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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으로 관리비 줄이고 리모델링으로 좁은 집 넓혀라

소형주택으로 관리비 줄이고 리모델링으로 좁은 집 넓혀라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23.9%다. 24.2%를 차지하는 2인 가구에 이어 둘째로 많다. 이미 3·4인 가구 비중을 추월했고 앞으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35년이 되면 1·2인 가구가 전체의 68.3%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예측이다. 주거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당연히 삶의 방식도 달라진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곳곳에 생활비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 많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부터 식료품 낭비를 아끼는 습관까지 소형 가구를 위한 스마트한 사이징 전략을 모아봤다.




집부터 줄여보자지난해 퇴직한 공모(54) 씨는 원래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대형아파트(176㎡)에 살았다. 하지만 올해 초 딸을 시집 보낸 뒤 용인에 있는 작은 빌라(82㎡)로 이사했다. 아내와 둘뿐인데 비싼 관리비를 내며 큰 집에서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1억 5000만원의 집값은 퇴직금으로 충당했고 기존에 살던 집은 전세로 내줬다.

전세금으로 받은 6억여원은 여러 곳에 분산해 예치했다. 주말마다 집을 찾아오는 아들과 딸이 가끔 불편을 호소하긴 하지만 이사온 지 석달이 지난 지금 공씨는 매우 만족스러운 눈치다. 그는 “50만~60만원에 육박하던 관리비가 10만원 안쪽으로 크게 줄었고 도로와 멀리떨어져 주거환경도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넓은 집에 살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어색함도 있었지만 부족한 공간은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리모델링으로 해결했다. 방 하나를 없앤 뒤 거실을 크게 만들어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을 넓혔고 베란다를 터 곧장 텃밭과 연결되도록 했다.

공씨는 “처음에는 집이 좁다며 걱정하던 아내도 요즘은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좋다고 말한다”며 “주방이 협소한 게 마음에 걸려 어떻게 공간을 바꿔볼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그와 아내의 취미는 집 꾸미기가 됐다. 돈도 절약하고, 공간을 함께 쓰니 금슬도 한결 좋아졌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태원부동산 김숙영 실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넓은 집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족이 줄었다면 집 크기부터 줄이는 게 효율적”이라며 “특히 서울 주변부에는 노년 부부가 거주할 만한 알짜 매물이 많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좁은 집에 사는 청년층 1인 가구야 줄일 것도 없지만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 세대라면 굳이 살던 집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공씨처럼 소형 주택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늘자 공급물량도 크게 늘었다. 6월 19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주택 건설 공급 동향’에 따르면 거래 부진으로 수도권 아파트 공급량은 줄었지만 소형주택 공급은 크게 늘었다. 특히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5월 한달 간 1만1774가구가 인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나 늘어난 수치다.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평수 같아도 짜내면 넓어진다작은 집이 답답하다면 귀찮더라도 인테리어에 조금만 신경 써보자.좀 더 넓어 보이는 집을 만들 수 있다. 소형 주택일수록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공간을 스마트하게 쓸 방법이 많다. 먼저 원룸이라면 다용도 가구를 권할 만하다. 소파베드가 대표적인데 간단한 조절로 침대와 소파의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진 컨설턴트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는 좌식책상이나 좌식화장대가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도록 돕는다”며 “또 침대와 소파를 나란히배치하면 방이 훨씬 넓어 보인다”고 말했다.

소형주택의 경우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최대한 빈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가구를 구입할 때는 방 치수를 정확히잰 다음 빈 공간을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장식 효과와 수납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선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방의 경우 과감히 침대 헤드를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발코니 확장은 집이 넓어 보이는 효과는 있지만 수납 공간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 컨설턴트는 “주방이 좁다면 탁자식 식탁 대신 아일랜드 식탁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며 “평소에는 밥솥이나 전자레인지 등을 올려둘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욕실의 경우 샤워기 등 밖으로 노출된 것들을 정리하고 욕조 대신 유리식 샤워부스를 쓰는 게 좋다. 최근에는 샤워헤드와 배관까지 천장 안으로집어 넣은 ‘빌트인 샤워 시스템’도 나왔다.

