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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 of interest] 준비된 프랑스 대통령

[person of interest] 준비된 프랑스 대통령

프랑스가 5월 6일(일요일)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두주자는 사회당 소속의 프랑수아 올랑드다. 우파 라이벌들은 그의 아이디어가 “위험하다”고 비난한다(whose ideas are blasted by right-wing rivals as “dangerous”). 그의 별명은 플랑비(Flanby)라는 부드러운 캐러멜 커스터드(caramel custard) 브랜드다. 그의 별명이 마음의 위안을 주는 음식(comfort food)이라는 사실은 시사점이 있다.

붙임성 있고 익살맞은 올랑드는 합의정치를 추구한다(Affable and funny, Hollande has a bent for consensus politics). 디저트 음식인 그 플랑비란 별명도 그래서 붙은 듯하다(또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살을 빼기 전에는 체격이 더 말랑말랑하고 통통했다). 57세의 올랑드는 재정정책 전문가(a fiscal-policy nerd)로 프랑스의 내륙지방에서 의회에 선출됐다. 그는 온화함을 더욱 키워 쉽게 흥분하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결점을 두드러지게 한다(cultivates blandness to show up the excitable incumbent). 올랑드는 지난 2월 선거유세 중 파리의 농업 엑스포에 참가해 소를 쓰다듬고 아기들에게 뽀뽀하며 누구에게도 모욕을 주지 않고 12시간을 보냈다. 반면 2008년 사르코지 대통령이 같은 행사에 참가해 한 훼방꾼(heckler)에게 “꺼져, 한심한 자식(Get lost, you poor bastard)”이라고 말한 일은 유명하다. 올랑드의 집회에선 ‘정상(normal)’이라고 새겨진 티셔츠가 판매된다.

실제로 올랑드는 사르코지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 순전한 정치 동물이다. 사르코지와는 달리 파리의 엘리트 학교들에서 정치 지도자로 양성된 빈틈없는 정치인이다(A shrewd politician groomed for office at Paris’s elite schools). 1981년 불과 26세의 나이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다. 1997년부터 11년간 사회당을 이끌었다. 고양이 몰이에 비유될 만큼 어려운 자리다(a post comparable to herding cats). 대선 후보 지명 레이스에 조심스럽게 도전해 예비선거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다(parlayed a discreet start for the presidential nomination into a decisive primary win). 한때 유력후보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이 지난해 5월 체포돼 정치생활이 끝장난 뒤였다. 올랑드는 선거운동 중 거의 실언을 하지 않았다(virtually gaffe-free). 그리고 지난 4월 22일 1차투표에서 승리했다. 도전자로서 유일하게 현 대통령을 앞섰다. 그는 오는 6일의 2차투표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를 크게 앞서나간다.

그렇다면 누가 프랑수아 올랑드를 두려워할까? 사르코지는 올랑드가 승리하면 곧바로 시장 혼란이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의 적자감축 목표치는 사르코지와 다르지 않으며(the social-democrat’s deficit targets echo Sarkozy’s) 올랑드의 더 급진적인 구호 중 다수는 세부항목에서 완화된다(are softened in the fine print). 그가 교육공무원 6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공공부문 고용한도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감축해야 한다. 유럽 재정협정을 재협상한다고? 성장을 촉진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선에서 만족할 듯하다. 소득 100만 유로 이상의 부자에게 75%의 세율을 부과한다고(Tax the rich at 75 percent above a million euros earned)? 어리석은 조치이지만 사실상 그 세율이 적용되는 대상은 ‘1%’보다 훨씬 더 적은 비율이다(the rate would hit far fewer than “the 1 percent”). 올랑드가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생필품을 사재기해야 한다고(Cause for stockpiling staple goods)? 천만의 말씀.

한편 사르코지는 공포를 조성하는 선거전략을 펼쳐왔다(has built his bid on fomenting fears). 지지도가 계속 바닥을 헤매고 고실업과 들쭉날쭉한 실적(patchy record)으로 절름발이가 된 그는 부상당한 야수처럼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의 대선 캠페인은 자신의 국정운영만큼 변화가 심했다.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나기도 했다(has been caught in desperate fibs). 쓰나미 피해를 입은 일본 후쿠시마에 가지도 않고 방문했다고 꾸며대는 식이다. 자칭 ‘국민의 후보’인 그는 자신의 임기 중 불황을 맞았는데도(despite the recession on his watch) 실업자를 게으르다고 조롱하고, 자신이 10년 동안 이민정책을 이끌어 왔음에도 “통제되지 않은 이민 물결”을 비난했다. 그가 극우 표에 영합하면서 온건파를 배척하고 극우파 선동가 마린 르 펜에게 기록적인 득표를 안겨주는 결과만 초래했다.

“프랑스의 꿈을 되살리겠다”는 올랑드의 공약이 그림의 떡일지 모르지만(might be pie in the sky) 과연 더 위험할까? 프랑스 유권자들이 자극은 받을 만큼 받았다고 판단한다면 이젠 캐러멜 커스터드를 먹도록 하자(let them eat cust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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