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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도 ‘녹색건축’ 붐

중국에서도 ‘녹색건축’ 붐



전 세계 자원의 32%, 전체 에너지의 40%가 건물에서 소모되며, 전체 온실가스 중 30%가 건물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그만큼 건축물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에너지 절약과 함께 환경보호,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몇 년 새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현재 친환경 건축물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유럽이지만, 중국에서도 최근 들어 친환경 건축물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은 급속한 도시화와 권역화 추진으로 매년 빌딩 건축 규모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 중국의 건축물 총면적은 430억㎡에 이른다. 건설 붐으로 해마다 20억m²의 건축물 면적이 새로 생겨나고, 건축물 에너지 소비도 더불어 늘어나고 있다. 조만간 전체 에너지소비 가운데 건물 부문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건축물 건설 확대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자 중국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그동안 등한시했던 건축물 에너지절약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건설부는 중국 건축물 총 면적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30억㎡가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로 개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건축물 개조를 위해 2020년까지 총 1억5000만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2년간 1억6000㎡에 이르는 건축물을 친환경 건축물로 개조한다는 계획이다.2004년 이래 중국 정부는 친환경 건축물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011년 8월 건설부는 ‘건축업발전 12.5 계획’을 발표했다. 신축 건축물 설계·시공은 반드시 국가 에너지절약 표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9월 7일 발표된‘12.5 에너지절감, 오염배출감소 종합 업무방안’에 이어, 올해 6월 6일에는 ‘12.5 에너지 절약형 건축 전문 계획‘이 나왔다.

중국정부는 건축분야에서 12.5 기간 중 1억1600만톤 SCE(Standard coal equivalent, 표준석탄 기준)를 절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이는 약 3480억㎾의 전기 생산이 가능한 규모다. 중국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전력 부족으로 에너지절약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전체 건물의 3분의 1을 친환경 건축물로현재 중국의 에너지절약형 건축은 정부의 투자와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에너지절약형 건축 관련 중국 로컬기업은 외국과 비교해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로컬기업의 녹색건축시장 진출 비중은 외국계 기업에 비해 높지 않다. 로컬기업은 건축외벽자재,단열기술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아직 기술력이 떨어진다.

이러다 보니 친환경 건설 분야에서 외자기업의 발 빠른 행보가 눈에 띈다. 특히 외국기업과 중국 지방정부 간 협력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독일의 지멘스다. 지멘스는 에너지성과 계약방식(Energy Performance Contracting,EPC)으로 정부청사 개조 프로젝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2009년 10월 베이징 차오양취 정부청사에 대한 친환경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차오양취 정부청사는 청사개조 공사를 통해 연간 12%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게 됐다. 금액으로는 연간 80만 위안 규모다. 지멘스는 또 400만 위안을 투자해 차오양취 정부청사의 리모델링 기술과 관련 설비를 제공했다.

차오양취 정부청사 개조 후5년 반 동안의 에너지 절약비용은 지멘스의 투자금액과 비슷하다. 차오양취 정부는 이러한 에너지 절약비용을 지멘스 측에 공사대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지멘스로서는당장 자금부담은 있지만, 폐쇄적인 중국 정부조달 시장을 뚫기 위해 이 방식을 택했다.

물론 중국 정부로서는 초기비용이 들지 않아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세계적 환경기업인 슈나이더는 상하이전기와 합자사를 세워 에너지건축시장에 진출한 케이스다. 슈나이더는 2011년 8월 장비제조업체인 ‘상하이전기’와 합작으로 ‘상하이 전기건축에너지절약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슈나이더와 상하이전기 측의 투자 비율은 55:45이며, 합자기업은 주로 상하이지역의 건물 에너지절감 공사를 맡는다. 슈나이더로서는 상하이전기와 같은 대형 국유기업과 손잡음으로써 떠오르는 친환경 건축시장 진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상하이전기는 에

너지절약 건축 관리시스템과 선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은 셈이다.합자기업은 상하이지역의 정부청사, 대형 할인매장, 병원, 학교, 호텔, 오피스텔이 주요공략 타깃으로 하고 있다.



직접적인 친환경 빌딩 개조사업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파생 서비스시장에 대한 진출도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절약형 건축물 인증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TUV-SUD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독일 인증서비스 전문업체인 TUV-SUD는 에너지절약형 건축인증 관련 진출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 에너지절약 인증서비스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는 TUV-SUD는 그동안 주로 기계, 전자제품,자동차, 완구, 방직품, 화학공업, 의료기기,풍력발전, 태양광제품에 대한 테스트, 검사,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지난해 상하시자베이취 정부가 추진한 에너지절약사업의 일환인 정부청사에 대한 에너지절약 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첫 개가를 올렸다. 이를 계기로 TUV-SUD사는 중국 정부기관의 에너지절약 건축 관련 프로젝트 인증?검사서비스 분야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친환경 건축자재로 사업 기회 찾아야 앞으로 중국 친환경 건축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정부보조금 지원확대가 필요하다.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은 시범정책 위주이고 전면적인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부족한 친환경 건자재의 원활한 공급 역시 선결과제다. 급증하는 친환경 건축수요에 공급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건자재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5%에 불과하다. 지원 정책은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실제 관련 건축법의 집행에 있어 통일된 지침이 없어 혼란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환경 건축의 발전은 중국 경제성장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친환경 건축물이 신규 건축물의 30%를 넘긴다는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지원정책과 기술제고, 시장의 관심이라는 삼박자가 갖춰 져야 한다. 특히 부족한 중국 국내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고성능 친환경 건축 재료와 기술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친환경 건축물 평가 기준을 갖는 건물 면적은 4000만m²로 친환경 건축물의 미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친환경·저에너지소비형 신재료와 건축기술의 활용도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고강철, 고성능 콘크리트, 방화와 보온성능을 갖춘 건축재료 등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을 적극 권장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건축재료 외에도 태양열, 지열, 빗물이용 등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주택설계와 응용기술 분야나 건축 쓰레기의 자원이용 등 분야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우리 기업들로서는 갈수록 커져가는 중국 친환경 건축시장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진출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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