세면대 밑 배수관 부분은 수납 공간으로 만들어 청소도구 등을넣어두면 욕실이 훨씬 깔끔해진다.벽지와 조명도 중요하다. 우선 여러 가지 색깔이 혼합된 벽지는 좁고 어지러운 인상을 주기 때문에 밝은 계열의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게 좋다.

작은 무늬보다는 큰 무늬의 벽지를 쓰면 집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듬성듬성 포인트 벽지를 붙이는 것은 금물이다. 조명은 가구와 비슷한 톤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자연광을 이용하면 시선을 창 밖으로 이어주는 효과가 있다. 공을 들인 만큼 집은 넓어진다


소형가전·1인용 식료품 적극 활용혼자 사는 32살의 직장인 고은지씨는 집에서 남는 음식물들이 걱정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바쁘게 살다 보니 일주일만 지나도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쩌다 집에서 요리를 하고 남은 채소들과 식재료들은 버리기 십상이다.

무심결에 지나쳤겠지만 고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싱글족들을 위해 소포장한 제품들이 이미 시장에 출시돼 있다.풀무원이 출시한 신‘ 선한 네모’는 두부 한 모를 4조각으로 잘라 각각 포장한 제품이다. 한 컵에 85g의 크기인데 국내에서 나온 포장 두

부 중 가장 작다. 한 모를 사도 하나씩 뜯어 쓰면 되고, 유통기한 역시 따로 표시돼 있어 관리도 편하다.

농심의 ‘켈로그 시리얼 콤보팩’은 오랜 기간 두고 먹다 보면 시리얼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1회 분량으로 낱개 포장한 제품이다. 소형 PET(300㎖)에 담은 미니 콜라와 6쪽짜리 미니 식빵도 나와 있다. 딱 한 번만 먹을 건데 굳이큰 걸 사서 낭비할 필요가 없다.

전자제품도 마찬가지. 1~2명 살면서 굳이 큰 냉장고를 쓸 이유가 없다. 당연히 전기요금도 더 나오고, 클수록 정리를 게을리하게 돼 얼마 못 가 냉장고는 수납공간으로 변해버린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 소형화는 오랜 추세지만 정작 고를 때는 크고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저렴하고 작다고 해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굳이 과소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70~200ℓ 용량의 ‘1도어 미니 냉장고’를 내놨다.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양문형 냉장고와 비교하면 4분의 1 크기다.리홈이 출시한 3.5인용 미니밥솥(244㎜×232㎜)도 눈길을 끈다.1~2인분 소량의 밥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미니쾌속취사 기능이 유용하다. 각 사에서 전략적으로 내놓고 있는 소형 진공청소기도 보관과 사용이 편해 인기가 좋다.


빚 줄이고 저축 늘리자자산관리도 사이징 대상이다. 1~2인 가구 증가의 주축은 ‘미혼 1인 가구’와 ‘자녀를 출가시킨 중년 부부’다. 둘 모두 경제적으로 취약점을 나타낸다. 미혼 1인 가구의 경우 수입은 그리 많지 않은데 생활비 절감 효과가 없어 저축액이 크지 않다. 쇼핑 중독이나 무분별한 카드 사용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세대기도 하다.

김유경 FP는 “이 시기의 씀씀이가 좀 더 나은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겠지만 실제로는 규모 있는 자산관리가 어렵다”며 “카드 등 빚은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미래의 여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중년 부부는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고 연금이나 저축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가 많다. 보통 수입과 지출이 40% 가까이 감소하는데 당연히 저축액도 급감한다. 하지만 버는 돈이 줄었다고 해서 저축을 멈추면 완전히 경제활동을 멈추는 시기가 앞당겨진다.

노후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다.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소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을 가지면 안정적인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연금마다 수혜액과 범위, 기준이 다르므로 자신이 언제, 어느 정도의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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