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셜 큐레이션 강자들
넘쳐나는 SNS도 단번에 정리
미국의 소셜 큐레이션 강자들
넘쳐나는 SNS도 단번에 정리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의 인기를 실감하려면 이미지를 공유하는 SNS인 핀터레스트(pinterest)의 최근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3월 말 기준으로 핀터레스트의 가입자 수는 약 1700만 명으로 가입자 수 자체는 다른 SNS에 비해 아직 작다. 그러나 트위터의 사용자가 5만명에서 1700만 명이 되기까지 22개월이 걸린 반면 핀터레스트는 9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서비스가 가진 파급력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콤스코에 따르면 2월의 핀터레스트 이용자 1명당 한 달에 평균 89분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자의 집중도도 높은 편이다.
핀터레스트 서비스는 이름 그대로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사진을 웹 상의 보드판에 핀으로 꼽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거나 인터넷에서 발견한 사진, 다른 사람이 핀터레스트에 올린 사진도 자기 계정에 모을 수 있다. 웹 상에 떠도는 사진과 동영상, 이미지는 매우 많다. 당장 구글에 이미지 검색을 위해 검색어를 입력하면 쏟아지는 결과물 중에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다. 핀터레스트는 흥미를 느낄만한 사진을 서비스 이용자들이 주제별로 선별해 올리고, 다른 이용자가 이것을 공유하거나 추천하는 과정을 통해 소셜 큐레이션이 이뤄진다.
기존 사용자가 초대해야 가입 가능특이한 점은 이 서비스 이용자의 87%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여성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음식 사진, 인테리어 디자인, 패션 상품의 이미지를 공유하며 많은 시간을 핀터레스트에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소비층이 즐겨 찾는 서비스인 만큼 마케팅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핀터레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콜드브류랩은 사용자들이 외부의 상품구매 페이지로 연결될 경우 수수료를 받는 수익 모델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보면 매우 간단한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핀터레스트 최고의 강점이다. 이미지를 모으고 공유하는 것이 전부다. 클릭 한 번으로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담거나 다른 사람이 올린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으니 사용법도 매우 간편하다. 이미지 위주의 서비스라 콘텐트가 한정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용자들은 자기 일상을 올리거나 갖고 싶은 물건, 인상 깊은 기사, 연예인 사진 등을 올리며 다양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자체적으로 선별한 이미지가 모여있기 때문에 검색어로 찾으려는 경우 연관성이 더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핀터레스트는 기존의 사용자가 초대해주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다. 사용자들간에 서로 소통하는 소셜 기능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페이스북의 ‘친구맺기’ 기능처럼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용자가 올리는 이미지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다. 누군가 올린 반지 사진에 다른 사용자가 “나도 이런 것을 갖고 싶다” “비슷한 것을 어느 가게에서 산 적이 있다”고 댓글을 다는 것을 보면 페이스북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비슷하지만 동영상에 특화된 서비스로 칠닷컴(chill.com)을 꼽을 수 있다. 유튜브(youtube), 비메오(Vimeo) 등 동영상 검색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영상을 가져와 자신의 칠닷컴 계정에 담는다. 자기만의 방송국을 꾸미는 식이다. 비슷한 서비스는 국내에도 많지만 사용자들간의 반응이 한눈에 띄는 사용자환경, 즉 소셜이 강점이다. 몇 명이 자신이 올린 동영상을 봤는지, 이것을 좋아한 사람은 몇 명인지, 어떤 댓글을 남겼는지 한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개인 페이지에 들어가면 직접 올린 동영상이 일목요연하게 올라가 있다. 깔끔한 디자인도 사용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페이스북, 트위터, 각종 블로그 등 SNS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여러 가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각 계정을 관리하는 데에 피로를 느낄 정도다. 이제는 SNS 자체를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스토리파이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자신이 올린 글과 관심 있는 콘텐트를 가져와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해준다. 구글 검색 결과는 물론 모든 소셜 서비스에 올라온 정보를 스토리파이 계정 안에 손쉽게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서비스는 올 3월 기준으로 12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2월에 비해 50%나 늘어난 숫자다. 언뜻 들으면 블로그와 비슷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특정 이슈에 따라 스토리파이를 발행할 수 있어 SNS상을 떠돌아다니는 정보와 의견, 콘텐트가 사용자에 의해 큐레이션 되는 효과를 누린다. 어느 사용자는 트위터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에 관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자기 스토리파이에 저장하기도 한다.
이 서비스는 여러명의 사용자가 함께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다. 3월 초에는 미국의 몇몇 미디어가 일본 대지진 이후에 관한 스토리를 발행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스토리파이가 개인화된 뉴스 편집의 도구로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뉴스에 더 치중한 서비스도 있다. 스쿱잇(scoop.it)은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뉴스를 골라 담아 편집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편집된 내용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자신의 지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스쿱잇은 “관심사는 있지만 그에 관해 쓸 능력이나 여유가 없는 사람이 정보 공유를 하기에 좋은 서비스”라고 웹사이트에서 설명하고 있다. 뉴스 전문 미디어의 웹사이트나 일간지 신문 편집을 표방해 한 페이지 안에 사용자가 선택한 뉴스와 콘텐트가 정렬되어 있다. 평범한 사람도 정기적으로 자기 관심사에 대한 내용을 발행할 수 있어 하나의 미디어처럼 느끼게 해준다. 물론 다른 사람이 발행하는 내용을 받아 보는 ‘follow’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나만의 잡지’ 발행해주는 ‘스쿱잇’이 외에도 미국에는 블로그 형태의 소셜 큐레이션인 ‘텀블러’, 패션 상품으로 자기만의 스타일링을 올리고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폴리보어’ 등 영역, 분야별로 세분화된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가 속속 새로 등장하고 있다. 그 저변에는 웹을 통한 정보 공유와 선별이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미국 사회의 특성이 깔려있다.
단순히 자기 의견이나 취향을 SNS에서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종의 미디어로 발전시킨 경험이다. 매셔블(mashable)이나 테크크런치(techcrunch)와 같이 블로그에서 시작해 IT업계에 가장 영향력이 큰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시장 규모 자체가 작다는 점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차이점이다. 미국의 페이스북, 트위터의 사용자는 각각 1억3300만 명, 2400만 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각각 694만 명, 640만 명이다.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의 사용자 대부분이 기존의 SNS를 통해 유입된다는 점을 볼 때 아직 서비스가 대중화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는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가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하는 등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프로그마이(plog.my)라는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김정태 플라스크랩 대표는 “우리나라는 SNS 사용자 시장 자체가 작다보니 아직까지 폭발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나라 사용자의 웹, 모바일 사용 특성을 분석해 이에 걸맞은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미소 이코노미스트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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