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뮤지컬·영화 한류 바람 일으켜야
중국에 뮤지컬·영화 한류 바람 일으켜야
영화 ‘붉은 수수밭’을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이머우 감독은 천카이거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5세대 감독으로 꼽힌다. 중국 영화계에서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그는 2010년 제15회 부산영화제에 참가하면서 또 한번 한국 영화팬의 주목을 받았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 무대를 연출해 세계적인 무대공연 연출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영화와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세계인의 눈도장을 찍었지만, 중국 내에서는 산수(山水) 실제 경치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감독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인 항저우 ‘인상서호’를 비롯해 그가 연출한 ‘인상(Impression)’ 시리즈 작품은 전 세계 관광객의 필수 관광코스가 되고 있다. 특히 인상 시리즈 중 ‘인상 리장은 20억 위안(약 366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에서 기회 봐야최근 중국의 뮤지컬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뮤지컬은 2002년 상하이에서 공연된 웨스트엔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대성공을 거둔 후 태동했다. 이 공연은 중국인들이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각인하고 창작 작품을 크게 늘리는 계기가 됐다. 이후 불붙기 시작한 중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뮤지컬 시장이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이어 세계 3대 뮤지컬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20년 공연 규모는 약 4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우리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분야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다.대표적인 작품이 한국의 기업이 연출해 선보인 ‘맘마미아’다. 2011년 7월 상하이에서 초연돼 베이징, 광저우, 우한, 충칭, 시안 등 6개 도시에서 공연된 ‘맘마미아’는 6개월간 200여 회의 공연과 25만 명의 관객동원, 2000만 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공을 거뒀다. 중국에서 뮤지컬이 한류 K팝 공연에 이어 또 하나의 주요 문화 콘텐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맘마미아’는 CJ E&M과 중국 문화부 산하기관인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가 함께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맘마미아의 성공은 프로듀싱을 맡은 CJ E&M가 해외 뮤지컬을 중국식으로 현지화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가능했다. 또 중국보다 앞선 한국의 선진 뮤지컬 시스템이 적절히 반영되고 중국 정부의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맘마미아의 흥행으로 중국 내에서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있다. 2012년 9월 상하이 ‘캣츠’ 공연에 이어 ‘브로드웨이 42번가’, ‘라이온킹’, ‘헤어 스프레이’ 등 유명 뮤지컬들이 잇달아 공연될 예정이다.
베이징에서는 ‘키스 미, 케이트’가 9월 말에 공연될 예정이며, 그외에도 ‘타이타닉’, 시‘ 카고’ 등의 라이선스 공연이 계획 중이다.중국에서 뮤지컬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발전 잠재력은 크다. 세계 유명 뮤지컬 제작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뮤지컬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능력있는 파트너의 발굴과 중국 관객의 눈높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현지화가 필수다. 한편 뮤지컬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맘마미아’도 제작과정에서 무대 연출 인력과 배우를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뮤지컬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와 배우에 대한 교육훈련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뮤지컬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뮤지컬관람경험이 있는 관객 역시 실제 이해도가 높지 않다. 시장을 창출하려면 새로운 관객 확보도 중요하지만 기존 관객층에 대한 마케팅과 홍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뮤지컬뿐만 아니라 중국 영화시장 역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거대시장이다.
이는 6월 16일부터 24일까지의 일정으로 진행중인 제15회 상하이 국제영화제(SIFF)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상하이영화제는 대규모 필름 마트(SIFF Mart)와 포럼(SIFFORUM)까지 개최되는 대규모 복합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2010년 상담회에서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20여개국 100여개 기업이 참가하여 300여편이 거래됐다. 올해는 참가자 규모나 위상에서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영화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는 방증이다.올해 중국 영화시장 규모는 290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영화관 입장권 수입만 2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상영 수익 131억 위안을 포함해 178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 중국 영화시장은 북미에 이어 2대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드림웍스 제프리 칸제버그 사장은 “중국 영화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바로 이 점이 외국 영화사들이 중국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중국 영화시장의 잠재력과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외국 영화사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디즈니는 중국기업과 영화 ‘아이언맨3’ 제작에 공동 참여키로 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 영화사 중국 러시 이어져최근 중국 전역에 영화관 건립 붐이 일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예전에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소도시들까지 영화관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건설된 극장만도 803개에 달하며, 스크린 수는 2800개를 넘어섰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문화의식이 높아지면서 문화 생활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의 인구 대비 스크린 수는 8만 명당 1개에 그치고 있다. 미국이 8000 명당 1개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중국 영화시장의 발전 잠재력은 아주 크다.한국기업의 중국 영화시장 진출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2006년 상하이 1호점 개관 이래 현재 10개의 영화관을 설립한 CJ CGV는 향후 중국 영화산업 성장세에 맞춰 신규 출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특히 국민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영화티켓 값이 앞으로 인하 조정될 가능성이 커 수익성에도 청신호를 켰다. 올 초 베이징에서 개최된 정치협상회의에서 장이머우, 펑샤오강 감독을 비롯한 6명의 정협 대표들은 영화요금 인하를 상정했다. 이들은 “중국 영화티켓 가격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또한 인구수 대비 영화관도 크게 부족해 관람객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화관 건설 지원책도 빠른 시일 내 마련하여 영화관 건설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중국은 12·5(2011~2015) 계획에서 문화산업을 국민경제 지주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문화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의 2.5%에서 5%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2015년 문화산업 부가가치는 2009년의 3.4배인 2조8500억 위안으로 증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도서출판, 영화·드라마 제작, 온라인게임, 광고업 등이 중점 지원 대상에 선정되었다.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의 영화·뮤지컬 시장 진출을 보다 확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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