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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자동차 해외에서 질주

국산 자동차 해외에서 질주



한국자동산업협회는 7월 11일 “올해 상반기 완성차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까지 포함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 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이 상반기 한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07억4000만 달러다.

완성차·부품 수출액은 300억 달러를 넘었다.우리나라 안방에선 달랐다. 올 들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수입차에 밀려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FTA 효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성능 좋은 유럽차가 무섭게 국내 시장점유율을 늘려 나갔다. 올 1~6월까지 전체 판매량의 9.77%가 수입차였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이면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고, 조만간 2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상반기에만 총 55종의 신차를 국내 시장에 쏟아 냈다.

한·미, 한·EU FTA로 관세 인하 혜택을 본 것은 수입차만이 아니다. 역으로 수출을 하는 국산 자동차도 좀 더 낮은 가격에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거기에 일본이 대지진으로 침체기를 겪는 동안 틈새를 파고 들어간 전략도 먹혔다. 한국의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올라갔다. 더욱이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검증된 성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인기를 모은 국산 자동차가 많았다.


국내 시장에선 수입차 선전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판매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줄어든 69만1246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출이 12.5% 늘면서 내수의 부진을 메웠다. 전체 실적은 412만4972대로 오

히려 9% 늘었다.

브랜드 별로는 현대·기아차의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띄었다. 두 회사는 국내 시장의 판매량 감소에도 전체 판매량은 늘었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 32만8113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7% 줄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총 185만1899대를 팔아 전년 동기대비 15.1%의 판매율 증가를 기록했다. 기아차 역시 내수 판매는 3.7%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16.4% 늘어난 115만7005대를 팔았다.

상반기 한국 자동차의 상승세를 이끈 차종은 소형차였다. 최근 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연비가 좋은 국산차를 선호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전체 수출 차량의 절반이 소형차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모델별 수출 순위 탑 10위’ 가운데 5위에 오른 투싼 ix와 10위에 오른 스포티지R을 제외한 8대가 소형차였다.

1위에 오른 현대 엑센트는 유럽·중국·미국 등 전 지역에서 고르게 잘 팔리는 국산차다. 오랫동안 수출 1위를 달리던 아반떼를 올해 처음으로 제쳤다. 올해만 20만대 넘게 팔았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만 10만대가 넘어 현대차의 해외 시장 개척 효자 차량으로떠올랐다.

포르테, 프라이드, 쏘울 등 기아차의 소형차 라인업 역시 해외 시장에서 잘 나가는 차들이다. 신형 프라이드와 포르테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쏘울은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미국에서만 5만3436대를 팔아 기존 쏘렌토R을 제치고 새로운 기아의 미국 베스트셀링카 모델이 됐다.



한국GM의 아베오와 크루즈는 아예 해외 시장을 주력 시장으로 하고 있다. 모기업인 GM의 글로벌 브랜드인 쉐보레를 등에 엎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GM 전체 판매의 82%가 해외에서 이뤄진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장 높다. 아베오는 올 상반기 동안 국내에서 841대를 파는데 그쳤지만, 해외에서는 7만9769대를 팔았고, 크루즈는 국내에서 8116대, 해외에서 7만2189대를 판매했다.

국산 첫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SUV)를 표방했던 르노삼성의 QM5는 국내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해외에서 회복하고 있다. 한국에서와 달리 해외에서는 꽤 인기 있는 차종이다. 올 들어서만 2만4944대를 해외에서 팔아, 국내 판매량(2209대)보다 10배 이상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올 상반기 국산차는 중남미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의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유럽은 현재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올 4월까지 7개월 연속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도 전체 시장 판매는 7.1%가 줄었다. 피아트, 도요타, GM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8.5% 판매량을 늘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의 i10, i20, i30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기아의 프라이드와 스포티지도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 4월엔 월간 점유율 사상 최초로 6%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대형차 수출량 더 늘려야국내 자동차 브랜드에게는 하반기가 중요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세계 각국의 자동차 소비가 줄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올 초의 가파른 판매량 상승 곡선이 조금씩 완만해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수출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소형차에 집중된 수출을 다각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형차 보다는 중·대형차의 마진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릴 수 있을 지가 하반기 자동차 업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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