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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RS 듣다 속 터질 일 없습니다

이제 ARS 듣다 속 터질 일 없습니다



현대카드는 매번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최근 새로운 CS전략을 내놨다. 일반적인 ‘CS’의 정의는 고개만족(Customer Satisfaction)이다. 현대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에게 빠른 시간에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Customer Solution’으로 정의한다.

그 동안 관습적으로 해왔던 고객 상담 서비스를 확 바꿨다. 대표적인 고객 접점인 자동응답시스템(ARS)을 다듬었다. 기존 ARS는 복잡했고 안내 멘트가 길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기 메뉴다. 모든 고객이 ARS 이용 초기 단계에서 들었던 8가지 서비스 메뉴를 없앴다. 대신 개인·법인·가맹점·비회원 등 고객 유형에 따라 최대 5가지 항목만 듣도록 절차를 줄였다.

이때 한도 조회, 현금 서비스, 결제관련 문의 등 안내 메뉴는 앞부분에 배치했다. 기존 ARS 이용 패턴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였다.

교과서적인 안내 멘트 역시 실용적인 표현으로 바꾸었다. 예를 들어 ‘금융서비스’라는 모호한 표현은 ‘현금서비스’ ‘카드론’과 같이 구체화했다. 보다 친숙한 용어로 원하는 메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전문상담원 서비스도 강화했다. 1200여명의 상담원들은 결제, 대출, 회원정보 변경, 카드 교체 등 기타 문의 4개의 전문화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각각의 해당 업무에 맞는 특화된 교육을 받은 전문 상담원들이다.

ARS개편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는 시간이 기존 대비 40% 이상 단축됐다. 이 뿐 아니다. 1000여 개에 이르는 고객 상담 스크립트를 바꾸기로 했다. 카피라이터 출신의 전문 직원까지 채용했다. 개편 작업은 8월에 끝난다.

스크립트 개선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고객상담센터의 어법에 맞지 않는 장황한 표현이 오히려 고객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 3월 자신의 트위터에 “‘손님 앉으실게요’ ‘잠깐 기다리실게요’등의 신종 존칭어가 정말 많이 쓰인다”며 “바로잡는 캠페인을 하거나 차라리 국어학회에서 인정을 해줘야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현대카드의 고객상담 스크립트 개편 원칙은 간결성·대화형·두괄식이다. 우선 복잡한 설명이나 불필요한 미사 여구를 줄였다. 예를 들어 “고객님의 소중한 정보보호를 위해”와 같은 문장은 단순히 “정보보호를 위해”로 바뀐다. “하시옵고” “되어질 수” “있사오며”와 같은 불필요한 존칭어는 “하시고” “될 수” “있으며”로 바뀐다.

또 연속 문장 내 ‘고객님’ 등 동일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하지 않는다. 상담은 대화방식으로 진행한다. 그 동안 고객 응답 확인 없이 1분53초간 일반적인 안내가 이뤄졌다.

이제는 고객 대답이 없을 경우 15초 이상 서비스를 알리지 않도록 했다. 상담 용어도 고객 중심으로 바꿨다. 보장개시, 만기도래 등 어려운 용어나 문구는 쉽게 풀어 설명하고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대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등 고객 입장에서 표현을 손봤다 마지막으로 두괄식 설명이다.

기존엔 여러 조건을 나열하고 나서 대출 권유 통화임을 알렸다면 아예 상담 초반부에 통화 목적을 밝히도록 했다. 고객이 불필요한 상

담전화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한편 현대카드는 2009년부터 노년층 고객을 위한 ‘실버케어 전문상담 서비스’를 해왔다. 65세 이상 고객이 현대카드 대표번호(1577-6000)에 전화하면 ARS 대신 전문 상담원과 직접 통화 할 수 있다. 현재 노년층 고객만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30여명의 전문가가 있다



김정인 오퍼레이션 본부장

상담 서비스 민원 확 줄어들다

6월7일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CS 혁신 프로젝트’를 이끄는 김정인(41) 오퍼레이션 본부장을 만났다. 지난해 초 정태영 사장이 맥킨지에서 스카우트했다. 김 본부장은 그 동안 금융기관 컨설팅을 맡아왔다. 특히 리스크 관리와 오퍼레이션(Operation)분야 전문가다. 그를 영입하면서 현대카드에 오퍼레이션본부가 새롭게 생겼다.

CS를비롯해 콜센터, 카드심사 운영 등을 하나로 묶었다. 보통 금융사에선 CS와 콜센터는 경영지원본부, 카드 심사는 리스크관리본부에서 맡는다. 즉 오퍼레이션본부는 카드업계에서 유일하다.

김 본부장은 현대카드의 오퍼레이션은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영업, 고객서비스, 대형 프로세스 운용 역량이라고 말한다. “혁신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으로 카드업계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가 업계 2위로 올라섰어요. 빠르게 성장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고객 서비스입니다. 전체 운영측면에서 고객 서비스를 점검하고 서비스 질을 한층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앞으로 오퍼레이션이 현대카드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그는 오퍼레이션본부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영업 효율성, 고객 서비스질 향상, 비용 절감 등이다. 본부장 취임 이후 약 1년 반 동안 고객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몰두했다. 고객 접점이 높은 콜센터 체계부터 다듬었다. 1200여명의 상담원을 상담 난이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경력이 오래된 상담원일수록 대출, 카드 심사등을 비롯한 어려운 상담을 맡겼다. 김 본부장은 상담 후 처리 시간이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고 자랑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복합상품 역시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선했다. 그 동안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 현대카드로 결제하면서 현대캐피탈을 이용했다. 그러다 보면 두 곳 담당자가 8~9번씩 전화를 한다. 고객은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번거로움이 많았다.

오퍼레이션본부가 생기면서 이 과정을 통합했다. 현재는 두 번의 전화로 약 7분이면 상담이 끝난다.고객 상담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고객 만족도는 높아졌다. 민원 접수가 30~40% 확 줄었다. 월말이나 월초에 전화가 몰리면서 전화를 받지 못하는 통화 포기율은 10%에서 0.5%로 낮췄다.김 본부장은 앞으로 서비스를 보다 차별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담 직원뿐 아니라 고객을 보다 체계적으로 나눌 계획이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하반기엔 콜센터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방침이다.

예컨대 웹사이트를 강화해 정보 변경 등 간단한 업무는 콜센터 대신 웹사이트로 전환하는 일이다.김 본부장은 “고객은 ‘왕처럼 모신’다는 말보다 원하는 질문에 빠르고, 간결하고,정확하게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만족감이 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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