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 재미를 더하다
지식에 재미를 더하다
정보와 오락이 결합된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출연해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궁금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이다. 오락프로그램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전문 지식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포장되어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이야기로 채워진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은 보다 친근하게 느껴지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 출연진이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에서 참신함을 느낀다. 이미 공중파에서는 ‘비타민’, ‘솔로몬의 선택’과 같은 프로그램이 장수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은 종편 채널에서도 각광을 받는다. JT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닥터의 승부’ 역시 지난해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애매한 생활건강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신개념 난상토론 의학 토크쇼를 컨셉트로 내세웠다.
16명의 각 분야 전문의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이 평소 궁금해 할만한 건강 상식이나 민간요법을 놓고 논쟁을 벌인다. 건강에 관한 새로운 관점과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다.개그맨 김용만, 정형돈 이 두 MC를 주축으로 한 연예인 게스트들은 ‘레지던트 군단’, 전문의들은 ‘닥터 군단’으로 나뉘어 각종 화두를 놓고 맞선다.
연예인 고정 게스트는 조형기, 유지인, 이경애, 이석훈, 최수은이 출연하고, 닥터 군단은 척추전문병원으로 유명한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원장, 강세훈 서울 SKY병원 대표원장을 비롯해 비만, 피부과, 이비인후과, 내과,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외과, 성형외과, 정신과, 산부인과, 치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등장한다.
대중 눈높이로 의학 지식 설명가을 개편을 맞이하여 화요일 밤 11시에서 일요일 밤 11시로 방영 시간을 옮긴 ‘닥터의 승부’는 SG워너비의 이석훈, 댄스그룹 갱키즈의 최수은을 투입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했다. 11월 4일 방영된 개편 후 첫 방송에서는 “스키니진과 ‘하의실종 패션’ 중 겨울철 건강에 더 치명적인 것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면 시력이 나빠진다?” “피부는 타고나는 것이다?”라는 주제를 놓고 각 과를 대표하는 닥터군단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산부인과의 이혜준 전문의는 “환자들의 다리에 스키니진 봉제선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라며 “하체를 압박하고 통풍을 방해하는 스키니진이 산부인과에서 보기에는 더 나쁘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박용일 전문의는 “스키니진은 고환으로 가는 혈관이 꼬이는 고환 염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또 오랜 시간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이 시력에 나쁠 것이라 예상했던 레지던트 군단의 의견과 달리 김정섭 안과 전문의는 “피로해지는 것과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성장기 청소년들이 근거리에서 시력을 계속 쓰는 것은 근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부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속설에 대해서는 도정은 피부과 전문의가 “후천적 환경과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미 유전적으로 내재된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해 긍정을 표했다. 그러나 같은 유전 형질을 가진 쌍둥이 자매가 각각 농부, 수녀로 살아온 뒤 비교했을 때 피부노화 상태가 매우 다른 것을 보여주며 후천적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을 더했다.
건강 관련 인포테인먼트가 유독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의학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평소 만나기 힘든 각 분야 유명 전문가들이 TV에 나와 예능 프로그램의 컨셉트에 맞춰 자신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습에서 친근함을 느낀다. 공중파와 종편 채널에서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선전하고 있어 방송계에서는 앞으로도 비슷한 포맷의 정보성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TBC 새 시사 프로그램 ‘사기꾼들’ - 방송 최초 꾼들의 수법 공개아역배우로 시작해 데뷔 30년차를 맞은 배우 이민우가 MC로 나선다. JTBC의 새 프로그램 ‘사기꾼들’를 통해서다. ‘사기꾼들’은 방송 최초로 사기꾼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들의 사기 수법을 낱낱이 공개한다는 점에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했다. 또 일반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실험을 통해 얼마나 사기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지 짚어보고 예방책 또한 제시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사기 사건을 재연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기꾼을 중심으로 내용을 재구성해 사기의 본질을 파헤치고 피해를 예방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11월 5일 처음 선보인 ‘사기꾼들’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첫 회 방송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사기범죄인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다뤘다. 연간 120만건이 넘는 범죄 중 보이스피싱은 약 28만건에 달하는 실정이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입출금 문자알림 서비스를 흉내내어 손쉽게 사기를 치는 방법에서부터 가족의 사고나 납치를 빙자하는 전형적인 방법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던 단순한 수법에서 벗어나 지능형, 표적형, 사기로 진화한 보이스피싱의 수법을 방송을 통해 낱낱이 공개했다.
전직 사기꾼이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사기 범죄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실험에도 전직 사기꾼이 설계부터 모의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사기에 당하게 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응급실 직원을 위장해서 건 사기 전화를 실험대상자가 아무런 의심 없이 믿는 모습은 보이스피싱이 얼마나 교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건드려 돈을 갈취하는 범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기 현장의 실제 모습을 통해 범죄에 노출된 잠재적 피해자들이 좀 더 현실적인 예방책을 찾도록 하고 사기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고려대, 등록금 ‘5.49% 인상’ 검토
2바이든, 13일 ‘외교 성과’ 연설...한미일 협력 언급 전망
3‘역대급 추위’에...서울서 ‘수도 계량기’ 동파 속출
4유엔이 전망한 ‘한국 경제’ 성장률...“올해 2.2%”
5‘악마, 베르사체도 입을까’...“프라다, 인수 검토 중”
6대체거래소 출범해도 IPO 기업은 상장일 다음날 거래…왜일까
7현대차와 ‘드리프트 킹’의 만남...‘아이오닉 5 N DK 에디션’ 첫 선
8“작지만 강하다”...한국 ‘여권 파워’ 세계 3위
9“무안공항 참사, 잘못된 표현”...국토부·유가족 협의 ‘공식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