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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애플 제품 제조사 홍하이의 성장 비결 -노후 IT기업 공장 인수해 역량 키웠다

[Company] 애플 제품 제조사 홍하이의 성장 비결 -노후 IT기업 공장 인수해 역량 키웠다

‘폭스콘(Foxconn)’이라는 상호와 자회사를 두고 있는 대만기업 홍하이(鴻海·Hon Hai). 이 회사가 최근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샤프의 하청업체에서 최대 주주로 변신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홍하이는 3월에 샤프의 지분 9.88%(669억 엔)를 2013년 3월까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는 별도로 홍하이의 CEO인 궈타이밍 회장은 샤프의 주력 분야인 사카이 LCD 공장(10세대)을 운영하는 자회사 SDP의 지분 46.5%(660억 엔)를 인수하기로 했다. 샤프는 LCD와 태양전지 사업의 부진으로 지난해에 역대 최대 규모인 3800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홍하이와 제휴로 활로를 모색하게 됐다.



10년간 연평균 36% 성장1974년 흑백 TV용 플라스틱 부품 생산업체로 창업한 홍하이는 1980년대 커넥터, 전기선 등 컴퓨터용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1988년에는 대만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1991년 기업공개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중국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PC 케이스 생산과 단순조립 서비스를 개시했다. 2001년부터 다른 기업으로부터 제품 생산을 위탁 받아 전문적으로 제조해주는, EMS(Electrical Manufacturing Service)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10년간 연평균 36%라는 고성장을 이루면서 매출 920억 달러, 계열사 600여 개, 종업원 100만여 명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에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에서 매출액 60위, 종업원 수 5위를 기록했다. 특히 IT분야 매출에서는 삼성전자, HP, 파나소닉, IBM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위탁생산 사업 첫해인 2001년 홍하이는 EMS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했지만, 생산거점을 중국에 집중하면서 북미지역 기반 EMS들을 빠르게 제치고 시장을 주도했다. 홍하이는 2004년 이후 EMS 시장 1위 기업에 올라 2010년에 점유율 44%를 기록했다. 홍하이는 각 제품분야에서 IT업계 상위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PC의 경우 HP, 레노버, 델, 에이서, 아수스 등 상위 5개 기업, 게임기는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3대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특히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독점 생산하면서 홍하이 매출 중 애플 비중은 2010년 26%, 2011년 33%, 2012년 1분기에는 45%까지 증가했다. 애플의 전체 위탁생산 중 홍하이의 비중도 60% 이상으로, 제조분야에 있어서는 애플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홍하이가 창업 40여년 만에 1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노후한 IT 기업의 공장을 적극 인수하면서 이들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다. 델의 폴란드 PC 공장, 모토롤라의 멕시코 휴대폰 공장, 소니의 멕시코와 슬로바키아 TV 공장 등 대형 기업의 매각설비를 인수하는 대신, 거래고객으로 끌어들이면서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효과를 달성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밀려든 주문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 거대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아시아, 유럽, 미주 등에 흩어져 있는 30여 개 생산거점 중 13개를 중국에 뒀고, 이 중 세계 최대 규모인 선전공장 단지는 근로자만 45만 명에 면적은 3제곱 킬로미터에 달하고, 15개 공장 건물에 기숙사, 병원, 상가와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어, 일명 ‘폭스콘 시티’로 불리고 있다.

홍하이는 최대 고객인 애플로부터의 대량 수주를 위해서 생산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하이는 독특한 디자인의 아이폰4 금속 프레임 때문에 일본 화낙으로부터 2만 달러 이상의 시제품 제작 기계를 1000대 구입했다. 또 홍하이는 아이폰4의 앞·뒷면 유리로 겹쳐진 연결부분과 아이패드의 뒷면 연결흔적이 남지 않도록 금속 삭출용 소형 머시닝 센터를 1만 대 구매하기도 했다.

홍하이 성장의 두 번째 비결은 제조역량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우선, 홍하이는 위탁생산 제품에 탑재되는 부품 중 PCB, 케이블, 커넥터, LCD 등 약 3분의 1을 자체 생산을 통해 조달해서 원가경쟁력을 강화했다. 즉, 수익성이 낮은 위탁생산 사업을 마진이 높은 부품 판매로 보전한 것이다. 계열사인 폭스콘 테크놀로지(Foxconn Technology)의 경우, 게임콘솔 위탁생산과 그 부품인 경량형 금속 케이스, 서멀모듈, LED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위탁생산과 부품 매출 비중은 7대 3이나 영업이익 비중은 1대 9로 부품 수익성이 높다.



차세대 TV 사업도 준비홍하이는 기계 설계역량을 강화해 초단납기와 제조품질 차별화도 모색했다. 창업 초기부터 금형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궈타이밍 회장은 숙련된 금형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서 금형학교를 설립하고 매년 30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해서 약 3만 명의 고급 기술자를 확보했다. 또, 자체 금형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했다. 외주업체에 의존하는 회사의 경우, 휴대폰 케이스 금형 제작에 통상 4~6주가 걸리는 데 비해, 홍하이는 1주일 만에 제작이 가능할 정도로 신속한 대응체제를 갖췄다.

세 번째 성장비결은 현 사업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위탁생산 사업 초기부터 홍하이의 성장을 이끈 것은 데스크톱 PC이다. 홍하이는 1990년대 후반 IBM으로부터 데스크톱 PC 케이스를 수주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데스크톱 PC 제조에서 성과를 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마더보드, 휴대폰,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2012년 홍하이의 생산제품 비중은 데스크톱 PC 26%, 아이폰 18%, 아이패드 17%, 네트워킹 10%, 휴대폰 8% 등으로, 데스크톱 PC는 아직까지 홍하이에서 생산 비중이 가장 큰 제품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델 PC, 소니 TV,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위탁생산을 계기로 노트PC, TV, 모바일 분야의 위탁생산을 강화하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홍하이는 저마진의 단순조립 분야에서 탈피하는 것이 절실했다. 애플 아이폰 3S의 경우, 179달러의 생산비 중 부품원가는 172.5달러인 반면 조립비용은 6.5달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에 홍하이는 앞으로 샤프와의 제휴로 기술향상이 기대되는 모바일용 중소형 LCD와 TV용 대형 LCD를 기반으로 하이테크 부품 제조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애플과의 제휴를 강화해 애플 TV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화면에 iOS를 탑재한 신형 애플 TV의 등장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홍하이는 TV 제조와 고정밀 LCD 탑재를 통해서 차세대 TV 분야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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