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irement - 건강한 100세 맞으려면 식단 바꿔라
Retirement - 건강한 100세 맞으려면 식단 바꿔라
고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아름다운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인간과 깊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인간은 전사 티토노스였다.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연인 티토노스 때문에 비탄에 빠진 에오스는 그에게 영원한 삶을 달라고 제우스에게 간청한다. 제우스는 불행이 닥칠 것을 예견하며 에오스에게 이것이 진정 그녀가 원하는 것인지 재차 묻는다. 그녀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처음에 에오스는 제우스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준 것에 기뻐한다.
수명만 는다고 반길 일 아니야그러다 문득, 그녀의 소원에 연인 티토노스가 영원히 ‘젊고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는 말은 빠져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녀는 점점 더 늙고 병들어가는 티토노스의 모습에 경악한다. 그의 피부는 시들고, 내장은 썩어갔으며, 두뇌는 명석함을 잃어갔다. 한때 누구보다 멋지고 당당했던 전사 티토노스는 고통 속에 점점 더 노쇠해가며, 죽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비극적인 삶을 산다.
과거 어느 때보다 오래 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수명이 늘어났다고 건강하게 사는 수명까지 늘어난 것은 아니다. 티토노스가 그러했듯이 어떤 사람들에겐 늘어난 수명이 고통과 장애의 시간이 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지혜도 함께 깊어진다면 분명 축복받을 일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젠 자식보다 부모를 돌보는 데 더 오랜 시간을 보낼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떠했을까. 20세기 이전의 평균 기대수명은 40~45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년에 죽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출생 때 기대수명은 유아 및 어린이 사망률에 영향을 받는데, 과거에는 열악한 환경 탓에 일찍 죽는 아이들이 많아 그만큼 기대수명도 낮게 계산됐기 때문이다. 즉, 유아시절에 고비를 잘 넘긴 이들에게는 사실상 60세 이상까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다.
모든 주민이 원기 왕성하게 70, 80, 90대, 심지어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지역도 등장했다. 러시아 남부 코카서스 지역의 압하지야, 에콰도르 안데스 산맥 깊숙이 자리한 외딴 마을 빌카밤바, 그리고 파키스탄의 북쪽에 위치한 훈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통적으로 채소 위주의 저칼로리 자연식을 즐기고,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았다. 전반적으로 노인들이 활기차고 정력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적 조건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믿을 만한 데이터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해 이 같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다 과학자들이 우리와 비슷한 환경 속에 있지만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며 사는 새로운 문화권을 발견했다. 161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 바로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다. 14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오키나와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자 사람들의 수명이 가장 긴 곳으로도 유명하다.
100세를 넘은 노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는 이곳은 유아와 아동사망률이 낮고, 현재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오키나와의 노인들은 서구의 3가지 살인적 질환으로 꼽히는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발작 그리고 암이 발생하는 비율이 어떤 노인 인구보다 낮다.
오키나와 100세 노인 연구를 진행한 이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의 장수비결은 바로 ‘식단’이었다. 하나같이 칼로리가 낮고,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좋은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으며, 가공·정제하거나 방부제 등 화학물질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았다. 그 지역에서 재배한 신선한 제철음식을 좋아했고, 무엇보다 소식했다.
놀라운 것은 최신 의학 연구과정에서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조건으로 꼽혔던 상당부분이 오키나와 주민들의 생활습관과 일치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이미 상식처럼 따르고 있는 생활 속 전통이 사실상 장수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그러다 오키나와의 이 오랜 전통이 흔들리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2차 세계대전 말, 미군이 군사기지와 미국 군인 가정을 위한 거주지를 짓기 위해 강제로 오키나와 부동산의 대부분을 점령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군은 오키나와의 문화와 생활방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오키나와의 젊은 세대들은 조상들의 삶의 방식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간다. 그리고 비만, 심혈관계 질환, 관상동맥 질환 등 전에 없던 각종 건강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반면, 오키나와의 구세대들은 자신들의 오랜 생활원칙을 고수해가면서 꾸준히 장수를 누리는 모습을 보인다.
『존 로빈스의 100세혁명』의 저자 존 로빈스는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기업인 베스킨라빈스의 상속자인 동시에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 속에 감춰진 진실을 폭로한 환경운동가다. 로빈스는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정력적이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정열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오늘 당장 식생활을 개선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오늘 먹은 음식이 내일 나의 몸이 된다첫 번째, 음식을 의식하면서 먹어야 한다. 음식을 의식하며 먹으라는 것은 그 음식이 자연 그대로 가공하지 않는 음식인지, 또 건강에 좋은 음식인지를 먼저 물어보고 먹으라는 이야기다. 그럼으로써 신체와 영혼의 건강이 서로 일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정크 푸드로 신체를 오염시키지 말자. 세 번째, 내가 지금 섭취하는 음식이 모두 몸에 좋은 음식이라면 칼로리를 계산해가며 먹을 필요가 없다.
네 번째,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 된다. 배부른 느낌이 들기 전, 적당히 배가 찰 정도로만 먹어라. 이 때,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위가 감지하기까지는 20분 정도가 걸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섯 번째, 밀가루로 만든 음식 섭취를 줄이고, 전곡, 콩, 고구마를 더 많이 먹자. 여섯 번째, 다양한 색깔의 음식을 먹어라. 음식의 자연스러운 색채는 눈을 즐겁게 할 뿐 아니라 항산화제와 같은 중요한 영양소가 들어있다는 표시다.
내가 노후에 누리게 될 건강은 지금부터 나이 들어서까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느냐에 달렸다. 현명하게 먹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원칙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인간의 신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구조일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신체조직은 계속 새로워지고 있다.
위벽세포는 5일마다 새롭게 바뀌고, 적혈구는 넉 달 정도 지속된다. 성인의 간 세포는 300일에서 500일 주기로 교체된다. 인간의 몸에 있는 거의 모든 세포는 이처럼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다. 오늘 내가 먹은 음식이 내일의 내 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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