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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Fund Review] 돈 되는 ‘녹색’에 투자할 만

[Weekly Fund Review] 돈 되는 ‘녹색’에 투자할 만

증시에서 ‘정책 수혜주’라는 게 있다. 연말이나 연초에 정책 방향이 정해지거나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면 주가가 들썩인다. 단순히 ‘테마주’라고 치부할 수만도 없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정책은 그 산업을 육성하고, 결국은 해당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정부가 정책 자금을 쏟아 붓는다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앞으로 성장성이 있는 곳은 어디인지, 다음 투자처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 힌트가 될 수 있단 얘기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5월 7일 4개의 ‘2011년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펀드’의 결성을 완료했다. 이 펀드들은 지난해 11월 운용사를 선정하고 일괄 공모로 결성됐다. 정책금융공사 출자 약정액 4000억원을 포함해 4개 펀드 총 6750억원 규모다. 투자기간은 4년, 펀드 존속기간은 8년이다.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에 대한 투자가 주목적이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도약을 위한 새로운 경제비전으로 시장성, 파급 효과, 녹색성장 연관성 등을 고려해 녹색기술산업·첨단융합산업·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등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한 바 있다.

이번에 결성된 펀드는 신성장동력 산업을 키우기 위한 자금 중 일부에 불과하다. 채권과 주식 등 직접 금융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공사 산하 신성장동력산업육성펀드 3조1746억원을 비롯해 녹색산업투자회사 1000억원,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펀드 1조11억원, 중소기업청 녹색신성장펀드 7897억원 등이 마련된 상황이다.

연기금 자금의 투입도 가능해졌다. 연기금 투자풀은 그동안 MMF, 채권형, 주식형(액티브·인덱스), 혼합형, ELF 등 6개 상품에만 투자해왔지만 이제 신성장동력펀드도 여기에 추가된다. 펀드는 투자자산의 60% 이상을 신성장동력 산업 기업의 주식(유가증권시장 상장)과 채권(‘A-’등급 이상)에 투자해야 한다.

일반 투자자라면 녹색성장펀드를 같은 컨셉트로 바라볼 수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는 2009년에 녹색성장펀드가 첫 선을 보였다. 2009년 1월 2개 운용사가 펀드를 설정했으며 현재 19개 펀드, 2767억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설정액은 아직 미미펀드수로만 보면 삼성그룹주펀드보다 더 다양하지만 설정액은 미미하다. 삼성그룹주펀드 설정액은 6조원에 이르며,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SRI 펀드 규모도 1조9839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차지하는 녹색펀드의 비중을 살펴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내에서 녹색펀드의 비중은 0.43%로 1%도 채 안 된다.

녹색성장펀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선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증시가 상승세를 타던 시기에 환경쪽 테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대체에너지, 환경, 물(Water) 등의 상품이 출시되면서 일부 자금이 쏠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국내 녹색성장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 녹색성장펀드는 현재 총 23개, 2903억원 규모로 설정돼 있다. 수익률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국내 녹색성장펀드는 올해 들어 다소 선전하고 있지만 1, 2년으로 놓고 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에도 못 미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기준으로 흥국녹색성장펀드가 6.45%로 1위를 차지했고, 마이다스책임투자펀드와 신영마라톤그린밸류펀드,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펀드 등도 5% 이상이다.

흥국녹색성장펀드는 그린 에너지 산업을 태양광 풍력 등을 이미 성장 중인 산업, LED·원자력·하이브리드카·탄소배출권 등을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수소연료전지와 이산화탄소포집·저장(CCS) 등을 연구단계이거나 기술경쟁력이 아직 취약한 산업으로 분류, 성장 중이거나 성장이 임박한 산업에 속한 기업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투자한다. 또 기존 섹터펀드가 특정 업종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장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단점을 보완해 섹터에 포함되지 않은 업종 대표주를 30% 안팎으로 편입한다.

신영마라톤그린밸류펀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녹색산업 관련 기업과 저평가 가치주 등에 주로 투자한다.

하나UBS신경제그린코리아펀드는 하나UBS신경제코리아펀드의 이름을 변경한 상품이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 방향과 경제 정책에 따라 수혜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과 기업을 선별, 투자한다.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을 녹색 성장, 녹색 뉴딜 사업과 정부 경제정책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증시에서 바로 사고 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있다. KTB GREAT GREEN ETF와 미래에셋TIGER그린 ETF다. 미래에셋TIGER그린 ETF와 KTB GREAT GREEN ETF는 모두 KRX Green지수를 추적한다. 이 지수는 녹색인증기업들 중심으로 국내 친환경사업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다. 현재 LG전자와 LG화학, OCI, 삼성전자, 효성 등이 편입 상위 종목으로 올라가 있다.

해외 녹색성장펀드는 투자 대상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컸다. 해외 펀드의 테마에는 대체에너지, 환경, 물 등이 녹색성장 산업에 포함된다. 설정액으로 보면 물펀드 삼성글로벌 Water펀드가 1047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수익률은 연초 이후 기준 슈로더글로벌기후편화펀드와 산은S&P글로벌워터펀드는 각각 10.35%, 10.05%를 기록했다. KB지구온난화테마펀드와 삼성글로벌Water펀드, 한화글로벌북창물장수펀드, 대신지구온난화펀드 등도 모두 국내 녹색성장펀드 수익률을 웃돈다. 반면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펀드가 -12.74%로 가장 부진했으며, 미래에셋글로벌대체에너지인덱스펀드와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펀드, 우리퓨쳐에너지펀드 등도 모두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이들 펀드는 녹색이라는 큰 틀에서 관련 테마에 집약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국내와 글로벌 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시현하고, 상품가격 또한 회복 기조를 보였지만 이들 펀드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녹색성장펀드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투자기간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 녹색성장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성과 보다는 장기적 시각으로 지켜봐야 한다. 에프앤가이드 펀드평가팀은 “녹색성장산업은 글로벌 정부의 핵심 사업으로 전망은 밝지만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녹색성장펀드도 특정업종에 투자하는 테마펀드의 일종이므로 해당 업종의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산배분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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