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두 톱 500 차트 싸이가 석권
중국 바이두 톱 500 차트 싸이가 석권
가수 싸이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2012)’ 후보에 오른데 이어, 올해 ‘최고의 벼락스타(Fleeting Celebrities)에도 선정됐다. 중국에서도 싸이의 인기는 최고다. 10월에는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의 음악 차트 톱 500에서 강남스타일이 정상을 차지했다.
바이두 톱 500 차트는 포털 내 검색량과 다운로드량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통합 차트이다. 싸이는 신곡 톱 100 차트와 가수 톱 200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한국 가수가 중국 음악차트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드라마와 가수를 중심으로 다양한 한류 바람이 불었지만 지금껏 한국 가수가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한 적은 없었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성공은 유튜브를 비롯한 SNS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중국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의 접속이 차단되는 나라다. 이런 연유로 중국에서 강남스타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싸이의 일거수일투족은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에 그대로 실시간 소개될 정도다. 국영 CCTV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뉴스 프로그램인 ‘新聞30分’은 외국 노래로는 사상 처음으로 강남스타일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10대 유행어에서도 ‘강남스타일’을 활용한 ‘~스타일’이 포함되었다. 중국에서 부는 강남스타일 열풍은 그야말로 상상이상이다.
국영 CCTV에서도 집중 소개강남스타일의 인기를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여러 가지이다. 최근 한 언론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말춤(중국에서는 기마춤)이 유행하자 이 춤의 동작이 격렬해 다칠 수 있다며 ‘말춤 주의보’를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오전 체조시간을 맞아 학교 학생 1000여 명이 동시에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는 69개국의 유학생 300여 명이 참가한 국제문화제 개막식에 강남스타일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중국에서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모으는 원인에 대해 언론들도 다양한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남방주말’은 중국의 한류열풍에 대한 연재 기사에서 강남스타일의 인기 이유로 수많은 젊은 한류 팬을 꼽았다.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은 한류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지만 청소년을 중심으로 젊은층은 이미 한류에 빠져있고, 한국어까지 할 줄 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80년대에도 한류가 있었지만 단기적이었고 열기가 오래 가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한국 가수의 노래와 춤에 완전히 매료되었다고 기사는 보도했다. 실제 요즘 신세대들 간에는 강남스타일을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놀리기 일쑤다.
중국인이 말하는 강남스타일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중국 노래와 뮤직비디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과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영상,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멜로디의 노래, 중독성 강한 춤까지 언어나 국경, 인종의 장벽을 넘어설 만큼 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가장 큰 인기 비결로 꼽고 있다.
일부 문화평론가들은 ‘B급 문화’를 통한 카타르시스가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는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함으로써 인간 본연의 카타르시스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었다고 말한다.
최근 불고 있는 강남스타일 열풍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강남스타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관련 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는 최근 싸이 디자인이 들어간 티셔츠와 선글라스, 구두, CD, DVD 등 싸이 연상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타오바오에서 강남스타일로 검색하면 약 9000여개에 달하는 관련 상품이 검색된다. 10월 초의 5500여개에 비해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로 상품 수가 늘어났다. 일부 중복 상품이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 사이에 불고 있는 선풍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 의류판매점은 9월 중순에야 싸이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의 판매량에 놀랐고,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것에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일부 매장은 강남스타일과 전혀 무관한 제품이지만 제품명 앞에 ‘강남스타일의 여성구두’ 등과 같이 강남스타일이나 싸이(중국에서는 烏叔이라고 부른다)라는 말을 넣음으로써 검색 때 노출되도록 편법을 쓰기도 한다.
강남스타일 활용한 마케팅 봇물중국 최대 가정용 침구업체인 뤄라이와 멍지, 버양 등이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 홍보물을 내놓은 것을 비롯하여 백주 업계에서도 강남스타일을 활용한 마케팅에 뛰어 들었다. 이들은 직접적인 텔레비전 광고보다는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동영상을 제작하여 각종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전파하는식의 마케팅 방법을 택하고 있다.
또한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무용학원에는 ‘강남스타일’ 말춤을 1200위안(약 21만원)을 받고 가르치는 수업도 등장했다. 산둥성 지난시의 한 호텔에서는 최근 직원들이 단체로 말 춤을 추는 영상을 찍어 웹사이트에 올린 뒤 조회 수가 단숨에 50만 건을 돌파하고 투숙객이 크게 늘었다며 희색이 만연하다.
여행업계도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관광지인 장자제 인민정부 여행국은 장자제의 절경을 배경으로 넣은 4분 54초 분량의 ‘장자제스타일’을 제작하여 네티즌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여행국에서는 불과 5만 위안(약 9백만원)을 투자하여 10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반색이다.
특히 장자제를 모티브로 하여 배경이 설정되었다는 영화 아바타를 활용하여 지난해 제작한 홍보영상보다도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장자제스타일이 빅 히트를 치자 다른 관광지에서도 부랴부랴 추격전에 들어갔다. 산야스타일, 첸다오후스타일 등 주요 관광지마다 비슷한 홍보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도 강남스타일 열기로 뜨겁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완커와 헝지를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의 요즘 화두는 강남스타일을 어떻게 마케팅에 활용할 것인가이다. 장수성 난징시의 고급 아파트 단지인 ‘중해봉황’과 ‘해협성’의 광고 문구는 ‘난징시 진짜 강남스타일’과 ‘해협성 스타일’로 도배가 되어 있다.
강남스타일의 빅 히트를 계기로 삼아 우리 기업들도 중국시장 진출 시 한류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미지 마케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SNS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마케팅 시대가 도래한 만큼, SNS 마케팅의 활용도 적극 고려하여야 한다. 2013년 중국 SNS 이용자 수는 4억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같은 기간 SNS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성장해 2013년에는 53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중국은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고 각종 동영상 사이트가 존재하여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큰 이익은 되지 않으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비록 현재 ‘강남스타일’의 폭발적인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호감적으로 비친 한류바람을 마케팅에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인들의 강남 관광특수도 기대된다. 중국 여행업계에서는 벌써 강남스타일 여행 노선도를 관광객들에게 배포하면서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 큰 손을 겨냥한 쇼핑과 의료관광도 새로운 호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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