 캐주얼 룩을 완성한다. 코튼에 엘라스틴 소재를 더해 착용감이 편안한 핑크색 팬츠는 슬림한 실루엣에 라이트 한 색감으로 사파리 점퍼와 세련된 색상매치를 보여준다. 그는 4년 전부터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촬영에도 관심이 많아 틈만 나면 제주의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앵글에 담는 재미에 빠졌다는 그의 라이프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룩이다.
두 번째 의상은 브리오니의 네이비 색상 니트 가디건에 이 대표 본인 의상인 화이트 셔츠와 짙은 베이지 캐주얼 팬츠. 톤 온 톤의 스웨이드 배색과 화이트 스티치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세련된 네이비 가디건은 100% 울 소재로 부드러우면서도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화이트 셔츠와 매치해 보다 깔끔하면서도 심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데님이나 치노 팬츠 등 어떤 아이템과도 무난히 어울리는 실용적인 아이템이다. 특히 봄날 비즈니스맨의 위크엔드 룩으로 추천한다. 구두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까다롭게 아이템을 고르는 이 대표를 보니 패션만큼은 까칠한 듯 했다. “와이프가 사다 준 옷은 잘 안 입어요. B형 남자답죠? 오히려 20대 아들의 옷을 즐겨 입는 편이에요.”
그는 한국의 대다수 50대 중년 남성들과는 달리 감각적이면서도 젊은 취향이 돋보인다. 겉으로 봐서 그는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인생관은 뭘까.
“돌아보면 보통 사람들보다는 도전정신이 강했던 것 같아요. 요즘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삶에 예술적인 부분을 가미하는 창조력과 남과는 다른 안목이 놀라워요. 앞으로 폴로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 한국 선수들간의 경기뿐 아니라 여러 외국 선수들과도 경기를 치르고 싶습니다. 한국 CEO들에게도 폴로를 권하고 싶어요. 매번 다른 멤버들과 팀으로 조화를 이루다 보면 클럽의 모든 멤버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특히 외국 선수들과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로벌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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