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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t alian Job 크라이슬러의 보은

The It alian Job 크라이슬러의 보은



선량한 사마리아인이 도움을 주려다가 오히려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하는 경우는 드물다(it’s rare for a good Samaritan to have his life saved by the person he stops to aid).하지만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사이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 듯하다. 합방 3년 차인 이들 기업의 한집 살림은 글로벌 경제의 희한하고 예상치 못한 작용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7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통계는 희비가 교차한다(were a mixed bag).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전년 대비 각각 6.4%와 3.8% 줄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미국 빅3 메이커 중 가장 막내였던(the longtime runt of the American Big Three) 크라이슬러는 28개월 연속 전년비 증가세를 나타냈다(notched its 28th straight month of year-over-year gains). 판매는 13% 증가했다. 불과 3년 전 크라이슬러는 청산을 맞을 운명인 듯했다(seemed destined for liquidation). 2009년 당시 소유주인 사모펀드 회사 서베러스 매니지먼트는 아이디어와 자본이 바닥난 상태였다.

크라이슬러는 정부가 급하게 짜맞춘 생명유지장치로 목숨을 연명했다(hooked up to the government’s hastily constructed lifesupport system). 다른 어떤 미국 투자자나 자동차 회사도 그 환자를 떠맡을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는 이탈리아에서 명의를 찾았다(found a Dr. Fixit in Italy). 바로 피아트였다.당연히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그 합병은 성조기가 달린 새는 양동이를 코스타콩코르디아호(지난 1월초 침몰한 이탈리아 초대형 유람선)에 묶는 격인 듯했다(The merger may have seemed like lashing an American-flagged leaky bucket to the Costa Concordia).

그리고 크라이슬러는 이미 유럽 자동차 메이커(다임러)의 품에 안겨 불행을 겪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합병된 회사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CEO의 리더십 아래서 다시 살아났다(the merged company has come roaring back). 크라이슬러의 회생은 어느 정도 직감적이고 기발한 마케팅의 승리였다. 크라이슬러는 클린트이스트우드에게 의뢰해 감정에 호소하고 사실적인 수퍼볼 광고를 만들었다.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가 이탈리아 말로 미국 시골뜨기를 유혹하는 내용이었다. 날렵한 피아트 500 광고는 섹스 어필을 더했다.

피아트 500은 올 들어 지금까지 미국에서 2만4416대가 팔렸다. 하지만 그것은 부수적인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is a mere sideshow). 근본적인 원인은 크라이슬러가 지닌 미국 브랜드의 핵심을 마르치오네가되살린 데 있다. 지프는 상징적이고 대단히 인기 높은 브랜드이며 닷지 픽업트럭도 반응이 좋다. 그리고 크라이슬러 300 세단, 닷지 다트 같은 신제품도 출시했다. 왕년의 인기모델(an old standby)이었던 닷지 다트는 고연비 차량으로 재탄생했다. 2011년 상반기 크라이슬러의 미국 판매는 24% 증가했다. 시장 전체와 다른 미국 자동차 메이커를 크게 앞질렀다.

올 들어 지금까지 크라이슬러의 지프 판매대수는 28만3000대를 돌파했다. 크라이슬러는 여름에 2주간 공장 문을 닫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7월 여러 공장이 그런 전통을 따르지 않았다.미국 자동차 산업은 이익 없는 매출은 무의미하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깨달았다(learned the hard way that sales without profits are meaningless). 하지만 크라이슬러는 이제 흑자를 내고 있다. 2011년 상반기 순이익이 9억900만 달러였다. 그에 따라 크라이슬러는 워싱턴과 밀라노에서 자원을 빨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경제·정치적 배당금을 지불한다.

크라이슬러는 2011년 5월 마지막 남은 정부 융자금을 상환했다. 납세자는 125억 달러를 투자해 13억 달러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반면 GM은 아직도 27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갚지 못했다). 크라이슬러는 톨레도의 대규모 지프 공장에서 고용인원을 늘리고 있다. 톨레도는 선거 승패의 열쇠를 쥔 경합주에서도 중요한 격전지역이다(a crucial swing district in a vital swing state). 결과적으로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가 이제 와선 무모한 자기희생이라기보다 똑똑한 이기심의 발로에 더 가까워 보인다(now looks less like a reckless act of charity than a smart act of self-interest).

이탈리아에선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가 이익을 내지 않았다면 최근 분기에서 3억 달러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마르치오네는 이를 “크라이슬러에서의 정말로 뛰어난 실적 덕분에(on the back of some really strong

results over at Chrysler) 피아트가 이번 분기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표현했다. 피아트가 황급히 크라이슬러를 살려놓은 지

불과 3년 만에 미국 환자가 지금은 이탈리아 의사를 간병하는 셈이다(the American patient is now tending to the Italian do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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