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세요 자신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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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화장품 회사 클라란스는 스킨케어 분야의 강자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 시장 점유율(16%) 1위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여긴다. 필립 셰어러 클라란스 대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아시아를 찾는다. 지난 10월 6일 한국에 온 셰어러 대표를 대치동 파크하야트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32년간 화장품 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한국에는 20년 전 화장품 시장 파악을 위해 처음 방문했다.
이후 지금까지 2~3년 주기로 방한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화장품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선진적인 유통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데다 소비자의 안목도 어느 나라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 뷰티 산업 선진국입니다. 특히 스킨케어와 바디케어 부문은 세계 최고로 꼽힙니다. 한국 로컬 브랜드의 약진도 놀랍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한국 소비자의 높은 수준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국 고객은 제품에 대해 깐깐하고 분석이 정확합니다.”
셰어러 대표는 한국 화장품 산업이 발전한 배경으로 먼저 판매 환경을 꼽았다. 한국은 백화점 매장과 전문점, 가정 방문 판매까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독특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까지 다양한 유통채널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그는 한국 로컬 브랜드의 약진도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발견할 때마다 경쟁사가 늘고 있다는 걱정에 주름이 많아지고 있다”며 “한국 에 오면 독창적인 제품이 있는지 둘러보곤 한다”고 말했다.
셰어러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한국의 남성 스킨케어 시장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남성 스킨케어 부문은 유럽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래서 프랑스 본사에서도 여기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그는 이 시장의 유통망을 꼼꼼히 체크하며 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화장품은 약이 아니다그는 한국이 아시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한국이 아시아의 문화 강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영화·드라마·음악은 물론 패션 산업의 선두 주자”라며 “이런 곳에서 인정받는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어러 대표도 한국 시장 공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컬 제품의 수준이 높고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경쟁 또한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는 클라란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스킨케어 분야에 집중해 한국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클라란스는 유럽 스킨케어 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는 기업입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봤지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연구소에서 탄생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합니다. 창립자가 물리요법사(physiotherapist) 출신이었습니다. 스파와 스킨케어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덕에 실제 도움이 되는 화장품에 대한 이해가 깊었죠. 스킨케어에 적합한 화장품을 찾다가 직접 연구개발에 나서며 클라란스가 탄생한 겁니다.”
그는 “클라란스 제품에는 창립자의 철학이 담겨 있다”며 “그것은 화장품과 피부의 조화”라고 밝혔다. 클라란스의 모든 제품에는 식물 추출물이 함유돼 있다. 글로벌기업 가운데 유기농 식물 성분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으로 꼽힌다. “우리는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을 중시합니다. 품질 관리를 위해 프랑스에만 생산 공장을 두고 있죠. 모든 제품이 메이드 인 프랑스입니다.”
그는 신제품인 더블세럼을 예로 들었다. 더블세럼은 안티에이징 라인으로 천연 재료를 사용해 피부의 필수 기능을 활성화 하는 제품이다. 물에 녹는 수용성 재료와 기름에 녹는 지용성 재료를 적절하게 혼합해서 만들었다. 그는 “유럽 특급호텔 스파나 마사지 샵을 방문하면 클라란스를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조만간 한국 최고급 호텔에서도 클라란스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셰어러 대표는 ‘피부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띠도록, 피부 각각의 기능이 활성화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화장품을 정의했다. 화장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도와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는 “클라란스에는 메이크업 제품도 있지만 스킨케어가 뒷받침돼야 메이크업 표현이 극대화 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한국의 남성 CEO들에게 화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음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젊어 보이는 CEO가 더 활동적이고 유능한 느낌을 주지요. 나이 들어 보이는 남성은 여성에게 인기가 없어요. 무엇보다도 젊어 보일수록 자신감이 붙습니다. 간단한 화장 덕에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왜 안 하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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