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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지역금융의 진정한 길

[CEO] 지역금융의 진정한 길



올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한낮에는 폭염으로 한밤에는 런던올림픽 열기로 가득 달아올랐다.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서 종합순위 세계 5위라는 화끈한 결과를 이룬 우리 선수단이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그리고 절정으로 치달았던 런던의 열기와 감동을 필자와 함께 즐겼던 분들께는 반갑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부산을 비롯한 시원한 휴가지에서 재충전한 힘으로 활기찬 하반기를 열어 가시기를 바란다.

그러나 많은 CEO들이 런던 올림픽의 열기와 감동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까 염려도 된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여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 유로존 사태의 본질적 문제가 유로존 내부의 구조적 한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기상황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완화됐지만 수출둔화 등 실물 부문의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산업현장과 지역사회를 둘러보면 많은 중소기업들과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느덧 우리는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전망과 시장예측은 불확실성에 직면하였고 경영의 방향성을 찾기도 어려운 시기다. 필자는 요즘 지역금융의 역할과 소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있다. 지난 외환위기는 새삼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경험하는 가운데 상당수 지방은행이 퇴출됐고 그 결과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에서는 지역금융의 기능이 취약해진 면이 있다. 경제위기가 반복되는 지금이 지역금융의 본질적 기능과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우선 지역금융의 본질적 기능은 지역자금 조성과 공급의 선순환에 있다.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자금을 필요로 하는 지역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효율적으로 공급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지역기업과 지역사회의 고충을 오롯이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지역금융기관의 책임감 있는 역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향후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함께 힘을 모아나갈 많은 지역금융기관의 발전을 위해 지역자금이 지역사회에 재투자되고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갖춰지길 바란다.

아울러 지역금융은 금융의 대형화와 겸업화에 대응한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며 외형성장을 이루고 다양한 금융수요에 걸맞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지금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 금융시장을 무대로 경쟁할 수 있는 지역금융의 창조적인 가치창출이 요구되는 시대다.

이를 위해 지역과 함께 성장한 지역금융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어떻게 갖춰갈 것인지 고민할 때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어렵다. 그만큼 지역 경제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금융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돼야 한다. 필자 또한 이를 위해 열심히 뛸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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