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따뜻함으로 늦가을 수놓다
내면의 따뜻함으로 늦가을 수놓다
동양화가 오명희 작가의 초대전이 늦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A little Song of Life’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렬한 생명체의 환희와 화려함을 볼 수 있다. 그 안에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신작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오명희 작가의 신작은 전시 제목처럼 바라만 봐도 절로 귓가에 노래가 들리는 듯 행복함이 가득하다.
작가의 작품에는 꽃과 나무 그리고 새가 주로 등장한다. 옛 선인들의 화조 이미지를 빌어 음양의 조화, 사랑과 행복을 예찬한다. 현대적인 색채의 작품에서는 산수화의 면모도 느껴진다. 화려하면서도 산수화가 가진 상징성을 엿볼 수 있다. 산수화가 상징하는 유토피아와 동일한 맥락에서 작가는 독특한 화조화를 그려냈다.
민화에서 다뤄지는 화조화는 주로 부부금실과 부귀영화를 의미한다. 이처럼 인간 생의 욕망과 간절한 희구가 그림 속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오명희 작가의 작품이 전통 회화를 감상하듯 정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작가는 인간이 가진 다양한 욕망을 꽃과 나무, 새 등의 이미지를 빌어 우리의 눈앞에 구현한다.
새의 모습은 정밀하게 묘사돼 마치 날아갈 듯 하다. 꽃의 형상은 얇은 자개를 오려 부착했다. 자개에 채색을 해 빛을 받으면 꽃이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언뜻 자개장이 연상되는 화면은 일반적인 회화와는 달리 재료나 구성적인 면에서도 차별화를 두어 임팩트 있게 구성했다.
캔버스에 유채로 그려진 나뭇가지와 새, 꽃은 무한한 자연을 암시하듯 단일한 색채로 표현되었고, 뒷 배경은 현실적인 풍경을 담고 있다. 특히 옛 건물이나 작가의 일상적인 풍경사진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아득하게 사라지는 지난 우리들의 시간을 아련하게 추억하게 하는 심리적, 정신적 거리를 상징화 한다.
오명희 작가는 21회의 개인전과 미국 L.A. 아트쇼, 홍콩 스푼아트페어, 일본 아오키화랑전 등 국내외 70여회의 단체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현재 수원 대학교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인 그는 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 한국미술협회 이사 등을 맡으며 왕성한 작가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장은선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됐던 이형구의 근작을 선보이는 개인전도 열린다. 인체의 골격을 끊임없이 연구해 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조각 드로잉과 함께 실험실을 설치하여 과학 실험을 방불케 하는 특유의 작업 스타일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신작 ‘Face Trace’는 흡사 과학 수사에 이용되는 ‘복안법’을 연상시키는 작업으로, 자신의 얼굴을 캐스팅한 후 골격의 자의적인 재조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켰다. 11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갤러리스케이프. 비디오 아티스트 육근병의 개인전도 관심을 끈다.
1998년 개인전 이후 1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대형 야외설치물 ‘survival is history’는 작가의 대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Eye’ 작업의 일환으로 리옹비엔날레에서 발표한 후 국내에서는 처음 공개한다. 전시장에는 운송용 박스로 포장된 ‘Transport’, 두 채널을 하나의 영상처럼 표현한 A‘ pocalypse’ 등 4점의 비디오 신작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12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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